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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팬데믹을 추억하며)의 표지 이미지

이태리 아파트먼트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은이), 이현경 (옮긴이) 지음
시월이일 펴냄

2080년에 쓴, 코로나 시대에 대한 추억. 내 기억에 이탈리아는 팬데믹 초기부터 유독 많은 사망자가 나온 데다, 이미 겪고 있던 경제적 어려움과 부족한 의료시스템, 관광에 크게 의존하던 문화와 경제 때문에 봉쇄로 인한 사회적 충격과 공포가 더욱 컸고, 우리나라 국제뉴스에도 종종 등장했다. 그 시간을 꼼짝없이 집 안에 갇혀 보내야했던 아홉살 소년이 바라보는 사춘기 누나, 사이가 틀어진 엄마 아빠, 그리고 아파트 각 호의 이웃들.
가끔 생각해본다. 적당한 거리는 정말 관계를 돕는 걸까, 돕는 척 하는 걸까? ‘개인취향 존중’, ‘개인공간 존중’ 같은 것들은 어디까지가 존중이고 어디부터가 무관심일까? 극단적으로 말하면 영화 <랍스터>에서처럼 서로 같아지기 위해 스스로 코를 바닥에 부딪쳐 피를 흘리거나 제 눈을 찔러야 하는 것처럼, 상처를 입더라도 더 가까워지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조상이 덕을 쌓아주신 덕분에 주말부부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어떤 사람들처럼, 적당한 거리와 자신만의 세상과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오래 가는 비법일까?
괜히 혼자 진지해졌지만 그렇게 무거운 소설은 아니다. 순진한 아이의 시선에 웃음도 나고, 여러 연령대의 사랑과 배신에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정말 2080년쯤 되면 넘쳐나는 숫자와 뉴스 기록들보다 이런 소설이 훨씬 흥미로울 것 같다.
2024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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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마지막 책은 취향의 탄생.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닌 경우가 많다. 또 어떻게 왜 좋아하는지 설명하기 어려워 하면서도 대체로 자신의 취향이 확고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곤 한다. 그렇지만 세상의 무수한 선택지들을 다 경험해보지 않고, 심지어 알지도 못 하기에 그런 확신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더 쉽고 다양한 직간접 경험이 가능해지고 문턱 낮은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취향이 더 다양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편중된다는 점도 곱씹게 된다. 복잡하지만 결국은 심리 역학이다. 대세에 뒤쳐지지 않으면서도 남들과 조금은 달라(우월해) 보이고 싶은, 사회적 동물의 오묘한 경쟁심리. ‘좋은 취향’이라는 것도 결국은 학습된 것이다. 또다른 책 <아비투스>가 생각났다. 사회에는 암묵적으로 정해진 ‘고급 또는 훌륭한 취향’이 존재하고, 사람들은 취향을 통해 자신이 속한 계급과 집단을 확인하게 된다.

그렇지만 취향의 목적이 그것을 누리는 동안의 기쁨이라면, 책 속 문장처럼 손에 들고 있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괜찮은 대답이 될 것이다.

취향의 탄생

톰 밴더빌트 (지은이), 박준형 (옮긴이) 지음
토네이도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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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도발적이지만, 사실은 읽은 책이든 읽지 않은 책이든 독서나 비평이라는 행위가 수동적인 감상이 아닌 능동적인 창작의 태도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지은이), 김병욱 (옮긴이) 지음
여름언덕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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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사탄탱고 읽고 나서 잠시 쉬어가느라 읽은 소설. 술술 읽었는데 그은 밑줄도 없고 기억도 잘 안 나네. 2025년 작가들이 추천한 소설 1위에 꼽혔던데, 나중에 다시 읽어야 하나…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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