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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슴한 소설,짭잘한 해설!!
김훈의 흑산을 아주 오래전 읽고, 자전거 풍경을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는 중에 강산무진을 읽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여러번 갔으니 그림 강산무진을 봤을텐데 기억엔 없다.
강산무진은 단편 여러 개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있을법한, 정말 슴슴한 이야기들이다.
읽으면서도, 다 읽고 나서도 내가 무얼 잘못 읽고 있나? 읽었나? 싶었다.
아주 좋다고 들었는데... 난 읽는 내내 슴슴했다.
갈등 구조도 없고, 그렇다고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웃긴 것도 아니고, 슬픈것도 아니고..
소설이 꼭 이래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도통 좋다는 그걸 모르겠더라. 읽는 동안 마음은 편했다.ㅎㅎ
책을 읽을때 책 날개 안쪽 작가소개부터 목록, 들어가는 글, 나가는 글, 역자의 글, 쓴이의 글,뒷날개 안쪽 몇 쇄까지 모두 읽는 아주 좋은 버릇이 있다.
그렇듯이 이 소설 뒷부분에도 해설이 있다.
평론이나 해설을 읽을 때면 왕 짜증에 웃기네, 뭐라냐? 해설이 더 어렵다 등등 온갖 부정이 든다. 사실이지 않나? 뭔 해설이 본문보다 더 어렵다냐.
그런데 강산무진의 해설은 오호!!! 이거였구나!!! 싶었다.
해설자 이름까지 외워두었다. 신수정
아무리 잘난체하고 해설 써놔봐야 어려워서 읽다말기 일쑤인데 그녀?의 이 소설에 대한 해설은 명쾌하고 쉽다.
P.362 그것은 애도와 예찬을 넘어서 오히려 일상적 현실에 붙박여 있지 않을 수 없는 인간 존재의 막막한 비애를 환기시킨다. 아내의 죽음 앞에서도 일상은 지속될 것이다. 아름다운 육체에 대한 매혹이 있다한들 일상의 반복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어느 것도 일상의 논리를 이기지 못한다.
P.363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시대 세속성의 핵심은 돈의 행방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돈은 엽색과 패륜을 능가하는 우리 시대 최고의 세속성이다.
P.365 죽음이 눈앞에 닥쳤다고 해서 인간의 근본조건인 돈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인생을 정리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어떻게 처분하고 배분하느냐의 문제로 환원된다. 돈은 죽음을 관리하는 가장 문명화된 도구다.
P.375 중년의 나이란 이 느닷없는 삶의 반전에 대책없음,그것을 수락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P.376 삶은 또 다른 일상을 예비해 두고 있다.
P.377 김훈은 이 허무와의 대면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초월도 아니고 인내도 아니다, 다만 수락일 뿐이다.
그녀의 모든 해설을 절대 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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