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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부크럼 펴냄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 대해 이렇게 면밀하게 이야기하는 작가가
또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행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사랑의 대상이 누구가 되었던 우리의 삶은 온통 사랑으로 채워져 있다.
그것이 진실 된 사랑이던, 불편한 사랑이던, 소중한 사랑이던
그 사랑으로 우리가 하루를 버티고 결국은 화해를 통해 행복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돌아보면 인간이란 존재는 나약하면서 강인한 존재다.
한 때는 아주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었다, 또 한 때는 생각지도 못한 내면의 강인함이 다른 사람에게 무한대의 에너지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살아냄은 결국 자신의 몫이다.

"너를 위해 살아, 너를 위한 선택을 하고, 너를 위해 주는 사람을 곁에 두고,
네가 원하는 일을 해. 너를 위해 살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너 하나밖에 없어"

책의 작가 이야기처럼 결국 우리는 나를 위해 살아간다.
세상의 모든 서사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움직이고 일어나는 것이다.

작가의 사소하고 은밀한 일상의 글귀가 한 권의 책으로 나와 독자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한다.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좋아한다는.....
그래서 우리는 내가 아닌 네가 주는 그 마음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다시 희망으로 일어서기도 하나 보다.

이 책의 저자 일홍의 글이 모두 그러하다.
섬세하고 여린 마음이 독자에게는 강인한 힘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흔들리는 마음은 흘러가게 두고, 버리지 못하면 잠시 보관하는 마음으로,
쏟아지는 부정에 속지 말고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의 기초를 행해야 할 때,
대부분 한 숨 자면 괜찮아질 것들이었고, 맛있는 음식 한 입과 숨찬 운동 한 번이면 잊히는 불안이었고, 따듯한 물로 씻고 나오면 개운해지는 마음이었으므로"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마음 다스리는 일이 말처럼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주고 
그 마음이 참이 되어 누구의 마음에 잠시 평화를 안정을 가져다 주는 것이
또한 이 세상의 아름다움이다.

작가가 엄마를 생각하며 쓴 글이 나에게는 문득 할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당신이지만, 잠시 책을 읽으며 그분을 소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에 대해 수없이 깨달은 내가 아직도 없어져 봐야 한다. 
사라지고 난 후에야 그때 이거라도 해 줄걸, 하고 되뇐다"

생각의 깊이는 나이에서 우러나온다고 하지만,
일홍 작가의 글을 읽으며 생각의 깊이는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삶에서
자연스레 묻어서 피어나고 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이 잘 맞는 사람끼리는 서로를 알아보기라도 하는 듯 쉽게 가까워진다.
세상에 완벽히 맞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지만,
유독 감정적 자유가 느껴지는 관계가 있다"

"나를 안다는 건 내가 가진 사소한 부정들을 긍정으로 바꾸어 내는 힘에 있다.
내가 덮어 둔 상처들을 스스로 용서하고 치유하는 용기에 있고,
사랑과 미움의 근원을 찾고 깨닫는 과정에 있다"

내가 매일 책을 읽는 이유는 책에서 지혜를 배우고자 함이다.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자유 교육에서 얻고자 했던 교육의 내재적 목적에 기반해
나는 '앎'을 통해 지혜를 터득하고자 매일 책 장을 넘긴다.

일홍 작가의 글을 읽으며 지혜로운 사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저작을 통해, 삶에 뼈 때리는 교훈을 통해
우리는 매일 성숙하고 지혜를 배워가는 것이다.

짧은 주제 아래 담겨진 모든 글이 소중하게 느껴져 오래도록 곱씹으며 읽었다.
쉬운 이야기인데도 어려운 세상사를 참 다정하게도 풀어내어 기분 좋게 읽었다.

작가는 본인의 글을 통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때 아마 보람을 느낄 것이다.
일홍 작가의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아주 기분 좋은 힐링을 경험한다.
슬픔도 기쁨으로 승화 할 수 있는 지혜가 느껴져서.......

"그렇게 기뻐질 내일을 믿어야 한다.
당신을 울게 만든 일, 사람, 설움,
반드시 지나갈 것이다."

