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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지음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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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소리는 파동이라 사라지지 않는대."
🌱그는 그 앎에 의지하는 듯했다.

우리는 학교 운동장에 도착해 연두색 펜스에 등을 기댄 채 동이 틀 때까지 더 이야기했다. 그는 나와 계속 만나고 싶다고 했다. 🌱내가 그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뭔지를 그가 이미 다 알고 있어서 나는 불안해졌다.

171. 사람이 저렇게나 많은데 나는 한 사람과 만났고 오래 이 야기했고 그럴 수 있어 기뻤다. 🌱동시에 두려웠다. 살아가는 데에 특별히 필요한 게 없는 사람이 되려 했는데 꼭 필요한 뭔가가 생길 것 같았다. 꼭 필요한 뭔가가 생긴 삶은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런 고민을 하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소리를 엿들었다.

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지음
민음사 펴냄

40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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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213. 만약 이 일을 그만두면 엄마는 이제 무슨 일을 하지?
로비를 거닐며 엄마의 걱정을 들어 주다 나는 속엣말을 그대로 내뱉고 말았다.

"엄마는 커서… 뭐가 되려나?"

엄마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지음
민음사 펴냄

46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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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231. 엄마는 서울에서 사흘 정도 있다가 대전으로 돌아가곤 했다. 엄마가 본가로 가기 전날 밤, 나는 꼭 홍제천으로 달려 나가 한동안 뛰었다. 엄마를 기차 태워 보낸 뒤엔 내가 꼭 회까닥하기에 🌱미리미리 나를 다잡아 놓으려고.

엄마가 가 버리면 나는 꺼이꺼이 울게 되었다. 엄마의 손길을 탄 바람에 약간 낯설어진 자취방에서 혼자 쭈뼛대다가 야동을 틀어 버리기도. 야동에 집중하며 나의 혼을 한쪽에 빼놓는 셈이었다. 🌱엄마가 이 집에 있다면 절대 못 할 행동을 곧장 실행하며 '여긴 내 것!' 공간의 기강을 잡는 것이기도 했다.

엄마가 가고 나면 또 얼마나 울려나, 가늠하며 홍제천을 달렸다. 🌱지난 사흘간 엄마에게 잘못한 일과 잘한 일을 종합해 사칙연산 해 보면 눈물의 양을 대략 계산할 수 있었기에.

'엄마'라는 사람을 향한 책임감과 연민에 스스로 답답할 때도 있었다. 엄마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도 생각했지만 내가 달리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지음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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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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