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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북폴리오 펴냄

소재도 나름 참신하고 글발도 괜찮긴 한데 뒷심이 너무 딸린다. 갑자기 막연하고 뻔하고 좋은 말들을 남발하면서 뜬금없는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실망스러운 마지막 부분을 읽기 전까지는 적절한 상황 묘사나 은은한 유머가 느껴지는 문체 덕분에 여러 감정을 상상하고 느껴 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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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책이다. 계급제를 타파하기 위해 시작된 혁명이 또 다른 계급사회의 탄생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동물 세계에 빗대어 간명하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 시대적 배경이나 그로부터 비롯된 주제의식을 굳이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야기 자체만으로 충분히 읽는 재미가 있다. 나아가 저자가 이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도 관심을 기울이면, 현실의 많은 인물과 사건을 동물 이야기에 빗대어 표현하면서도 전혀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글솜씨에 한층 더 감탄하게 된다.

이야기의 모델이 되는 소련의 사회주의와 스탈린, 트로츠키 같은 인물들에 대한 풍자보다도 나에게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소설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그리고 부록으로 실린 여러 편지와 에세이를 통해 작가가 간곡하게 호소하는 '전체주의적 사회 분위기에 대한 비판과 우려'이다. 주류적 의견에 대한 일체의 반론을 용납하지 않는 맹목적인 태도는 동물농장 이야기의 모델이 된 소련 사회에서도, 조지 오웰이 살던 시기의 영국 사회에서도, 심지어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는 문제이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너무 늦기 전에)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태도를 가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지게 된다.

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시공사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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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시공사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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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공대 너드남이 작성한 연애일지 같다. 연애와 사랑에 대한 참신한 관점과 재치 있는 표현들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면 "이코노미 클래스에도 191개의 좌석이 있었다. 클로이는 15A 좌석을 배정받았고, 나는 순전히 우연으로 15B 좌석을 배정받았다. 클로이와 내가 옆자리에 앉을 이론적 확률은 36,290 분의 220, 다시 계산을 해보면 164.955분의 1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물론 이것은 파리와 런던 사이에 비행기가 한 대뿐이었을 경우에 우리가 옆자리에 앉을 확률이다. 실제로는 여섯 편이 있었고, 우리 둘 다 이 여섯 편 사이에서 망설이다가 결국 하나를 골랐다. 따라서 방금 말한 확률에 앞서 말했던 6분의 1을 다시 곱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클로이와 내가 12월의 어느 아침 영국 해협을 날아가는 브리티시 항공 보잉 767기에서 만날 최종 확률이 나오는데, 그 수치는 989.727분의 1이다. (중략) 나는 동전을 던졌을 때 왜 앞 또는 뒤가 나왔는지 설명해달라고 신에게 매달리지는 않는다. 그 확률이 2분의 1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클로이와 내가 옆자리에 앉을 확률처럼 작은 경우일 때, 989.727분의 1의 확률일 때, 적어도 사랑 내부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것을 운명 이외의 다른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우리의 삶을 바꾸어버린 만남의 확률이 그렇게 작았던 것을 아무런 미신 없이 받아들이려면 대단히 냉철한 지성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 하늘에서 [3만 피트 상공에서] 운명의 줄들을 잡아당기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15~17쪽)





(스포주의)

(스포주의)

(스포주의)

(스포주의)








새로운 만남에 들떠 운명론적인 태도로 사랑을 하다가, 헤어짐에 좌절하고 힘겹게 이를 극복하고,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가 이내 그 결심을 무색하게 만드는 새로운 만남을 겪는 주인공의 모습은 왠지 영화 <500일의 썸머>를 떠올리게 한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지음
청미래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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