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님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goldstarsky

+ 팔로우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표지 이미지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엘리 펴냄

영화로도 만들어진 표제작이 탁월하다. 두 시점을 오가는 소설은 하나는 외계인과 조우한 언어학자가 그들의 언어를 배우는 이야기, 다른 하나는 앞으로 닥쳐올 인생의 이야기가 된다. 선형적 시간관을 초월한 언어는 그대로 인식과 감각, 사고의 기틀이 된다. 주인공은 외계의 언어로써 오늘을 초월해 세계를 감각한다.

절망적인 오판, 고통스런 기억을 지운다면 오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실패한 업을 성공으로 바꾸고 떠나간 이를 곁에 둘 수 있을까. 그것이 삶을, 나란 인간을 더 낫게 할까.

거리에서 얻어맞던 늙은 말의 목을 붙들고 오열했다는 늙은 철학자는, 그러나 백번이고 천번이고 되풀이되는 가혹한 운명을 기꺼이 맞이하겠다 각오한다. 테드 창의 소설은 니체의 SF적 다시쓰기다. 너는 네 삶이 여전히 절망 가운데 처박혀 있을지라도 긍정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 앞에 쉬이 답할 수 없는 것은 내가 여전히 어리석은 때문인가 한다.
0

김성호님의 다른 게시물

김성호님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goldstarsky

오로지 역사를 모르는 이만이 기술발전이 인간과 문명을 진보케 하리라 확신한다. 불행히도 우리가 사는 세상엔 역사를 모르는 이가 훨씬 더 많으니 유발 하라리의 경고를 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AI 기반 알고리즘이 막대한 정보의 유통을 관리하는 새로운 권력으로 등극하리라 전망한다. 작게는 릴스처럼 사용자에게 무엇을 노출할지를 결정하는 주체로, 나아가 정당과 기업, 정부가 대중이며 소비자에게 현상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권력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 경고한다.

이에 대응하여 무대응이 대응이란 듯 자본과 패권의 논리로만 접근하는 우리 문명의 미래를 나는 암담하다 여긴다.

인간은 범용 AI의 알고리즘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각자의 현업에서 그에 의지하길 주저하지 않으니 그것은 한심함인가, 어찌할 수 없음인가. 모자란 대안에도 책을 필독서라 여기는 건 암담한 현실 가운데 이만한 논의나마 나눌 이가 흔치 않은 때문이다.

넥서스

유발 하라리 지음
김영사 펴냄

3일 전
0
김성호님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goldstarsky

기술발전의 종착은 어디여야 하는가. 천선란의 답은 '인간성'이란 세 글자에 머문다.

소설은 집안 사정도 성격도 다른 두 친구, 언니와 동생, 엄마와 자식들, 사용주와 사용자, 말과 인간, 로봇과 생명 사이를 잇는 데 집중한다. 닿지 않을 것만 같던 다름이 마침내는 닿아 이어지는 순간을 초1 교과서며 애들 보는 동화책스런 당위적이고 감상적 태도로써 그린다.

갈수록 빨리만 달리려는 인간의 독주가 연골이 모조리 닳아버린 경주마처럼 무너짐에 이를 것은 순리처럼 보인다. 그 질주에 대한 경고로써 소외된 것을 돌아보길 청하는 소설이 틀렸다고는 차마 말할 수가 없겠다. 너무나 외로워서 외로운 줄도 모르는 인간이 공존을 위하여 연대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란 얼마나 당위적인가.

그러나 난 추구미가 다정한 사람이므로, '착한 책이었고 내게는 맞지 않았음'이라고만 적어두기로 한다. 내게는 감동란보다 퍽퍽한 천선란이지만 영양가는 있겠거니.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지은이) 지음
허블 펴냄

4일 전
0
김성호님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goldstarsky

내게 독서는 밤하늘에 별을 쏘아 올리는 일이다. 어느 독서는 북극성이고 남십자성이 되어 삶의 지표이며 길잡이가 된다. 물론 존재하는 모든 건 사멸하게 마련이고, 그 빛조차 마침내는 흐려질 것을 안다. 그렇다 해서 어디 쓸모없는 돌덩이를 내 귀한 별들에 댈 수 있을까.

독서가 필연적으로 비독서로 귀결된다는 주장은 맞는 얘길지도 모르겠다. 태어난 모든 것의 귀착은 죽음이니까.

그러나 적어도 빛을 내고 있는 동안에는 말이다. 독서는 독서로 남는다. 그 동안엔 좋은 독서와 겉만 핥는 독서, 독서를 참칭하는 이 책 속 무수한 흉내내기가 결코 같을 수 없다.

고의적 어그로든 아니든 간에 궤변으로 가득한 책이다. 읽지 않는 것도, 대충 훑어보거나 다른 이의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도 독서와 매 한가지란 주장엔 퉤퉤퉤, 홀리한 아밀라이스를 뿌려줄 일.

되도 않는 일로 통빡 굴리지 말자. 안 읽은 책은 읽지 않았다고 하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지은이), 김병욱 (옮긴이) 지음
여름언덕 펴냄

4일 전
0

김성호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