#부드러운독재자 #행복할거야이래도되나싶을정도로 #부크럼 #에세이추천 #책추천 #행복 #일홍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글귀스타그램 #에세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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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댄 모든 것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중독에 관한 이야기다. 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의존증'에 관한 이야기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다. 
 
우리나라와 문화적 차이가 있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그래도 사회적으로 의사와 교수의 위치에 있는 두 저자가 본인의 이야기를 이렇게 솔직하게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러한 본인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녹아있어 독자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더 공감하고 그 심각성과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름의 생각으로 문제점을 진단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의존증 치료 권위자인 마쓰모토 도시히코와 술을 끊지 못하는 문학 연구자 요코미치 마코토가 편지 형식으로 나눈 대화집이다. 
 
두 저자는 담배 의존증과 술 의존증을 가진 중독자로 '중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지극히 솔직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들은 편지 형식의 대화를 통해 단순히 '끊어야 할 병'으로만, 치부 되던 의존증을 우리가 사는 사회와 인간관계, 고통의 문제로 확장해 바라보게 한다. 
 
두 저자는 의사와 환자라는 전통적인 이분법적 관계를 넘어, 자신들 과거의 부끄러울 수 있는 트라우마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중독에 얽힌 '진짜 이야기'를 전한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와 알코올, 절도, 성 등 다양한 중독 편력을 가진 문학 연구자의 대화는 그 자체로 편견과 낙인을 허무는 용기 있는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며 사회의 불편한 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을까? 
 
솔직히 알코올, 성, 절도 등 다양한 중독 편력을 가진 사람을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는
학자로 인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특히, 마쓰모토 도시히코가 중독의 본질을 '쾌락 추구'가 아닌 '고통 경감'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놀랍기도 하고 신선한 지적이었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우리에게 중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촉구한다.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 무언가에 기대는 인간의 나약함과 필연성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이 시각은, 중독자를 단순히 '의지 박약'으로 비난하는 세상의 목소리와 확연히 대비된다. 
 
책은 중독 자체를 완전히 근절하기보다는 그로 인한 2차적 폐해를 줄이는 '위해성 감소'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당장의 완벽한 단절이 불가능한 현실적인 중독자들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서 비롯된 실질적인 회복의 메시지다.
술, 담배, 마약 같은 전통적인 대상뿐만 아니라 게임, 쇼핑, SNS, 숏폼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일상 구석구석을 파고든 '끊을 수 없는 것'을 임상적, 사회적, 철학적 맥락 속에서 다루며 독자들의 공감대를 넓힌다. 
 
궁극적으로 저자들이 말하는 회복의 핵심은 '연결'이다.
의존증은 고독과 소외의 산물이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혼자가 아님'을 알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한다.
사회적 관계와 단절된 고독한 존재가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쥐 실험' 등의 예시를 통해, 중독의 문제를 개인의 병리 현상에만 국한 하지 않고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게 한다. 
 
이 책은 중독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책이다.
의존증을 병리적인 낙인 대신, 인간의 삶과 관계의 어려움을 비추는 정직한 거울로 제시하며, 깊은 공감과 함께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열어준다.
중독은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고독한 현대인이 기댈 곳을 찾아 헤매는 보편적인 몸부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인간적인 대화록이다.
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뿐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독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나약함에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기댄모든것 #김영사 #책 #책추천 #중독 #중독예방 #정신과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편지글 #대화 #의존 #발달장애인

우리가 기댄 모든 것

마쓰모토 도시히코 외 1명 지음
김영사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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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연봉 
 
왜 지금 정서적 연봉을 말해야 하는가?
일 잘하는 직원을 잡으려면 감정 급여를 챙겨야 한다. 
 
당신은 어떤 직장에서 근무하나?
당신의 회사는 출근하고 싶은 곳인가?
그렇다면 당신이 머물고 싶은 회사의 비밀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생소한 개념을 접하게 되었다.
'정서적 연봉', '감정 급여' 
 
정서적 연봉이란? 일할 맛을 만드는 업무 환경, 인간관계, 성장 기회 등 금전적 보상 외에 직원이 얻을 수 있는 비금전적 보상을 의미한다. 
 
