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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책이다. 계급제를 타파하기 위해 시작된 혁명이 또 다른 계급사회의 탄생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동물 세계에 빗대어 간명하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 시대적 배경이나 그로부터 비롯된 주제의식을 굳이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야기 자체만으로 충분히 읽는 재미가 있다. 나아가 저자가 이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도 관심을 기울이면, 현실의 많은 인물과 사건을 동물 이야기에 빗대어 표현하면서도 전혀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글솜씨에 한층 더 감탄하게 된다.
이야기의 모델이 되는 소련의 사회주의와 스탈린, 트로츠키 같은 인물들에 대한 풍자보다도 나에게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소설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그리고 부록으로 실린 여러 편지와 에세이를 통해 작가가 간곡하게 호소하는 '전체주의적 사회 분위기에 대한 비판과 우려'이다. 주류적 의견에 대한 일체의 반론을 용납하지 않는 맹목적인 태도는 동물농장 이야기의 모델이 된 소련 사회에서도, 조지 오웰이 살던 시기의 영국 사회에서도, 심지어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는 문제이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너무 늦기 전에)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태도를 가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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