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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의 표지 이미지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한성희 지음
메이븐 펴냄

읽고있어요
75. “ 인간은 항상 자기 자신으로부터 달아날 온갖 교묘한 방도들을 생각해 낸다. 우리는 자신을 너무나 바쁘게 만들고, 자신의 삶을 여러 가지 오락거리로 채우고, 머릿속에 엄청난 양의 지식 을 꽉꽉 담아 넣고,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여기저기 오 지랖 넓게 기웃거릴 시간은 있지만 그러느라고 ✔️우리 내면의 두려우면서도 멋진 세계를 탐험할 시간은 결코 없다. 그래서 중년기쯤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달아나는 데 능란한 선수가 되어 있다."

그러나 현 상태를 유지하는 데도 고통과 비용이 따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는 생활을 누리는 것 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황폐해진다. 불만족스럽고 불안하고 답답하고 지루하다. 자주 화가 나고, 자주 슬퍼진다. 갑자기 겁이 나기도한다. 그러다 어느새 무기력해지고 결국은 무감각해진다. ✔️현재를 유지하는 대가로 삶의 생동감과 에너지를 내주는 격이다.

성장통은 아프다. 익숙했던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또다시 새로운 평형에 도달하는 과정은 힘겹다. 그러나 혼돈과 아픔의 시간이 끝나면 우리는 새롭게 태어난다.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분명해지면서 고민이 줄고 삶이 심플해진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감과 에너지 수준이 높아진다. 웃음이 많아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자연히 타인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너그러워진다. 쥐고 있던 걸 놓으면 빈손이 될 줄 알았는데 다시 새롭게 얻는 것들이 생긴다. 그것들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가슴에 울리는 북소리를 신중하게 따르는 일은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2024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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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250. 제 좌우명은 '위기를 기회로!'입니다.
부모님이 이혼 위기에 처해 계신데요, 그걸 이혼의 기회로 삼으시면 좋겠어요. 멸종위기종도 말이에요, 멸종의 기회를 잡아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저, 위기에 처한 거 아닙니다. 스탠드업 코미디 그만둘 기회입니다?

할머니가 치매예요. 근데 '치매'라고 하면 안 된대요. '어리석을 치'에 '어리석을 매'로, 부정적인 사회적 낙인을 야기한다고. 하여튼 저희 할머니는 치매예요. 치매 걸리기 전부터 치매였어요. 어리석고 어리석은 분이셨거든요. 저도 치매예요. 여러분도 다 치매고요.

잡종도 '잡종'이라고 하면 안 되고 '믹스견'이라고 해야 한대요. '잡종'의 어감이 좀 부정적이라나. 근데 잡종을 영어로 하면 '믹스 종'이잖아요. 이번에 본가 가서 엄마한테 잡채, 아니 믹스채 해 달라고 하려고요. 아, 이건 좀 유치했네요.

옆집 아저씨가 키우는 개가 믹스견인데 되게 예뻐요. 믹스가 잘 됐나봐요. 노래도 리믹스 버전이 월등히 좋을 때가 있잖아요. 믹스견은 참 신비로운 것 같아요. 그렇게 믹스가 되었다는 게. 왜냐하면 견종 간 차이가 어마어마하잖아요. 인종 간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죠. 도베르만과 시추의 차이를 보세요. 그렇게나 다른 존재들이 서로에게 끌렸다는 게 신비로워요. 걔네 눈에는 그렇게나 다르지 않은 걸 수도 있고요.

잘 붙어먹는 견종이 따로 있어요. 비글이랑 푸들, 말티즈랑 푸들 그리고 웰시코시랑 푸들. 그러니까 푸들이 안 그렇게 생겨 가지고 애가 색기가 좀 있나 봐요.

마음이 좀 불편해지는 조합도 있어요. 포메라니안이랑 시베리안 허스키. 이거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100프로 확신할 수 있어요? 견력형 성범죄일 가능성이 0은 아니라고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요. 사람은 잘 안 만나죠.

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지음
민음사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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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170. "소리는 파동이라 사라지지 않는대."
🌱그는 그 앎에 의지하는 듯했다.

우리는 학교 운동장에 도착해 연두색 펜스에 등을 기댄 채 동이 틀 때까지 더 이야기했다. 그는 나와 계속 만나고 싶다고 했다. 🌱내가 그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뭔지를 그가 이미 다 알고 있어서 나는 불안해졌다.

171. 사람이 저렇게나 많은데 나는 한 사람과 만났고 오래 이 야기했고 그럴 수 있어 기뻤다. 🌱동시에 두려웠다. 살아가는 데에 특별히 필요한 게 없는 사람이 되려 했는데 꼭 필요한 뭔가가 생길 것 같았다. 꼭 필요한 뭔가가 생긴 삶은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런 고민을 하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소리를 엿들었다.

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지음
민음사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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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213. 만약 이 일을 그만두면 엄마는 이제 무슨 일을 하지?
로비를 거닐며 엄마의 걱정을 들어 주다 나는 속엣말을 그대로 내뱉고 말았다.

"엄마는 커서… 뭐가 되려나?"

엄마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지음
민음사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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