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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의 표지 이미지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오후 지음
웨일북 펴냄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과학, 역사, 정치 분야를 넘나드는 작가의 해박한 지식이 놀랍고, 작가가 글을 풀어가는 방식도 유쾌하다. 이 작가의 다음 책도 읽어봐야겠다.
단위가 통일되지 않아 벌어진 '바사호' 이야기는 너무 안타깝다. 바사호가 침몰한 것이 너무 많은 함포를 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과욕이 부른 참사'라는 교훈을 말할 때 늘 예로 들었지만, 333년 후 바사호를 인양하고 보니 좌현이 우현보다 목재가 두껍고 길이도 더 길었다. 좌현은 스웨덴 조선공들이, 우현은 네덜란드 조선공들이 만들었는데, 인치와 피트를 사용하면서 서로의 단위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지 못해 벌어진 참사였다. 그 이후 단위를 통일하려는 시도들을 통해 지금의 단위들이 자리를 잡게 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여전히 표준 단위가 아닌 피트, 파운도, 화씨 등의 단위가 쓰이고 있는 이유는 미터법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 중에 한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이라는 점도 재미있다.
플라스틱의 개발 과정도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코끼리의 상아로 당구공을 만들던 시절, '당구공을 만들 새로운 물질을 가져오면 1만 달러를 주겠다'는 당구 물품 회사의 광고 때문에 존 하야트가 셀룰로이드를 발명하게 된 점, 그러나 이것이 플라스틱의 원조라고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알렉산더 파크스가 파크신이라는 플라스틱의 원조를 더 먼저 만들었다는 사실까지. 칫솔부터 스타킹까지 여러 곳에 널리 쓰이는 나일론의 창시자 캐러더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 나일론이 시장에 자리잡게 된 과정도 흥미롭다. 그런데 현재는 또 이 플라스틱을 분해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게 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골머리를 앓게 된 점도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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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단숨에 읽힌 장편소설이었다. 1998년에 쓰인 책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이 시대의 이야기처럼 쉽게 읽혔다. "이런 사람이 작가를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문장들이 유려했고, 몇 대목은 정말 마음에 남았다. 그런데도 높은 평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삶에서의 선택이 남자, 여자 밖에 없는 듯 모든 불행과 행복의 이유를 이성에서 찾으려 하는 점이 반기를 들게 했달까. 쌍둥이였던 어머니와 이모의 삶이 이모부와 아빠를 만나면서부터 양극으로 달라졌다는 설정이, 작가의 머릿속에서 진행된 일종의 실험 같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고 흥미로운 책이다. 남에게는 평온해 보이는 삶도 본인에게는 지리멸렬할 수 있고, 멀리서보면 온갖 불행을 뒤집어 쓴 것 같은 삶이 생동감 있는 삶일 수도 있다는 것. 그 삶을 남이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 안진진의 마지막 선택이 '모순'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 소설의 제목을 완성시키는 장치일까. 이 주제를 좀 더 치밀한 장치로 심도있게 풀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모순

양귀자 지음
쓰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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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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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지 않고는 모르는 각자의 삶이 있다. 선과 악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는 없다. 누가 선인이고 누가 악인인가. 이 책의 어느 인물도 선하기만 하지도 악하기만 하지도 않다. 아니, 그 행동을 감히 악하다고나 할 수 있을까. 인물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짠하다. 나였다면 그 시절을 어떻게 살아냈을까.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말 것.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사색하게 하는 책이다.

1945

배삼식 지음
민음사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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