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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계절의 소녀들
정이담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열세 번째 계절의 소녀들-정이담>
한 편의 영화 같았던, 찬란하고 향기로운 그들의 라일락 사랑.
‘감정이 금지된 겨울의 학교를 녹이는 돌연변이 소녀들의 봄빛 연대와 여름빛 사랑’
책의 뒷편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감정이 금지되었다. 그중 가장 금지시 되는 감정은 바로 ‘사랑’
p.13
[잿빛라일락법]
~‘사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하고, 이를 금지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자원의 보존과 국민의 이익 증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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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금지시킬 수 있을까? 기쁨, 분노, 행복의 감정보다 더욱 컨트롤 하기 힘든 감정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힘든 정도가 아니라 불가하다.
독재자는 ‘사랑’의 감정을 품는 소녀들을 겨울의 학교에 가둔다. 겨울만이 존재하는 그 곳에 가상의 필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이브’를 보낸다.
한 편 ‘은수’는 어릴 적 헤어진 엄마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겨울의 학교에 위장 입학을 하게된다. 그 곳에서 만난 ‘리수’의 눈부신 연보라빛 머리칼과 당돌한 모습에 뭔지 모를 감정에 휩싸인다. 독재자가 소녀들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라일락칩’이 은수에게는 삽입되어 있지 않다.
어릴 적 삽입되는 그 칩을 은수는 어떻게 피할 수 있게 된것일까?
이브와 은수, 리수의 관계는 어떻게 그려지며 은수의 사라진 엄마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물음표를 여러개 생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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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단숨에 읽혔다. 눈 앞에 펼쳐지는 영상미,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독재자에 반하여 개혁을 꿈꾸는 소녀들. 재미 없을 수 없는 소재들이다.
전개도, 결말도 마음에 쏙 들었던 아름다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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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
“명심해. 우성이건 열성이건 죽고 나면 한줄기 마른 나뭇가지가 될 뿐이야. 비극은 모두에게 공평하거든.”
p.51
“만약 당신들이 시키는 대로 해서 지워질 마음이라면 애초에 그건 사랑이 아니었을걸?”
p.85
금지하면 사랑은 깊어진다.
p.104
“언젠가 네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면, 네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작은 존재인지 알게될 거야. 사랑하는 이의 고통 하나 덜어줄 수 없는 게 인간이야.”
p.149
사랑은 필연적으로 고독을 가져온다고 했던가. 난생처음 그 빈 자리를 지독하게 실감했다.
p.176
이상했다. 온통 네 삶을 바라는 게 나의 사랑이라니. 그래서 우린 적어도 길을 잃진 않을 것이었다.
p.181
사랑에 너무 속지마. 과연 어떤게 눈을 흐리는 감정이고 어떤 게 진실을 비추는 감정일까.
p.216
“사랑은 한 사람 때문에 다른 세계를 죄다 버릴수도 있지만, 그 사람 때문에 그가 속한 세계 전부를 구하고 싶어지는 것이기도 해.”
p.238
이렇게 작은 증명만으로도 사람은 지옥을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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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환생꽃>을 읽었다면 이 책 또한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환생꽃>보다 더 좋은 이 책을, 로맨스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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