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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울지 않는다

성실 지음
다른 펴냄

[2022120101]
『가해자는 울지 않는다』완독
(별점 : 4/5)

2022년을 시작하고 처음 다 읽은 소설이다. 학교 폭력을 주제로 삼은 책이다보니 결말이 우울하고 슬펐다. 앞으로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이 어떻게 지낼 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학교 폭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될까? 일어난 일에 대해 끝없이 자책하고 후회할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낼까? 어떤 결말이든 아이들의 결말이 행복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아직 학교 폭력을 해본 적도, 당해본 적도, 본 적도 없어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학교에서는 '둘 다 좋아하면 장난이지만, 둘 중 한 명이라도 싫어하면 폭력' 이라고 항상 말한다. 이 책에서도 '장난' 이라는 단어가 몇 번 나왔는데, 그게 정말 장난일지는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항상 나 자신이 주인공인 시점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아무리 나 혼자서 잔인한 건 다른 애들이라고,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도 피해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가해자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학교 폭력을 목격한 수아가 선생님께 알리며 시작된다.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동우 무리는 수아를 괴롭히기로 작정한다. 사회에서 보면 수아의 행동이 바람직스러웠을지 몰라도, 그건 수아에게 불행으로 다가왔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 폭력을 목격하면서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일이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이고, 누군가는 기억조차 못하는 일로 누군가는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괴로울 서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나는 지금 누구일까. 내가 모르는 사이 되어버린 가해자일까, 알면서도 알리지 않는 방관자일까, 이유 없이 고통스러워해야 하는 피해자일까.
2022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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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7

@syun89v

20241222

마지막 책장을 덮었음에도 내가 이 책을 온전히 이해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책에 담겨 있었던 서은 엄마의, 주연 부모님의, 거짓 진술을 했던 목격자의, 주연을 도운 담임선생님의 입장. 전편에서는 그저 엑스트라에 불과했던 사람들의 입장을 내가 이해했는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자신있게 그렇다, 라고 대답하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얽히고 복잡해진 관계에서 각 사람들의 입장을 보며, 나조차도 어떨 땐 서은 엄마의, 어떤 땐 주연 엄마의, 또 어떨 땐 다른 사람들의 편을 들었다.

주연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의 입에 쉽게 올랐다가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아무리 무겁고 중대한 일일지라도 저급한 말들로 치장을 해 주고 받으면 결국 가벼운 일처럼 보여진다. 아무리 진실이 들어났음에도 이 저급한 말들이 파편으로 날아와 주연의 마음에 생채기만 남겨 떠났고, 이 모든 상황들이 주연을 괴롭혔다.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헷갈렸던 건 모순투성이인 등장인물들의 마음이었다. 주연과 서은이 살아온 환경을 눈에 띄게 대비되어 나타난다. 주연은 돈이 많은 집안에서 자라 자신이 원치 않는, 지나치게 꾸며진 것들로만 둘러싸인 채 자랐다. 그에 반해 서은은 가난한 집안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들을 누리지 못한 채 자랐다. 그런 서은과 주연을 서로에게 마음을 연다. 여기서 서은은 1편에서 주연을 자신이 이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2편에서는 자신이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 가장 먼저 주연에게 전화를 건다. 그런 서은을 향한 주연의 마음은 친구로서의 우정보다는 소유욕에 강했다고 생각한다. 주연을 서은을 가지고 싶어했고, 그런 소유욕이 모든 상황을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주연의 부모님은 본인들이 주연에게 모든 것을 해주었다고 생각했고, 주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문장 하나하나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그 사랑은 오로지 예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못했다. 이런 부분을 보면 주연 부모님이 주연을 너무 사랑했기에, 내 딸만은 저 꼭대기에 있어야만 행복할 것이다 라는 고정관념이 있었기에 벌어진 상황이 아닐까 싶다.

서은의 죽음을 기점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서은 엄마는 처음에는 주연을 죽이고 싶은 아이, 라고 표현했다. 그러다 주연이 찾아오며 배고프다고 하자, 그런 주연을 살리고 싶은 아이, 라고 나타냈다. 서은 엄마에게 주연은 증오의 대상이자 자신이 죽은 딸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하게 편안한 대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1편의 이야기가 끝났을 땐 모든 게 이렇게 마무리될 줄 알았다. 그러나 2편에서 그 이후의 이야기가 그려내지고, 또 마무리가 되었다. 그 마무리가 또다른 이야기의 문을 열 것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모든 게 무너지고, 끝났다고 생각하는 삶이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그것을 다시 만들어냈다. 이렇게 무너진 부분을 짓고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비로소 보통의 '삶'을 이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지음
우리학교 펴냄

5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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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un89v

  • s17님의 2100년 12월 31일 게시물 이미지

2100년 12월 31일

이희영 외 3명 지음
우리학교 펴냄

2023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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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7

@syun89v

내가 읽어봤던 로맨스 소설 중에서 제일 좋았던 책. 서로 좋아하지만 사귈 수 없다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설정도 좋고 여러 명의 이야기를 일인칭 시점으로 보여주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거기에 자신이 소중하고, 좋아했던 사람이 저승사자로 나타난다는 판타지스런 몽글몽글한 설정까지 좋았다. 다음에 또 읽고 싶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서은채 지음
황금가지 펴냄

2022년 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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