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되고 저지른 일이 많다.
발 한번 내딛기 어려워 묵혀뒀던 일들을,
까치발만 들고 서 있던 일들을,
이제 발의 모든 밑면을 사용하여 내딛었을 때는, 조금의 짜릿함 용기 그리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나날들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아직 나는 까치발로 서 있는게 아닌가 ? 다시 버티고 있는게 아닌가 ?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에 대한 고찰을 종종 하게 되는데 꽤나 어렵다. ‘나를 사랑하기’, ‘나를 알아가기’, ’나와 친해지기‘ 등 모든 성장과정에서 ’나‘는 항상 전제조건이 된다.
여러 권의 책을 읽고, 회고 하듯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생각도 한 적이 더러 있지만, 막상 생각이 오래가진 않는다. 이 또한 귀찮음일지, 여전히 나와 친해지고 싶지 않은지.. 나의 오랜 숙제와도 같다.
서른이 끝나기 전, 이 과정을 마치고 싶으나 실상 저지른 일이 많아 여전히 7월이 된 지금도 까치발이다.
이 책은 철학적이며, 종교적이고 ‘나의 삶’ 을 끝까지 물고 잡아 늘어지는 듯이 싱클레어 곁에 머무는 것 같다. 그만큼 아주 오랫동안 나를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를 느끼게 해준다.
오랜만에 어려운 소설이라 내가 글자를 읽고 있는건지 뭔지.. 그 혼돈의 시간 속에서 끝까지 버티며 읽어 내려간 결과, 결국엔 ‘나’ 였다.
인생이 지기 전까지 발악하며 탐구해야 할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어떤 표본과도 같은 책.
다시 ’완독’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바라며,
주절 주절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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