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유진이와 사건의 전말은 소설이 전개되면서 점차 예측이 가능했지만-물론 결말은 황당함을 넘어 어떠한 편견이 더욱 굳세게 자리 잡기까지 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책 제목이었다.
왜 종의 기원일까, 읽는 내내 궁금했다. 그러다 작가의 말을 보고 이해했고, 또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어째서인지 이 책의 챕터 1을 읽고 부터는 완독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정확히는, 챕터 1을 읽고, 독서를 이어가기까지의 시간이 몇달이나 걸렸다. 그동안 독서를 이어가고자 하는 책임감과 이유를 할 수 없는 회피감이 공존했다. 그래서 몇번이나 대출했다 손도 대지 않고 다시 반납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오늘이었다. 조금만이라도 독서하겠노라, 앞으로 이어질 내용을 내 두 눈으로 확인하겠노라 딱 한 번 마음먹고부터는 순식간이었다. 얼마되지 않아 완독에 성공했다.
그래, 어쩌면 나는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이 책이, 이 작가가 최종적으로 시사하는 바와 같이 나의 깊은 안쪽을 들여다보고 이를 직시하는 것이 말이다. 고작 챕터 1에서부터 나는 은연중에 느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느꼈을 것이다.
그래도 완독함으로써 느낀 바는 분명하다.
누구나 심연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를 온전히 직면하고 인지함으로써 우리는 발전할 수 있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종의 기원이겠고, 또 현 인류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 그것이지 않을까 한다.
나라는 작은 존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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