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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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11.18

페이지

124쪽

상세 정보

대화를 건네는 듯한 친숙한 어법,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으로 우리 안의 닫힌 마음을 두드려 깨우는 시인 유수연의 두번째 시집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가 문학동네시인선 224번으로 출간되었다. “인간관계로 이루어지는 총체적인 삶의 진실을 추구”함으로써 “우리의 삶”이 “사랑과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긍정”의 “투시력”(심사위원 문정희, 정호승 시인)을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받으며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시인은 그간 활발한 작품활동을 통해 주목받는 젊은 시인으로 거듭났다.

첫 시집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로 “사람으로서 자유로이 살아가고자 하는 필사적인 마음의 움직임”(해설, 조대한)을 특유의 단정하고도 진솔한 언어로 표현했다면, 그로부터 이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더욱 정련한 언어로 다듬은 이번 시집에서는 “산다는 것”이란 슬픔을 마주하는 것을 넘어 “슬픔을 갱신하는 일”(「정중하게 외롭게」)임을 깨달은 시인이 사랑과 이별, 사람과 상처에서 발견되는 각각의 고유한 슬픔들을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한 해의 끝에 다다른 이 계절, “살아가는” 일과 “사랑하는”(「우리의 허무는 능금」) 일 모두에 지친 이들의 시린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며 깊은 여운을 전해주는 시집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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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sunsun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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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지음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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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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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섭

@memory_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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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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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숙

@j274870

📚감정의 곁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시집!
📚사랑하다, 선량하다, 잦아들다!
📚유수연 저자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지친 마음에 건네는 선량한 시!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는 '산다는 것' 이란 슬픔을 마주하는 것을 넘어 '슬픔을 갱신하는 일' 임을 깨달은 시인의 사랑과 이별, 사람과 상처에서 발견되는 각각의 고유한 슬픔들을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담은 시집으로, 사랑과 선량함, 그리고 삶의 잦아듦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감정의 곁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이 작품은 총 3구성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1부 '네가 웃으니 내 세상이 위로가 돼' 에서는 그러한 마음을 지닌 시적 화자가 '나' 가 시적 대상인 '너' 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친숙한 어법을 통해 사랑의 여러 국면을 펼쳐 보였고, 2부 '느슨히 묶어두었지 잃어도 울지 않으려' 에서는 우리 삶을 지속하게 하는 '행복' 이라는 감정을 한층 더 깊고 너른 시선으로 그려냈다. 마지막 3부 '아직 선량할 기회가 오지 않았을 뿐이네' 에서는 하루치의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며 길어올린 시적인 깨달음으로 그려냈다. 이 작품을 세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보면 '사랑하다. 선량하다, 잦아들다' 이다. 사랑하다에서는 연인, 가족, 친구, 낯선 이들까지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그려냈고, 선량하다는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 친절의 힘, 선량함의 깊이를, 잦아들다는 관계의 끝, 계절의 흐름, 삶의 마무리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색이다.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상담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 내면의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시는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냈다. 또한 과도한 기교 없이 읽는이에 마음에 직접 말을 거는 듯하다. 슬픔을 갱신하는 일, 사랑의 일상화, 선량함의 힘 등 삶의 본질을 조용히 되짚어보게 하는 이 작품은 하루 끝에 조용히 펼쳐보기에 딱 좋은 시집인 듯.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읽으면, 마음 속에 잔잔한 물결이 일어날 수도 있는 이 작품은 삶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선량하게 살아가며, 결국 어떻게 잦아드는지를 조용하고 깊이 있게 그려냈다. 연인 간의 사랑 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낯선 이들에 대한 사랑까지 폭넓게 다루었고, 사랑이란 감정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소멸하는지, 그리고 그 흔적이 어떻게 남는지를 섬세하게 잘 그려낸 시집이다. 저자는 선량함을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가치로 바라보며, 그것이 어떻게 삶을 지탱하는지를 보여준다. 선량함이 때로는 오해받을 수 있고, 무시당할 수도 있고, 지워질 수도 있는 현실을 담아낸 이 작품은 관계의 끝, 계절의 흐름, 감정의 소멸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시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삶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아름답게 잦아들 수 있는지를 묻는 이 작품은 화려한 언어보다 담백한 시로, 내면을 들여다본다. 삶의 의미. 인간관계, 감정의 본질에 대해 다루는 이 작품은 읽는내내 존재의 고요한 성찰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마치 마음 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물결 같은 이 작품은 감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흐르고, 스며들고, 증발하는 것으로 표현한다. 감정표현을 단순하게 묘사한 게 아니라, 감정의 결과 무게, 그리고 그것이 몸과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감정은 말보다 침묵, 행동보다 여운으로 표현했고, 감정을 꿈, 기억, 상상과 엮어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감정 표현은 조용하다. 그리고 강력하다. 일상적이지만 철학적이다. 부드럽지만 날카롭다. 사랑과 선량함, 그리고 삶의 잦아듦을 조용히 그려낸 작품! 제목부터 이미 하나의 문장처럼 다가오는 작품으로, 마치 삶의 마지막을 향해 부드럽게 흘러가는 감정의 흐름을 담고 있다. 이 시집의 문장은 단정하고 진솔하다. 마치 대화를 건네는 듯한 친숙한 문장과 부드러운 감성이 포인트인 이 작품은 읽는이의 닫힌 마음을 조용히 두드려준다. 이 작품은 사랑과 삶, 슬픔과 선량함에 대한 깊은 기도를 닮아 있다. 자신의 감정을 되짚어보게 하고, 잦아드는 삶의 순간을 받아들이게 하는 이 작품! 마음을 조용히 흔들어, 감정의 결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읽고 나면 , 마음 속에 오래도록 잔잔한 여운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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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지음
문학동네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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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대화를 건네는 듯한 친숙한 어법,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으로 우리 안의 닫힌 마음을 두드려 깨우는 시인 유수연의 두번째 시집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가 문학동네시인선 224번으로 출간되었다. “인간관계로 이루어지는 총체적인 삶의 진실을 추구”함으로써 “우리의 삶”이 “사랑과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긍정”의 “투시력”(심사위원 문정희, 정호승 시인)을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받으며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시인은 그간 활발한 작품활동을 통해 주목받는 젊은 시인으로 거듭났다.

