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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가 우는 섬 (송시우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대나무가 우는 섬

송시우 지음
시공사 펴냄

몽실북클럽 9월 몽블랑 책으로 올라온 <대나무가 우는 섬>은 OCN 드라마 '달리는 조사관'을 쓴 송시우 작가의 책이다. 이 소설은 딱 재작년 요맘때 출간된 책이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소개에 #불길한민담 #불가능한죽음 #기괴한단서 #대나무로_가득한_섬에서_일어난_초현실적_살인 이라고 나와있다. 소설을 다 읽은 시점에 공감되는 말이다. 사방에 대나무가 가득한 호죽도에 새로 지어진 연수원 시설 평가를 위해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여덟 사람이 모였다. 꿀같은 휴식을 꿈꿨지만 폭풍 같은 사건에 휩쓸리게 된다.

폭풍우 치는 날, 섬에 고립된 사람들은 피할 수 없는 사건을 마주하면서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 묘사가 세밀한 건 아니다. 다만 '섬'이라는 한정적인 공간 안에서 몰아치는 이야기는 몰입감을 준다. 꼭 코난이 된 것 같았다. 코난이 있는 자리엔 꼭 사람이 죽는다는, 뭐 그런 말도 있지 않나. 마취 총이라도 발사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와다닥- 해석을 해주는 천재 탐정이 필요하다. 뭔가를 더 기대하게 하지만 내가 기대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나무숲이 필요하다. 마구마구 스포를 날리고 싶지만 여기까지.
2021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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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fort Crisis
지나친 편안함은 위기를 초래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계단이 있을 때 나는 계단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 선택은 너무나 쉽다. 무슨 생각을 하고 선택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다. 저자마저 이렇게 말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출현한 마당에 계단을 오르내릴 까닭은 무엇일까?’(44쪽) 하지만 또다른 편안함이 등장하면 에스컬레이터는 잊어버릴 것이다. 어쩌면 에스컬레이터를 불편하다고 여길 것이다. 이게 바로 레버리가 말한 ‘편안함에 의한 잠식comfort creep‘(44쪽)이다.

‘오늘 당장 먹을 것을 위해 애쓰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의 편안한 세상은 위대하다. 하지만 편안함으로 기울어진 결과, 우리의 신체는 도전받을 일이 거의 없고, 그 대가로 건강과 강인함을 잃어가고 있다.‘(358쪽)

마이클은 도니, 윌리엄과 함께 알래스카에서 보낸 33일간 편안함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삶과 죽음, 회복력, 건강, 관계 등 다양한 가치를 깨닫고 의미를 재정립했다.

지독하게 힘든 순간, 저자는 마커스 엘리엇의 말을 떠올렸다.
“힘겨운 도전에서 끄트머리에 이르게 되면 이제 막다른 곳까지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쨌든 계속 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뒤를 한번 돌아보고 나서, 한때 여기가 끝이라고 믿었던 곳을 넘어서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런 순간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죠.”(344쪽)

그가 계속 걷는 동안 나는 8시간에 걸쳐 에벤알프를 걸었던 날을 떠올렸다. 허벅지, 무릎, 발목, 어깨까지 온몸이 아팠다.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하면서 내려왔다. 작게만 보였던 호수가 두 눈 가득 꽉 차게 들어오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컴포트존을 깨뜨리고 얻은 행복이자 성장이었다.

누구나 컴포트존이 있다. 그걸 깨뜨리고 도전하느냐, 안주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그래서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438쪽)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다.

편안함의 습격

마이클 이스터 지음
수오서재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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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건축 왜 하고 싶은데?”
근본적인 물음이었지만 나는 늘 근본 앞에서 주춤댔다. 건축이 왜 하고 싶은 걸까? 의도가 어긋나고 계획이 어긋나고 답이 아니라 늘 풀어야 할 숙제를 던져주는데도 왜 건축을 하는 걸까?

이본이 재서에게 던진 질문. 나에게 질문이 날아왔을 때, 나도 재서처럼 생각했다. 왜? 대체 난 이 일을 왜 하는 걸까? 다른 길로 빠지는 동기들을 보고 부러운 한편, 나는 계속 길을 걸었다. 걸어도 걸어도 어려운 길 위에서, 재서의 시선이 위로가 되었다.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는 동안에도 이어지고 버텨내는 것. 그것을 상기하며 나무를 응시했다.’

그 자리에서 딱 버티고 선 나무처럼, 나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성해나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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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늦가을에 접어들었나.
후치 일행이 찾는 빨간 머리 소녀가 누구일지 궁금하다.
다음편을 보면 알 수 있으려나.

드래곤 라자 =이영도 판타지 장편소설.Dragon Raja

이영도 지음
황금가지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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