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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의 표지 이미지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아티초크 펴냄

읽었어요
1909년,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첫사랑이 목숨을 끊었고, 1942년에는 친구인 슈테판 츠바이크 부부가 동반 자살했으며, 이듬해 여름에는 양아들 후안 미겔이 열여덟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미스트랄의 삶에는 언제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지만, 그녀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해 나갔다. 그녀의 문장 속에서 우리는 의연한 삶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었다.

📖
P. 26
우리는 독을 묻힌 붉은 옷처럼 우리의 삶을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던진다. 우연히 훌쩍 기어오른 뱀에게 물린 듯 그녀는 그렇게 춤을 춘다. 너덜너덜한 화환처럼, 패군의 깃발처럼.

P. 62
많은 것을 미룰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바로 오늘, 아이들의 뼈가 자라고 피가 만들어지고 감각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내일'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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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짧은 분량 속에 삶의 상실, 편견, 그리고 관계의 회복이라는 깊은 주제를 담아낸 작품이다. 또한 이 책은 '가족'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아내를 잃은 뒤 자꾸 어디론가 사라지는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동거하게 된 괴짜로 소문난 ‘아르헨티나 할머니’.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은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난 색다른 가족 형태로, 작가는 이를 낯설거나 비정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감싸 안는 방식으로 묘사함으로써, 관계의 본질은 혈연이 아니라 공감과 치유임을 조용히 강조한다.

이처럼 규범 밖의 삶을 받아들이는 시선은 일본 문학 특유의 은근한 개방성을 엿보게 한다. 또한 독자는 ‘아르헨티나 할머니’를 통해 자신이 무심코 가졌던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을 돌아보게 된다.

아르헨티나 할머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민음사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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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217
고통은 표식을 남기지만 정작 너무 깊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잊혀지는 법.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황금가지 펴냄

읽고있어요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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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걸 자주 하고, 싫어하는 걸 덜 하면 된다.”
단순하지만, 우리가 자주 잊고 지내는 말이다.

이 책은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작은 좋아함’이 어떻게 삶을 회복시키는지를 따뜻하게 보여준다.
좋아하는 것들을 통해 주변에 더 깊이 눈을 뜨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는 사실 또한 인상적이다.

저자는 말한다. 삶은 꼭 거창할 필요가 없다고.
조금 덜 완벽해도, 조금 덜 생산적이어도 괜찮다고.
중요한 건 나답게 기뻐하며 살아가는 일이라고.

책을 덮고 나니, 나도 문득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꺼내보고 싶어졌다.

📖
P. 76
축제를 준비하는 지난한 과정도, 축제가 끝난 뒤에 남는 쓰레기도 모두 축제의 일부이듯이, 일의 괴로움도 권태도 의심도 내 일을 구성하는 일부라는 걸 왜 몰랐을까요. 고통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을 구성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을 인정하자 앞으로 해아 할 일이 또렷이 보였습니다.

P. 78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일상에서 수시로 축제 속 한 장면을 꺼내봅니다. 첫 마음이 빛바래지 않도록,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모든 날들이 빛나기를 욕심내기보다는, 드물게 만나기에 더없이 찬란한 순간들을 부지런히 닦고 가꾸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P. 115
판단하고 평가하기 전에 유리병을 떠올립니다. 내가 함부로 뱉은 말. 별생각 없이 쓴 글이 유리병 속에 담겨 누군가에게 닿는 모습을 떠올려요. 그 유리병이 누군가의 마음을 베고 상처 입히진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번 경험한 것으로 전부 다 아는 것치리 말하지는 않았는지, 타인의 취항을 무시하면서 나를 높이려고 하진 않았는지,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하고 신중하게 단어를 고릅니다. 우리가 흘려보낸 유리병이 언제 어디에 어떻게 닿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요.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정지혜 (지은이), 애슝 (그림)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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