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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슬금슬금 들리던 이름, 에이모 토울스. <모스크바의 신사>가 꽤나 반향을 일으킨 듯 했는데 호불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도 궁금해서 한번 읽어볼까~ 하다가 마침 문학동네 독파에서 에이모 토울스 작품을 진행한다 하여 참가!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우아한 연인>을 선택했다.
'<순수의 시대>와 <위대한 개츠비>에 바치는 오마주'라던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섹스 앤드 더 시티>' 등의 수식어가 가득한 소설이다. 읽다 보면 과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 작가가 쓴 1930년대는 그 대공황 시대의 느낌이 물씬 나면서도 무척이나 현대적이다. 가끔 등장하는 드레스나 어떤 계급적 차이 등만 느껴지지 않는다면 아마 대공황 시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
소설의 시작은 1966년이다. 한 전시회에 남편과 함께 참석한 케이티는 그곳에서 약 30년 전에 알던 이의 얼굴을 발견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전혀 다른 모습의 한 인물의 사진. 본격적인 시작은 1937년 겨울부터 이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부터다. 같은 하숙 룸메이트인 이브와 케이티는 한 술집에서 팅커 그레이를 만난다. 묘한 삼각 관계 속에서 케이티와 팅커가 조금씩 애정을 쌓아가던 와중에 교통사고로 이브가 크게 다친다. 이후 약 6개월, 이들은 운명 속에서 좌충우돌하고 다시 그 이후 안정되는가 하던 순간에 케이티는 팅커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 누구보다 예절과 품위가 몸에 익은 청년, 팅커 그레이는 어머니에게서 선물 받은 조지 워싱턴의 행동규칙 책을 아주 소중히 여긴다. 자신의 모든 인생관과 가치관이 담긴 듯 매뉴얼 삼아 행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팅커 그레이 뒤에 숨은 그의 과거를 알게 되면 과연 그것이 성공하기 위한 단순한 전략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열심히 살기 위한 수단이었는지 파악하기 힘들어지고 무조건 팅커를 비난할 수 없게 된다.
아마도 그런 면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의 주인공이 팅커 그레이만은 아니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언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이브와 자신의 자리에서 선을 넘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케이티뿐만 아니라 케이티가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물들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다. 그러니까 1930년대를 살아가던 사람들. 아직 2차 세계 대전에 대한 위험 없이 대공황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들을 가감없이 그려낸 작품이다.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그 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다. 사랑에 온전히 자신을 던져넣는 이들과 그 시대의 감성은 언제나 왠지 그리움을 불러오는 것 같다. 에이모 토울스의 첫 책이 나쁘지 않았으므로, 다른 책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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