오늘날 직장인의 생각은 예전과 다르다.
단순히 높은 연봉을 받는 것 보다 직장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만족스러울 때
더 오랫동안 회사에 머무르고 열정적으로 일 할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월급쟁이에게 돈보다 중요한 조직 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다니는 조직 문화에 값을 매긴다면 얼마가 될까? 
 
책을 읽고 있으니 오늘날 사회 곳곳에서 우려로 쏟아지는 인구 감소 문제, 그로 인해  사라지는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을 했다. 
 
직장인들의 국내 이직률은 2022년 정점을 찍은 뒤로 지금은 이직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 
 
한 때  직장을 다니던 아들도 이직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함께 입사했던 동료들이 하나 둘 이직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아들도 불안을 느꼈는지, 더 늦기 전에 이직을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물론 지금은 이직 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마음에 다시 안정을? 찾았는지 더 이상 이직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인구 감소로 사람이 귀해지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
나 또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우리 대학도 점점 줄어드는 학생 수 모집으로 다양한 정책을 펼친다. 
 
고교연계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학의 교원들이 고교에 파견되어 특강을 진행하며 학교의 좋은 이미지를 전달한다. 나 또한 지난주에 모 대학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년 후면 기업에도 사람을 구하기 힘든 시대가 온다.
기업이 인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은 이제 '얼마를 주는가' 만으로 더 이상 좋은 인재를 데려올 수 없다.  '돈' 보다는 '일할 만한 곳인'와 같은 정서적 값이 중요하다. 
 
그동안 막연히 좋다, 나쁘다 만으로 의사를 표현했던 직장인들의 감정과 관계 되는 분야에 숫자를 부여하고 개선해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했다. 
 
사람이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그렇지만 그런 트렌드가 사회 구조적 흐름이라면 준비를 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시대에 대비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신 자료로 뽑아 낸 국내 연봉 Top 30 기업의 화폐 연봉과 정서적 연봉에 관한 이야기, 직원들이 왜 회사를 옮기는지? 기업의 자율성과 유연한 근무 환경이 왜 중요한지? 직장인들은 일과 행복 중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두는지? 등을 통해 앞으로는 정서적 연봉을 챙기는 기업만이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나아가서 회사의 존재 여부와도 연결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업이 직원에게 유능감을 주는 환경을 제공하는 구체적인 요인으로 일의 의미, 성장과 발전, 인정과 존중이라고 한다. 예전의 '돈'을 많이 주는 회사가 최고인 시대는 지나갔다. 
 
모두가 선망하는 꿈의 직장, 자신의 노력과 기여에 상응하는 경제적인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회사의 비즈니스 철학과 본인의 신념이 공존할 수 없으면 이직을 하는 시대다.
화폐 연봉이 아무리 높아도 정서적 연봉이 낮으면 이직을 하는 시대! 
 
직원의 잦은 이직은 남아있는 직원들의 사기와 업무 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직 한 직원이 가지고 있는 축적된 역량과 지식이 빠져나가면서 업무 수행에 당장 차질이 생긴다.
 
앞으로 사람이 귀해지는 시대에 기업들은 정서적 연봉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지금은 다양한 SNS 등을 통해 세상 모두와 나를 비교하는 시대다.
다양한 사람들의 소식을 통해 자기를 비교하고 더 나은 삶을 사람들은 선택한다. 
 
정서적 연봉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사람이 일터에서 느끼는 가치를 정량적 화폐 가치로 측정한다. 
 
정서적 연봉이 높은 기업일수록 직원 간의 다양한 협업이 만들어지고, 구성원 스스로가 회사를 움직여 나간다. 
'출근이 기다려지는' 구성원 중심의 즐거운 직장, 자율성과 책임이 만드는 일에 대한 몰입은 기업의 성장을 앞당긴다. 
 
