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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베리 나이트

혼다 테쓰야 지음
씨엘북스 펴냄

"너 말이야, 시시한 범인 놈들 허튼소리 따위에 하나하나 갈팡질팡 반응하는 거 아니다. 높은 곳만 봤으니까 바닥이 보고팠다고? 아래 밖에 보이지 않으니까 위가 보고 싶다?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말라고 그래. 그건 말이야, 위다 아래다 오른쪽이다 왼쪽이다, 쓸데없는 것만 보니까 중요한 걸 놓쳐서 못 봤을 뿐인 거라고."
카쓰마타는 뒤돌아서서 강렬한 눈빛으로 레이코의 시선을 붙잡았다.
"알아들어? 인간이란 말이야, 똑바로 앞만 보고 살아가면 되는 거라고."
자기도 모르게 레이코는 숨을 죽였다.
'앞만 보고 살아. 이 말을 들은 게 처음이 아니야.'
맞아. 그건 사타가 일기에 남긴 말이었다.
<레이코가 다시 일어났으면 해. 앞을 바라보고 살았으면 해.>
'그런가. 앞이란 말인가......'
옛날부터 알고 있었던 듯한, 하지만 잊고 있었던 듯한 말이었다.
2021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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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다는 다들 어디로 가 버렸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이 생물학적인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죽은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소멸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이 세계와 다른 어딘가로 가 버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들이 이곳에 돌아와 준다면 얼마나 마음이 포근해질까. 유령이라도 좋으니 이 식탁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준다면.
이뤄질 리가 없는 바람이 처량한 정적을 잠시나마 달래 줬지만, 그 바람은 이내 통한의 감정으로 바뀌었다. 그들이 건강했을적에 어째서 그 고마움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언젠가 영원한 이별이 반드시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어째서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까. 자신만을 남기고 모두가 떠나 버린, 견디기 힘든 이 현실 역시 가족을 소홀히 여긴 업보인 것 같았다.

"1년 내내 특종을 잡아내느냐 빼앗기느냐 소동을 벌이다 보니 그림을 그릴 여유 따윈 없었지."
"사회부 기자는 새해 첫날에만 쉰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입니까?"
"응. 그조차 못 쉬는 해도 있었지."
요시무라가 동정하며 신음을 흘렸다.
"취직하고 30년이 흐르고 보니 화가가 아니라 기사쟁이로서 인생을 다 보냈더라."
마쓰다는 오로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만 소모해 왔던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봤다.
"인생은 좀 더 재밌을 줄 알았어."

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황금가지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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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황금가지 펴냄

읽었어요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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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 외 1명 지음
이나우스북스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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