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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사

박정선 지음
브.레드(b.read) 펴냄

"내가 그 조직에서 얼마나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일할 수 있느냐"
"자존감을 잃어가면서까지 직장 생활을 하지는 말자는 것"

그랬다.
나는 자존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반복되는, 무의미해보이는, 성과가 없는, 인정받지도 못하는
그런 업무로 1년 2년 3년 째 접어들었을 땐
회사를 다니는 것에 무의미함을 넘어서
살고 있는 것에도 무의미함을 느꼈다.

이 작업을 해서 뭐하나,
이 문제를 해결해서 뭐하나,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어느 것 하나 희망적이지 않았고
그것은 비단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내가 문제인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나'를 해결해보려고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은 계속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그렇게 퇴사를 했다.
시원섭섭. 그 둘 다 없었다.
그저 나는 회사를 그만 둔 것이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것이고,
다닐 회사를 찾으면 되는 것이었다.
간단한 문제. 간단한 해결방법.

문제를 내 안에서 찾을 때마다
어떻게든 긍정적인 생각들로 이겨내보려 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고 꽤 반복적으로 똑같은 생각에 깊게 빠졌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렇게 붙잡으려고 했던 긍정적인, 희망적인 생각들이 정리가 됐다.
그 생각들이 자기합리화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도 들었고,
나만 이런 생각들을 간신히 붙들며 살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에 깊은 숨이 쉬어졌다.

이 책에서 얘기하듯
나를 잊지 말아야겠다.
어느 곳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나를 잃어버리지 말아야겠다.
회사는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것들이고,
나는 영원히 나와 함께 하는 것이니까
'나'를 소중하게 여겨야겠다.
'나'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겠다.
2022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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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ia

모두 다 같은 삶은 사는 건 아닐테지만,
누구나 제자리 걸음을 할 때가 있다.
나아가는 듯 하지만 힘만 빼고 있는 순간이 있다.
그 때 우리는 되돌아봐야 한다.
그 때 우리는 그 걸음을 멈춰야 한다.
그 때 우리는 잠시 가만히 있어야 한다.

놓친 것이 있을테니,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 있을테니,
차마 내 것이라 욕심내지 않았던 것이 있을테니,

어느 순간 그것들의 흔적이 눈 앞에 나타난다면
잠시 눈을 감고 흔적의 시작점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마음이 이끌었던가.
생각이 이끌었던가.
아니면 그냥 몸이 움직였던가.

그 끝을, 아니 시작을 찾아가보면
삶은 좀 더 내 것이 될 테니.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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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ia

파과 : 흠집이 난 과실, 이미 이루어진 것을 깨뜨리거나 망가뜨림


평탄하지 않았던 인생.
그 무엇에도 기댈 곳이 없이, 기대본 적 없이 살았던 인생.
바랄 것도 없었고 바라지도 못했던 인생.
달콤함이라는 분홍빛깔이 끝내 미치지 못했던 인생.

그런 인생이 느닷없이 물들었다.
아주 작은 햇살로 인해
잠시나마 미소가 번지는 듯 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파괴했던, 혹은 파괴될 수 밖에 없었던 연약한 순간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한 번도 제대로 사랑받아 본 적 없기에,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또한 서툴고 투박하다.
일상의 행복은 그들에게 너무나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극히 평범했던 인생은 타인의 의해 삐끗했고, 결국 끝없이 부서져 내린다.
평생 받지 못했던 사랑과 주지 못했던 사랑이 한 번에 쏟아져 나올 때,
그것은 미숙한 투정이나 따스하게 보듬어주지 못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 어설픈 몸짓 속에서, 그들이 지나온 매몰찬 삶의 흔적들이 보인다.
단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 작은 바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두 인물이 마음 아프게 한다.

작가는 이처런 파편같이 부서진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고 절절하게 그려냈다.
글 속에 각 인물에게 쏟아부은 작가의 깊은 감정들이 오롯이 녹아들어,
두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그들의 아픔을 따라가다가 끝내 긴 여운을 가지고 책을 덮게 된다.

파과

구병모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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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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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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