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님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goldstarsky

+ 팔로우
통곡하고 싶었지만 (50년생 이순희의 육아 일기)의 표지 이미지

통곡하고 싶었지만

이순희 지음
빨간소금 펴냄

내가 나의 건강을 내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듯, 장애가 있는 이들 또한 그들의 장애를 그들의 잘못으로 얻지 않았다. 우리는 이 사실을 너무나 쉽게 잊고 산다. 우리 중 누군가가 반드시 맞이할 밖에 없는 장애란 환경을 우리는 그저 개인의 책임으로 밀어두고 외면하는 것이다. 장애가 있는 이들이 처한 환경은 나아질 줄 모르고 그에 대한 인식 또한 나아질 줄 모른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워낸 어느 어머니의 솔직한 기록이다.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버틴 끝에 만족할 수 있는 삶에 도달했다. 첫째는 대기업에 입사했고, 이 책이 나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둘째 아들 김형수는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를 설립한 활동가이자 인권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순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취다. 그녀가 걸었던 길이 순탄치 않았기에 그 성취가 더욱 빛난다. 그래서 <통곡하고 싶었지만>은 장애아를 키운 어느 어머니가 역경에 굴하지 않고 이겨낸 성취담이 된다.
0

김성호님의 다른 게시물

김성호님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goldstarsky

어느 날 갑자기 보통의 사람은 하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한 여자와 그 연장선에서 함께 파멸하고 망가져가는 주변인의 연쇄작용을 다룬다. 이 소설을 불편해 하는 이들이 흔히 언급하는 소위 비정상적 성교며 근친상간에 더하여 채식이란 섭생부터 옷차림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것이 어떤 취급을 받게 하는지를 생생하게 일깨운다.

가만 보면 매일같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꼭 그러하지 않은가. 흔치 않은 일이 뉴스가 되는 이 시대에선 남들과 다른 결혼, 출산, 연애, 삶의 방식까지가 하나하나 비난을 살 일이 되고는 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곱씹어보는 시간이 채 몇 초는 될까. 재판정 판사가 된 듯, 쉽게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내는 이들의 모니터 뒤 표정을 떠올려보고 있자면 한강이 다른 이를 불편케 하여 이루려던 것이 무엇인지를 알 것도 같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창비 펴냄

7시간 전
0
김성호님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goldstarsky

생산성과 화폐발행, 또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물가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지금보다 훨씬 단순하고 선명한 한두 세기 전 경제규모 아래서 내보인다. 영국과 미국 간 경제력이 교차하는 당대상황을 비교분석하여 해외 국가며 그 신용도, 상호 화폐 간 상관관계 역시 설명하고 있다.

그로부터 드러난 것은 가격과 금리, 대출과 예금,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개념들이 서로 영향을 받는 관계성이다. 그 상관관계를 제대로 이해한 뒤에야 경제를 읽고 바른 선택, 이를테면 투자와 같은 걸 할 조건이 갖춰진다는 인식이 이들에게 엿보인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더 투자에 열을 올리고,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더 위험성 높은 투자에 자산을 내던지는 나라. 그러나 경제와 그를 둘러싼 정책이며 외교, 산업, 심지어 역사에 대해선 깊이 있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오늘 한국의 상황이 이 책이 우려한 모습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음을 알도록 한다.

가격의 세기

시어도어 E. 버튼 외 1명 지음
레디셋고 펴냄

2일 전
0
김성호님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goldstarsky

합리적 소비만큼 윤리적 소비에 무신경했단 걸 실감하게 된다. 인간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소위 6차 대멸종에도, 저개발국가가 물에 잠기고 생태계가 더는 지속가능해지지 않아지는 상황 가운데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지 않은 대가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한다.

필요한 변화가 산업 현장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는 건 기후위기의 비극이라 해도 좋겠다. 당장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닫을 수 없듯이, 제지업체나 출판업체, 또 수많은 축산업자들의 이익을 박탈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수많은 요식업 종사자 가운데 동물성 단백질 과잉소비와 제 존립이 연결된 이가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 모두를 알면서도 변화해야만 하는 건 지구가, 또 문명이 이대로는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일 테다. 바로 이것이 이 시대 시민들이 이 책이 적고 있는 지식을 상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고 말이다.

기후미식

이의철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3일 전
0

김성호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