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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빛 (강화길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펴냄

55. 거실로 나왔다. 조용했다. 하긴 시끄러울 일이 뭐가 있겠는가. 새벽 3시가 넘었다. 온 세상이 조용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시간에 언제나 잠들어 있다. 지친 마음을 달래고 다음날 을 기약하며 온몸의 힘을 풀어놓는다. 🌱그리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을 지치게 만드는 것들. 기억들. 가슴을 쿡쿡 찌르는 단어들. 그런 것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무의식이라는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을 둘둘 말고 있다. 부러워. 그렇게 쉴 수 있는 사람들. 마음 편히 잠들고 개운하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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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150.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것들에 감화되었다. 그들에게 내 마음을 모두 줬다. 동시에 돌려받기를 원했다. 그들의 완 치 사례. 극복 의지. 어느새 사라진 병. 완전한 회복. 그 이야기가 나의 것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나는 결국 깨닫곤 했다. 그들과 나의 병은 다르기에, 나는 절대 그들이 될 수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없이 찾아다녔다.

낫고 싶으니까.

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펴냄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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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108. "왜? 엄마 외로워 보이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무수히 많은 단어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목구멍까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엄마에게 그 단어들을 꺼내지 못했다. 늘 다시 집어넣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다른 말을 했다.

"외로우면 그런 곳에 다니게 되는 거야?"

"당연하지. 🌱다 외로워서 그러는 거야. 인간사 복잡한 게 죄다 그것 때문이다."

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펴냄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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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84. 그러니까 딱히 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문학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도망친 것이다. 전공 수업을 하나라도 빼고 싶어서, 다른 학과 시간표를 뒤적이다 발견한 과목이었다. 소설을 읽고 쓰는 수업이라고 해서 바로 신청했다. 박지수가 저지를 법한, 그냥 뻔한 일이었다.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벗어나기만을 원하고 그렇게 달아나지만, 그곳에서도 답을 찾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 있는 것.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그저 굶는 것. ✔️나를 굶기며 살아 있다는 자극을 받으며, 남몰래 안도하는 것.

85. 하지만 그 수업의 첫날, 강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슬픈 일, 기쁜 일, 잊을 수 없는 일. 그냥 스쳐지나간 일. 모두 고유한 이야기다.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그 순간을 바라보는 일. 이야기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나에게서 나를 떼어 놓으면 자유로워진다. 그 말 때문에 나는 그 수업에 남았다.

87. 나는 말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강사는 말했다. 누구나 고유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고. 그리고 🌱이 사람은 나의 고유한 이야기를 알아챘다. 글을 쓴 나는 전혀 몰랐는데, 이 사람은 알았다. 읽었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든 말하고 싶어 했다.

🌱나를 봐요. 나는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에요. 당신이 매번 새 로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새로운 사랑을 갈구하 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요.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는 다른 것들은 눈치채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사랑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 그 기억을 절대 버리지 못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까지.

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펴냄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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