첫 시집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로 “사람으로서 자유로이 살아가고자 하는 필사적인 마음의 움직임”(해설, 조대한)을 특유의 단정하고도 진솔한 언어로 표현했다면, 그로부터 이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더욱 정련한 언어로 다듬은 이번 시집에서는 “산다는 것”이란 슬픔을 마주하는 것을 넘어 “슬픔을 갱신하는 일”(「정중하게 외롭게」)임을 깨달은 시인이 사랑과 이별, 사람과 상처에서 발견되는 각각의 고유한 슬픔들을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한 해의 끝에 다다른 이 계절, “살아가는” 일과 “사랑하는”(「우리의 허무는 능금」) 일 모두에 지친 이들의 시린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며 깊은 여운을 전해주는 시집이 도착했다.

출판사 책 소개

“사랑이 먼저 흘러가버렸네요
흐름의 시작을 찾을 수 없는 유수와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사랑의 원류를 좇아 우리를 발견하게 하는 시,
마음의 근육을 길러 슬픔의 너머를 보게 하는 시
유수연 신작 시집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출간!

대화를 건네는 듯한 친숙한 어법,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으로 우리 안의 닫힌 마음을 두드려 깨우는 시인 유수연의 두번째 시집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가 문학동네시인선 224번으로 출간되었다. “인간관계로 이루어지는 총체적인 삶의 진실을 추구”함으로써 “우리의 삶”이 “사랑과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긍정”의 “투시력”(심사위원 문정희, 정호승 시인)을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받으며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시인은 그간 활발한 작품활동을 통해 주목받는 젊은 시인으로 거듭났다. 첫 시집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로 “사람으로서 자유로이 살아가고자 하는 필사적인 마음의 움직임”(해설, 조대한)을 특유의 단정하고도 진솔한 언어로 표현했다면, 그로부터 이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더욱 정련한 언어로 다듬은 이번 시집에서는 “산다는 것”이란 슬픔을 마주하는 것을 넘어 “슬픔을 갱신하는 일”(「정중하게 외롭게」)임을 깨달은 시인이 사랑과 이별, 사람과 상처에서 발견되는 각각의 고유한 슬픔들을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한 해의 끝에 다다른 이 계절, “살아가는” 일과 “사랑하는”(「우리의 허무는 능금」) 일 모두에 지친 이들의 시린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며 깊은 여운을 전해주는 시집이 도착했다.

