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을 활용해 사회를 이롭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예컨데, 길고양이를 회초리로 때리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 사람을 법적으로 처벌할 순 없지만, 누군가가 그 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다면 당사자는 크나큰 수치심을 느껴 다시는 길고양이를 괴롭히지 못 할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수치심을 잘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사실 나는 개인의 수치심을 극복하는 방안이 나와 있을 거라 예상하고 이 책을 읽었는데, 전혀 방향이 달라 당황스러웠고, 집중도 잘 않됐다.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춘 조직이나 회사, 모임, 동호회, 마을 공동체를 운영하는 사람에겐 도움이 될 것 같다.
수치심의 힘
제니퍼 자케 지음
책읽는수요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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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의 백미는 친부살해 혐의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검사와 변호사 간의 논쟁이다.
양측은 논리적이면서 청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맏아들 드미트리의 유무죄를 다투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땐 마치 법정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추리 소설처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 작품이 어떻게 고전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거기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내 생각엔 저자가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죽이고 싶었지만, 죽이지 않았다.“ 큰 형 드미트리
”죽이지 않았지만, 죽기를 바랬다.“ 둘째 형 이반
그러니까, 나쁜 생각을 품는 것만으로도 죄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다.
불순한 생각을 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현실의 모순성과, 또 같은 이유로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것리 이 책을 고전의 반열에 올려 놓은 것이 아닐까 한다.
화가 났을 때 나도 모르게 나쁜 생각이 떠오르고,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 캐릭터를 응원한 적도 있으며, 아주 가끔이지만 잘 나가는 누군가가 고꾸라지길 바란 적도 있기에 나쁜 생각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인간인 이상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이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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