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과 유전자 등 인간의 생물학적 구조를 통해 불륜이라는 행위와 결혼제도라는 사회,문화 현상을 고찰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어느 정도 유익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작가의 논조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뭔가 우익 측 일본인들이 자주 설파하는 그런 주장과 해석들이 책 전체에 고루 퍼져 있다. 불륜 행위를 비난하는 이유가 무임승차자에 대한 사회적 제제 가하기 및 잘 나가는 사람에 대한 질투로 인한 여론 몰이라는 등 아니 왜 얘네는 뭐만하면 대중은 질투와 시기심 때문에 정의라는 미명하에 불특정 소수를 이지메하는 우둔한 존재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걸까? 그리고 옥시토신의 호르몬 작용 때문에 내집단과 외부 집단에 대한 차별의식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인간의 본능에 대한 예시로 왜 중국, 한국의 반일운동을 드는 건지.... 반일이 아니라 항일운동이라고 제대로 명시해주면 좋겠고, 우리가 항일운동을 벌인 건 옥시토신 때문이 아니라 너네가 제국주의 식민정책으로 저지른 온갖 잔혹한 만행들 때문이고, 지금도 올바른 역사 교육을 통해 이 모든 일들을 잊지 말자는 '반일교육(우익들 주장으론..)'을 하는 건 너네가 잘 나가는 걸 시기 질투해서가 아니라 아직도 제대로 된 반성도 사과도 않는 너네의 뻔뻔함에 분노하기 때문이란다 섬숭이들아..^^
암튼 과학적인 부분은 괜찮은 데 그 과학적 지식들을 기반으로 저자가 동의하기 힘든 이상한 주장을 펼치는 그런 책이었다...
+ 일본이 지금 저출산 때문에 힘드니까 바람 피워낳은 혼외자녀도 좀 인정해주자는 주장도 좀.. 예시로 든 서구사회의 혼외자녀는 상간남녀가 낳은 자식들 이야기가 아니고, 결혼보다 동거가 자연스러운, 사실혼 관계로 자식을 낳아 기르는 유럽 문화 때문일 텐데...? 태어난 애는 어쨌든 잘못이 없는 거야 맞지만, 바람을 피워서라도 자식을 늘려 저출산을 극복하자는 건 진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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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이미 벌어진 과거의 사건이다. 따라서 다른 분야와 다르게 새롭게 추가될 사실도, 창의성이 발휘될 부분도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미 정해진, 다 아는 사실일 뿐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어떤 부분을 조망하는가에 따라 또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역사라는 분야이다.
이 책은 가벼운 역사 입문서로 어려운 내용이나 새로운 사실 혹은 관점의 제시는 없다. 저자가 서두에 밝힌 포부에 비해 역사에 대한 대단한 통찰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다만, 한국인으로서는 다소 생경하게 여겨질만한 부분이 있는 데, 저자를 통해 세계사를 바라보는 일본인의 시각을 알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저자가 모든 일본인을 대표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본인의 눈으르 세계를 보면 이러한가, 라는 생각은 해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세계사 지식이 너무 얇기 때문에, 이미 역사 공부를 좀 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이 배울만한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세계를 바라보는 일본인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문화에 대해 다소간 이해를 얻을 수 있으며, 특히 일본사에 대해 좀 아는 사람이라면 얘네가 이래서 그때 그랬나보다~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하여튼 나에게는 역사책임에도 역사서로서의 가치보다,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데 더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때로 이렇게 이미 알고 있던 것이라도 낯선 이의 눈으로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뜨인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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