바닥까지 내려가보면
자신의 바닥을 알게 되면

발돋움해 나올 수 있을 줄 알았다

바닥을 알고, 내 한계를 알고
그곳을 박차고 나왔더니 다른 바닥이 있다

산다는 게 슬픔을 갱신하는 일 같을 때

하필 꽃잎도 다 떨어진 봄날
떨어진 건 다시 되돌아가 붙지 않았다

(…)

계속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놓지 않으려다
내 사랑은 죄다 아가미가 찢겨 있구나
_「정중하게 외롭게」 부분

시집의 문을 여는 첫 시이자 시집 전체의 분위기를 관통하는 「정중하게 외롭게」에는 “꽃잎이 다 떨어진 봄날”, 사랑을 “계속 놓치지 않으려”다 자신의 사랑이 “죄다 아가미가 찢겨” 있다는 걸 깨달은 화자가 등장한다. 그런 화자의 모습은 일면 비극적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 그는 “외로움”이란 혼자 남은 사람을 고립시키기만 하는 게 아니라 “둘”이 “각자”의 이유로 “슬퍼”하게도 만드는 감정임을 알고 있기에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이 시는 사랑의 실패로 인한 비극성이 아니라 “사람 마음”을 얻는 것이 “제일 어렵”(「사랑은 잊히고 근육은 남는다」)다는 걸 알면서도 사랑을 멈추지 않는 화자의 순도 높은 마음 그 자체를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
1부 ‘네가 웃으니 내 세상이 위로가 돼’는 그러한 마음을 지닌 시적 화자 ‘나’가 시적 대상인 ‘너’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친숙한 어법을 통해 사랑의 여러 국면을 펼쳐 보이는 시들로 채워져 있다. “사랑하지 않을 때까지 사랑해보면/ 사랑 못할 게 없”(「수석」)다고 되뇌는 화자는 사랑으로 말미암은 감정들을 세밀하게 기록한다. 사랑의 기쁨(“내가 태어난 게 처음으로 좋았다”, 「형 물이잖아」), 사랑의 슬픔(“반짝이면 다 사랑인 줄 알았다”, 「종 다양성 슬픔 무성히」), 사랑의 미련(“왜 나는 사랑받지 못하는 걸까”, 「사랑은 잊히고 근육은 남는다」), 사랑의 허무(“사랑도 삶도 맛만 보며 살 순 없을까”, 「우리의 허무는 능금」) 등 사랑을 둘러싸고 천변만화하는 감정을 펼쳐 보인다. 유수연의 시는 가히 “먼저 흘러가버”려 “흐름의 시작을 찾을 수 없는” 사랑의 원류를 좇는, 아름다운 사랑학개론이라 할 만하다.

이야기를 적는 동안 당신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기도가 되고 문득 오늘의 슬픔이 어느 날의 기적이 될 수 있기를 그러나 베개가 많이 젖었네, 많이 울었어? 아니, 아 그러면 젖은 머리로 잤구나 오늘은 말리고 자, 말해주던 너는 꿈에도 오지 않는다 (…) 아무도 없지만 너는 종종 내 옆에 눕고 나는 계속 어떤 문장을 너처럼 안고 잠든다 _「습작」 부분

1부가 주로 ‘나’와 ‘너’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면, ‘행복’ 연작시라 할 수 있는 2부 ‘느슨히 묶어두었지 잃어도 울지 않으려’는 우리 삶을 지속하게 하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한층 더 깊고 너른 시선으로 탐구한다. 시인은 결코 행복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삶에서 역설적으로 행복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시인이 바라는 행복이 대단히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버추월 어터」), “나는 나를 살아가야만 한다”(「행복의 한계」)고 숨죽인 의지를 다짐하는 태도로 느껴지기도 한다. “울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살기 위해 소란을 택한”(「행복을 위하여」) 것이라는 화자의 목소리는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소유정의 말처럼 “생의 의지를 간신히 다잡아보는 다짐인 동시에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필사적인 주문”으로 들린다.

