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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법

야마다 무네키 (지은이), 최고은 (옮긴이) 지음
애플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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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백년법>

야마다 무네키의 소설 <백년법>은 불로불사가 보편화된 2048년에서 2098년까지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SF 소설이다. '불로불사'라는 소재 자체는 다소 진부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흔한 소재를 가지고도 매우 흥미진진하고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수많은 등장인물과 그들을 둘러싼 개인적·국가적 차원의 갈등이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개인적으로는 불로불사의 권력을 손에 넣은 독재 대통령과 그 주변 참모진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작가는 뛰어난 능력과 선한 의도를 지닌 정치인들이 집권 후 장기집권을 하며 서서히 변질되는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특히 떠나야 할 순간을 깨닫고 과감히 물러난 사람과 권력을 놓지 못하고 집착하는 사람의 대비를 통해, 육체적 영생보다는 정신적인 젊음과 도덕적 결단의 중요성을 강조한 듯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다소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결말이다. 저자 역시 이러한 결말의 급작스러움을 의식한 듯 중반부터 여러 암시를 심어두었지만, 촘촘히 짜인 세계관과 입체적인 등장인물이 몰입한 독자라면 결말이 다소 허무하고 급박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백년법>을 무척 즐겁게 읽었다. SF와 정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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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무네키 (지은이), 최고은 (옮긴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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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무네키 (지은이), 최고은 (옮긴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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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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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숫자에 대한 집착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바츨라프 스밀의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는 내 취향에 정확히 들어맞는 책이었다. 이 책은 세상의 다양한 현상을 물리적 기반의 수치로 분석하며, 단순한 인상 비평이나 이념적 주장 대신 냉철한 데이터를 통해 현실을 바라보게 만든다.
저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두 극단적 시각, 즉 극단적 재앙론자와 기술만능주의자 모두를 경계한다. 이들은 인구 증가, Y2K, 탈탄소, 팬데믹 등 다양한 주제에서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는 주장들을 펼쳤지만, 저자는 일관되게 수치를 근거로 현실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모든 것을 전기로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장기간 대용량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 현재로선 양수 발전 외엔 마땅치 않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5장 「위험에 대하여」는 다양한 수치를 나열하고 비교하는 데 치중되어 있어, 서술 내용은 다소 빈약하게 느껴졌다. 표로 정리하면 1/3 분량으로도 충분했을 듯하다. 또한 책 후반부로 갈수록 앞서 나온 이야기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고, 물리 기반 수치에 비해 정치·경제 등 사회과학적 요인들은 너무 가볍게 다뤄져 균형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미래를 바라보는 데 있어 비관도 낙관도 아닌 겸손한 현실주의가 필요하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숫자와 데이터로 세상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훈련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바츨라프 스밀 지음
김영사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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