일 할 맛 나는 회사 직장인들의 꿈은 그런 곳에서 가능할 것이다.
'정서적 연봉'을  완전정복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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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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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인류 
 
전문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학자들의 에세이는 어떨까?
대한민국 1호 고인류학자 이상희 교수의 첫 에세이 '사소한 인류'는
그런 이유에서 책이 오기를 무척 기다렸다. 
 
사실 고인류학? 인류학은 궁금한 분야이지만 딱딱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학자가 쓴 에세이라니
너무 전문적인 이야기가 글에 스며들어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일상의 많은 부분에 전문적인 박식함이 스며들어 책 속 이야기가
나에게는 신선한 학문의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이 키우는 '개' 이야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개는 사람이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킬 때 손가락을 보지 않고
그 대상을 보면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는 유일한 동물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개와 늑대는 종 분화가 아직도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서 
지금도 늑대와 개를 교배 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도...... 
 
개는 스물 여덟 개의 젖니에서 두 달 만에 42개의 영구치를 가지게 된다. 
젖니보다 수적으로 크기 면에서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 영구치 덕분에 개의 턱은
길고 깊어진다고 한다.
개의 이빨 수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고인류학은 처음부터 과학에 뿌리를 둔 학문이다. 
인간의 조상을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인체 해부학에서 다루는
현대인의 몸만 알아서는 안되며 인간이 되기 전
침팬지와 공동 조상으로부터 갈라진 수백 만 년 전
조상의 모습이 어떠했을지도 알아야 된다. 
 
나는 이미 EBS 방송에서 이상희 교수가 침팬지와 사람 등의
해골을 손으로 들고 '인류의 시작'이란 주제로 강연하던 영상을 보았기에
책을 읽으면서 방송처럼 본인의 삶 전반에 자신이 연구하는
고인류학을 이입해서 설명하는 저자를 상상했다.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왔다.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감각에 있어서 후각의 중요성도 다시 인지했다.
특정 냄새가 즉각적으로 기억을 자극해 강렬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에 놀랐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중에서 우리네 인간에게 
가장 후진 감각인 후각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 
후각은 깊은 기억을 관장하는 일에도 관여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희미해져 가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냄새는 순식간에 수면 위로 불러낸다. 
 
저자는 미국이란 거대 사회에서 소수민족 아시아인으로 특히 여성으로
겪었던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여자다웠던 순간을 기록한다. 
 
"여자다움은 천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그중 가부장제가 원하는 몇 얼굴만이 여자다움으로 포장되어 왔을 뿐이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모든 여자다움을 인정하기 시작할 때,
우리 사회는 함께 살기 더 좋은 곳이 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길 바라나?
사람들은 다양하게 자신을 평가하고 표현한다.
100을 가지고 있는데 50만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
50만 가졌는데 100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 
 
그런데 인사 고과에서는 100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승진한다고 한다. 
 
오늘날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여성의 경력 지속성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
아기가 나온 다음 엄마의 삶에 확신을 줄 수 없다면
저출생 해결은 요원한 일이다.
모성 본이란 없다." 
 
우정과 사랑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 아니라는 것,
사랑은 차라리 우정의 한 형태로 우정이나 협동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이타성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이타성은 20세기 진화론에서 설명할 수 없는 수수께기라고 한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히듯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본인의 이야기 속에 
저자 특유의 연구 분야에 의한 이야기가 스며있다.
일상의 이야기를 의미 없이 쓰고 싶지 않았다는 그녀의 바램대로 
독자들은 삶의 연륜을 통해 경험한 지혜와 함께
그녀가 간직한 지식도 함께 얻게 된다. 
 
사소한 일은 어떤 색의 렌즈를 끼고 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가 된다.
그 렌즈의 뒤에는 자신과 자신의 눈이 있다. 
 
어려운 이야기를 일상의 다양한 주제로 모아 거대 담론으로 이끌어내는
이상희 교수에게 존경을 표한다.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새로움을 알았고
삶의 지혜도 함께 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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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 #독서 #독서모임 #고고학 #서평 #인류 
#미래 #생존

사소한 인류

이상희 지음
김영사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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