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이님의 프로필 이미지

자유이

@jayuyi

+ 팔로우
댄싱 대디 (제임스 굴드-본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댄싱 대디

제임스 굴드-본 (지은이), 정지현 (옮긴이) 지음
하빌리스 펴냄

대니는 1년 전에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었다. 그 차에 같이 타고 있었던 아들 윌은 다행히 살았지만, 그 충격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1년 후, 그는 아들과 잘 살아보려고 공사장에 나가 열심히 일하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아 집세가 밀려 곧 쫓겨날 위기다. 그 상황에서 현장 관리자가 변경되면서 해고 당하게 되고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대니에게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그래서 선택한 일이 '춤추는 판다'이다. 길거리에서 판다 옷을 입고 열심히 춤을 추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냉담 그 자체이다. 그러다 우연히 공원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들 윌(사실 아들은 학교에서 왕따였다.)을 구하게 된다.

"고맙습니다."

1년 이상 아빠와는 말을 하지 않았던 윌인데, 판다에게는 (아빠인지도 모르고) 마음 문을 활짝 열고 시시콜콜 이야기를 나눈다.

"엄마가 차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1년 조금 넘었는데 아직도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요. 엄마는 엄마지만 제 친구이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아빠는 그냥 아빠예요. 아빠는 날 잘 몰라요. 아빠는 엄마 얘기도 거의 안 해요. 어쩌면 아빠는 엄마를 잊고 싶은지도 모르죠."

이런 이야기를 들은 대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어린 나이의 엄마를 잃고 마음문을 닫은 윌은 얼마나 아팠을까?

살기 위해 선택한 밑바닥 인생 판다가 아버지 대니와 아들 윌이 화해하게 되는 매개체가 되주었다.

뻔한 해피엔딩이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책 '댄싱대디'
👍 외로울 때 추천!
2021년 11월 8일
0

자유이님의 다른 게시물

자유이님의 프로필 이미지

자유이

@jayuyi

걱정이라는 이름의 뒷담화


“이미 돌아가신 분이긴 하지만 그동안 마리아 이모님 사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팠을지, 이제라도 우리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우리가 함께 기도할 일이 있으면 기도하고 함께 도울 일이 있다면 도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하늘 높이 아름답게》, 107p

죽은 마리아를 애도하는 자리에서, 사람들은 기도라는 명분 아래 그녀의 삶을 들춰본다. 진심 어린 위로라기보다는, 삶을 마친 사람을 소재 삼아 이야깃거리로 삼는 분위기.

기도는 거들 뿐, 결국 마리아라는 한 사람의 복잡하고 고단했던 생애는 누군가의 궁금증으로 추락하고 만다.

같은 신자로서 부끄럽다. 하느님의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위선적인 말들이 배려와 사랑이라는 옷을 입고 쏟아졌는지 돌아보게 된다.

대화 주제가 없어 시작된 가십은, 어느새 걱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불쌍하다”는 말로 소비되는 누군가의 불행에는, 사실 우리도 포함되어 있다.

걱정이라는 말 아래 숨어버린 참견과 뒷말. 기도라는 명분으로 사람을 소비하는 태도. 그 모든 것 앞에서, 과연 누구를 위한 말이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겠다.

각각의 계절

권여선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고있어요
5일 전
0
자유이님의 프로필 이미지

자유이

@jayuyi

반희씨와 울엄마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 관심도 간섭도 다 폭력 같아. 모욕 같고. 그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고요하게 사는 게 내 목표야. 마지막 자존심이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고 싶어.”
— 《실버들 천만사》, 75p

반희는 엄마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살고 싶었던 인물이다. 더는 자신을 소모하고 싶지 않아 결국 가족을 떠나기로 한다. 그 선택이 이기적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안에서 반희의 마지막 자존심과 생존 의지를 본다.

우리 엄마는 반희와는 달랐다. 이기적인 남편으로부터 우리 남매를 지키고자, 엄마는 끝까지 희생하는 쪽을 택했다. 그 모든 결정이 우리를 위한 것이었음을, 성인이 되고 나서야 머리로는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결혼한 이후에도 엄마는 매달 나를 보고 싶어 한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딸과의 데이트를 이제라도 하고 싶으신가 보다. 나는 ‘딸’이라는 이유로 만나러 나가지만, 마음은 따라주지 않는다. 이제 와서 평범한 모녀 역할을 하려는 엄마의 모습이, 솔직히 말해 때때로 역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차라리 엄마가 반희처럼 이기적이었더라면, 그땐 서운했겠지만 지금쯤은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고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일방적인 희생이 만든 끈은 나를 옭아매고, 되려 내 감정을 눌러왔다.

반희처럼 살았다면, 엄마도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그리고 나도 채운이처럼, 지금쯤 엄마에게 더 솔직하게 고백하고, 더 정직하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

각각의 계절

권여선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고있어요
5일 전
0
자유이님의 프로필 이미지

자유이

@jayuyi

  • 자유이님의 명상으로 10대의 뇌를 깨워라 게시물 이미지

명상으로 10대의 뇌를 깨워라

혜거 지음
책으로여는세상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자유이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