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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빛 (강화길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펴냄

84. 그러니까 딱히 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문학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도망친 것이다. 전공 수업을 하나라도 빼고 싶어서, 다른 학과 시간표를 뒤적이다 발견한 과목이었다. 소설을 읽고 쓰는 수업이라고 해서 바로 신청했다. 박지수가 저지를 법한, 그냥 뻔한 일이었다.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벗어나기만을 원하고 그렇게 달아나지만, 그곳에서도 답을 찾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 있는 것.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그저 굶는 것. ✔️나를 굶기며 살아 있다는 자극을 받으며, 남몰래 안도하는 것.

85. 하지만 그 수업의 첫날, 강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슬픈 일, 기쁜 일, 잊을 수 없는 일. 그냥 스쳐지나간 일. 모두 고유한 이야기다.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그 순간을 바라보는 일. 이야기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나에게서 나를 떼어 놓으면 자유로워진다. 그 말 때문에 나는 그 수업에 남았다.

87. 나는 말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강사는 말했다. 누구나 고유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고. 그리고 🌱이 사람은 나의 고유한 이야기를 알아챘다. 글을 쓴 나는 전혀 몰랐는데, 이 사람은 알았다. 읽었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든 말하고 싶어 했다.

🌱나를 봐요. 나는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에요. 당신이 매번 새 로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새로운 사랑을 갈구하 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요.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는 다른 것들은 눈치채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사랑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 그 기억을 절대 버리지 못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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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179.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그래. 그랬다.

이제 막 등업이 되어 글쓰기 자격을 갖게 된 이들이, 갑자기 왜 느닷없이 완치 후기를 올리는 것인지,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믿어야 했으니까. 진심으로 믿었으니까.

186. 문득 묻고 싶었다. 당신은 최초의 기억을 찾았나요? 그 기억은 무엇이었나요. 그래서 마지막 동굴을 빠져나왔나요? 이후 당신의 삶은 어떻게 되었죠? 당신, 이제 더는 외롭지 않나요?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럴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답을 내가 해주기 전까지는, 절대 그 무엇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아, 채수회관은 이런 곳이구나.

✔️나의 절박함을 이렇게 움켜쥐는구나.

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펴냄

4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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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161. 살이 찌고 빠지는 것. 이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아니, 평소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었어. 내가 뚱뚱하다는 생각. 살이 찌면 안 된다는 생각. 뚱뚱한 나는 쓸모없고 끔찍한 사람이라는 생각. ✔️다 기만적이고 혐오스러운 자기 학대다! 폭력이다!

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펴냄

7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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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150.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것들에 감화되었다. 그들에게 내 마음을 모두 줬다. 동시에 돌려받기를 원했다. 그들의 완 치 사례. 극복 의지. 어느새 사라진 병. 완전한 회복. 그 이야기가 나의 것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나는 결국 깨닫곤 했다. 그들과 나의 병은 다르기에, 나는 절대 그들이 될 수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없이 찾아다녔다.

낫고 싶으니까.

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펴냄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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