무뎌지는 게
물렁해지는 게

다 상처는 아닌 거지

사는 게 그런 거라서
사는 중엔 잊기로 한다

크기는 달라도
개수는 달라도

무게로 재는 것이니까
_「제철 행복」 부분

그렇다면 시인이 정의하는 행복이란 무엇일까? 편집자와 주고받은 미니 인터뷰에서 시인은 행복이란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질문 그 자체”이며 그것은 “무엇이 아니라” “무엇인지 질문하는 걸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한다.
시인의 이러한 태도는 “삶”이라는 “답지”를 “밀려 쓴”(「서른」), 더이상은 어리다고만은 할 수 없는 나이에 이른 3부 ‘아직 선량할 기회가 오지 않았을 뿐이네’의 시적 화자들과 연결되는 듯하다. 3부에 수록된 시들은 하루치의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며 길어올린 시적인 깨달음으로 넘실거린다. “지갑을 떨군 사람”을 착각해 잘못 주워준 경험을 통해 어긋난 믿음이 불러일으키는 인간 심연의 죄의식을 발견하는 「원죄」, 일터에 두릅을 두고 온 사소한 실수를 떠올리며 삶이라는 한정적인 시간을 어떻게 소중하게 쓸지 고민하는 「두릅을 두고 왔다」 등이 인상적이다.
시인은 “답이 없”(「서른」)는 “망망대해”와도 같은 삶의 속절없음과 그로 인한 슬픔을 “부처님 말씀”(「온라인 열반」)으로 상징되는 종교에 의탁해 극복해보려고도 한다. 그러나 시인은 절대적 신을 통한 구원을 의심한다. 시인에게 삶이란 시쓰기라는 끝없는 기도에 다름 아니다.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는 그러한 시인이 “꿈에서 쫓겨난” “모든 삶”(「습작」)을 시를 통해 위로함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삶과 사랑을 함부로 놓지 않도록 충일한 의지를 갖게 하는 시집이다.

기도한다 생각하면
사랑하듯 기도할 수 있다

(…)

어둠에게 필요한 건 빛이 아니라
같은 어둠일 수 있다
_「행복 1」 부분

그는 자기 자신만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자신의 손을 잡아주던 다른 이의 손이 사라진 뒤에도 그가 여전히 사랑을, 슬픔을, 사람을, 그리고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 두 손을 맞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아주 고요하게 기도하는 손이다.
_소유정, 해설에서

■ 유수연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

Q1.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는 시인님의 두번째 시집입니다. 첫 시집을 펴낼 때와는 또다른 마음일 것 같아요. 독자님들께 드리는 인사와 함께 소회를 말씀해주세요.

사랑을 간신히 내려놓느라 마음이 죄 악필이 되었어요. 이 글은 펜을 잡고 쓰지 않아 다행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저는 잘 지냈어요. 어느 날 이 시집이 당신이 내려놓은 사랑과 닮았으면 좋겠어요. 모습도, 용도도, 향기도 다른 우리 사랑의 무게를 같이 저울질해보도록 할까요? 기우는 쪽으로 살며시 영점을 옮겨 나란히 매달려 있어보아요.

