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영 서툴게. 네가 입을 벌린 채로 나를 바라보았다. 네가 웃느라고 벌어진 입 안의 혀가 햇빛을 받아서 반짝거렸다. 나는 여전히 그것이 은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바다가 빛을 입었다. 바다 위 빛이 아니라, 바다의 본질이 원래 빛인 것처럼 윤슬이 부드럽게 빛나고 있다. 빛이 본질인 거대한 바다. 생명. 따스하고 거대한 빛무리. 해가 넘어가고 있다.
내 마음이 어디까지 가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내 마음이 너무 지나치게 사랑으로 빨리 달려가지 않도록 나를 계속해서 찾아야한다. 사랑으로 비유되는 모든 시를 알고 싶다. 그 시를 모두 애인에게 바치고 그의 무릎 앞에 쓰러지고 싶다. 그러나 동시에, 그와 나 사이의 합당한 거리를 가늠하고 싶다. 한 뼘 반 정도. 그 사이의 간지러운 간격이 필요하다. 그걸 아는 건, 아주 사소하지만 중요한 능력이다.
사랑과 탄생
이유운 지음
1984Books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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