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건 변하지 않는 진리다.
그렇기에 더더욱 인정하며 귀를 열어야 한다. 모른다는걸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내가 비록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사람이긴 하지만, 이 나라에서 비장애인으로, 한국 국적의 사람으로, 또한 남성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득권의 위치에 서 있었기 때문에, 소외 받는 사람들의 삶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 모든 내용에 전부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선 위치를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고, 그동안 내가 아는게 다가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겪어 보지도 않고 그들을 판단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뉴스에 헤드라인이 뭔가 이전과는 달라보이는 것 같다.
책 한 권 읽었다고 내가 그동안 쌓아온 생각이 단번에 바뀐다는건 오만한 생각이다.
그렇지만 조금씩 노력하며 접하다 보면 이전과는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동아시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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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언제나 한국을 뜨고 싶었고 한번 뜨면 다시는 이 땅에 돌아오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교보에서 이 책을 보곤 홀린듯이 사서 읽어보았다.
초반 2/3는 스웨덴에 대한 찬양 일색이라 갸우뚱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하며 공감하게 되는 구석이 많았고,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사랑하며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부분에 이르러선 결국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던 것 같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또 어디에 있든, 자기 자신을 찾아가며 살아가는 것이, '눈치 없는' 삶이 때로는 행복의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
김도희 지음
모놀로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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