Q2. 시집의 문을 여는 「정중하게 외롭게」는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시예요. 외로움, 사랑, 이별, 상실의 정서가 매우 섬세하고도 조심스러운 언어로 표현돼 있어요. 이 시를 쓸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산다는 게 슬픔을 갱신하는 일”처럼 느끼며 살았어요. 운전면허를 딴 지 십 년이 지났네요. 면허를 갱신하란 연락을 받은 게 오래전인데 아직 갱신하지 못했어요. 매우 귀찮고 복잡한 과정처럼 느껴졌달까요. 사실 그게 어렵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하지 않게 돼요. 그런 마음이 담긴 시가 아닐까 싶어요. 십 년의 슬픔을 잊고 이제는 새로운 슬픔을 해야 할 때예요. 그런데 어떻게 새로운 슬픔을 할 수 있을까요. 옛 신분증에 있는 얼굴은 더는 제 얼굴은 아닌데, 가끔 그것을 저의 지금처럼 보여주고는 하죠. 그래도 괜찮아요. 과거의 저와 지금의 저를 다른 사람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그때의 슬픔을 알아차리는 건 오로지 저 혼자더라고요.

Q3. 2부는 ‘행복’ 연작시라 할 수 있어요. 「행복을 위하여」 「행복의 한계」 「착오 없는 불행」 「제철 행복」 등 제목들이 이채롭고, 시를 읽어나가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고민하게 돼요. 이 시들은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어요. ‘행복이란 뭘까?’ 그 질문으로 이어지는 시들이지요. 그런데 한 권 분량으로 점차 시가 많이 모였는데도 답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그러다 알게 됐어요. 아, 이건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질문 그 자체구나. 행복이란 무엇이 아니라, 무엇인지 질문하는 걸 포기하지 않는 거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제 마음에서 피고 지는 모든 게 다 행복 같았어요. 그 누구도 여름을 잡고 있다거나, 가을을 잡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무엇이 첫눈인지, 무엇이 계절의 시작인지 저마다의 기준이 다르잖아요. 현상은 현상으로 부지런히 일어나고 우리는 그 안에서 그저 피고 져요. 이 시집도 그래요. 그냥 피고 진 것들이에요.

Q4. 이번 시집에서 특히 아끼는 시가 있다면 무엇인지, 그 이유도 같이 들려주세요.

「슬픔이 익을 동안 나눠 잊을까요」를 조금 아껴볼까 해요. 이 시를 소외시켰던 기억이 있어서요. 이 시의 제목을 마지막 교정 때 고치고 다시 읽다 이런 문장이 있었나?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말해줄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게 가득한 시이기도 해요. 제가 쓰고도 이런 마음이 담겼구나 돌아봤어요. “상하는 게 아니라 익어가는 거라고/ 사람은 그런 거라고 말하는 너의 얼굴에”라는 구절은 쓸 때의 마음과 훗날 읽었을 때의 마음이 전혀 달라요. 이 시를 쓰고 난 뒤에 저의 어떤 한철이 누군가와 나눠 잊은 건 아닐까 싶어요. 나눠 잊고 있는 동안 슬픔과 사랑, 그리고 외로움은 무르익었지만 말이에요. 제가 쓴 시가 낯설어질 때가 좋아요. 그만큼 슬펐음을 겨우 잊은 것만 같으니까요. 이 시를 내가 쓰고도 그래 그렇지, 사람은 그런 거였지, 하면서 위로를 받았어요.

Q5. ‘마음’과 ‘근육’이라는 시어가 눈에 띄었어요. “기억하는 일도 근육이 필요해서/ 슬픈 기억은 오래 붙잡고 있기 힘들었다”(「행복의 태도」)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고, “마음은 꽤 융통성이 있어요”(「행복을 왜 버려야 해요」)라는 문장도 기억에 남아요. 독자들이 이번 시집을 어떻게 읽어주기를 바라시는지 마지막 인사와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놓쳐주세요. 떨어진 걸 함께 주울 때가 오고, 그것이 돌아갈 곳을 알려주기도 할 테니까요. 곧 겨울이 오고 또 봄이 오겠죠? 나무도 꽃을 잊으려 꽃을 떨구니까요. 우리의 꽃길은 어쩌면 흉터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키울 거름은 우리가 떨군 사랑일 거예요. 그러니 부디 사랑의 실패를 사랑의 끝으로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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