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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의 노래(2023 부커상 수상작) (폴 린치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예언자의 노래

폴 린치 지음
은행나무 펴냄

그들은
당신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아 가고 그 대신 침묵을 줘요, 깨어있는 모든 순간에 그 침묵을 마주하는 거예요, 살 수가 없죠. 당신은 이제 당신이 아니고 그 침묵 앞에서 하나의 사물이 돼요, 침묵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사물, 무릎을 끓고 애원하면서 밤이고 낮이고 속삭이는 사물, 빼앗긴 것을 돌려받기를 기다리는, 그제야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물이요, 하지만 침묵은 끝나지 않아요, 보세요, 그들이 당신이 원하는 것이 언젠가 돌아오리라는 가능성을 열어두기 때문에 당신은 축소되고, 마비되고, 낡은 칼처럼 무뎌져요, 침묵은 끝나지 않아요, 침묵이 바로 그들 힘의 원천이니까요, 그게 바로 그 침묵의 비밀스러운 의미예요. p197

아일리시는 팔짱을 끼고 앉아서 정면을 바라본다. 이제 의지도 없고 주권도 없고 힘도 없고 유리에 비친 텅 빈 몸만 있다, 목초지와 경작지 이따금 보이는 나무들과 산울타리, 도로 근처 벽에 자갈이 박힌 집들과 안에서 내보내달라며 짖는 개들을 지나 스페린스산을 향해 매끄럽게 달리는 자동차에 실려 가는 몸만 있다.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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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흑, 우리가 더 이상 도움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너무 힘이 들 때 한번쯤 뒤돌아보길 바란다. 언제나 그렇듯 당신을 응원하고 있을 테니 까. 그렇게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된다.P367

오늘도 여행처럼 살기로 했다

박재신(시니플) 지음
포르체 펴냄

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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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행처럼 살기로 했다

박재신(시니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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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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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태어나고 자라며 유년기를 경험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강했고 아버지는 위대했다. 나의 영웅이자 든든한 방폐였다. 손에 쥐는 모든 것들이 내 세상이었던 때가 있었다. 안락한 품 안에서 밖을 바라보며 듣고, 느끼고, 경험하며 우리는 성장한다. 그렇게 자라난 생각에 한없이 따뜻하던 둥지가 비좁아지고 나를 억압한다고 느끼는 때가 오면, 우린 껍데기를 깨고 나와 비로소 진짜 세상을 만난다. 이제 부모는 묵묵히 인생의 지지자이자 친구로 함께 걷는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도전하며 드넓은 세상을 모험한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거세질 때면 숨을 쉬기 위해 발버둥 치며 세상을 넓혀간 다. P.367

오늘도 여행처럼 살기로 했다

박재신(시니플) 지음
포르체 펴냄

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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