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80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유년이 시절이라는 것. 유년은 ‘시절’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 컸다고 착각하는 틈을 비집고 돌아와 현재를 헤집어놓는다. 사랑에, 이별에, 지속되는 모든 생활에, 지리멸렬과 환멸로 치환되는 그 모든 숨에 유년이 박혀 있다.
p.160 허영의 뒷모습은 외로움이다.
p.178 모자란 시간을 가진 자들은 그걸 아까워하며 알뜰히 쓰느라 위험할 틈이 없지만. 나는 넘치는 시간을 가꾸느라 위험했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