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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이지영 (지은이) 지음
글항아리 펴냄

피아니스트,바이올리니스트,성악가,영화감독,사진 작가까지. 음악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았다.

음악이라는 건 대체 뭘까.사람이 만들어서, 사람을 울리고, 사람을 잇고, 사람을 구하는 예술. 매번 그 힘에 감탄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터뷰이들의 '음악에 대한 통찰'을 넘으면 '인생에 대한 통찰'이 나타난다. 다들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직접 겪기 전에는 와닿지가 않는다. 그래도 계속 곱씹고 싶어서 책을 소장해 둘까 싶다.

클래식을 더 잘 이해하려면 흔쾌히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도 넓히라는 박종호 선생님의 말에 밑줄을 쳤다. 더 많은 것들을 부드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그건 취향의 성장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성장이기도 하다. 듣는 음악이 넓어지는 것. 처음부터 내치지 않고 그래, 한 번 경험해볼까 하는 것.

클래식을 좋아하게 되면서 음악 외의 것들을 더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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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사건,밀실 저택을 연상시키는 숲,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은 제목. 그리고 "가진 능력을 다 쏟아부어야 하는(...)사건과 곧 마주하게 되리라고는."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는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탐정소설의 고전적인 요소도 빈틈없이 갖췄다. 개인사가 있는 탐정과 조수,막다른 길을 뚫어주는 단서,사람들을 모아놓고 진실을 밝히는 장면까지. 사건의 전말과 반전까지도 좋았다.

그런데도 5점을 주지 못한 건 중간 과정에 긴장감이 전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건에 얽혀서 신경이 분산되고 탐정의 입에서 밝혀지는 반전도 어지러웠다. 반전 자체는 멋졌으나 명료함이 없다고 할까. 너무 많은 걸 넣고 싶어서 혼자 떠든다는 느낌이 있었다.

종합하자면 좋은 재료를 어정쩡하게 요리해서 아쉬운 작품.그래도 다음 편은 어떠려나 은근히 기대가 된다. 그러니 누군가에겐 꽤 괜찮은 작품으로 다가올수도 있겠다.

아이가 없는 집

알렉스 안도릴 지음
필름(Feelm)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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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4권의 저서. 그야말로 다작하는 작가다. 쓰는데 두려움이 없고 아무리 그 '히가시노 게이고'라도 모든 작품이 걸작일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처음 접한 그의 작품은 <명탐정의 규칙>이었는데, 그때 느낀 감상은 클리셰를 정확히 파악하다 못해 농담거리로 삼을 정도로 추리를 잘 아는 작가라는 인상이었다. 이제 와서 평가받을 위치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이후로 그의 책을 몇 권 더 읽었고 크게 다가온 건 없었다.

그 다음에 읽은 것이 <장미와 나이프>다. 단편 추리물 모음이고, 역자 후기에 나와있듯이 레트로 풍이다. 사건현장. 탐정. 추리. 반전의 각 잡힌 구성을 갖는다. 다만 여기에 등장하는 탐정은 홈즈나 푸아로 혹은 미스 마플같은 '얼굴'을 갖지 않는다. 탐정 클럽에서 나왔다는 2인조의 간략한 인상은(심지어 탐정+조수의 전형적인 콤비)묘사되나 그들은 캐릭터보다는 유령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차갑고 일처리 정확한-엔딩에 이르면 스르르 모습을 감추고 없는 기묘한 존재들이다. 이 콤비가 언젠가 '얼굴'을 갖게 될지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장미와 나이프>는 탐정물이 아니다. 사건 그 자체가 주인공이다. 더 자세히는 반전을 위해 쓰여진 글이다. 탐정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현장에는 누구도 예상 못한 결말만이 남는다. 무언가를 예상했다고 생각한 순간 전혀 다른 곳에서 뒤통수를 맞는다. 속되게 말하면 막장드라마에 가까운 스토리인데, 애초에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회원제 탐정 클럽이니 막장이 나오지 않는게 더 이상하다. '이 막장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가 롤러코스터의 상승 파트가 되어준다. 막장에 반전, 신기에 가까운 탐정의 추리력이 더해지면서 롤러코스터는 빠르게 질주한다. 순식간에 도착 지점에 다다른 우리는 멍한 얼굴로 책을 덮는다. 추리가 이렇게 과속해도 되는 건가? 근데 재밌었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야. 라는 말을 하고 만다.

그래.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야.

장미와 나이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반타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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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러 감성과 한국 호러는 결이 다르다.일본은 신이 굉장히 많고,그만큼 잡신(귀신)도 많다.그러니 신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당연하다.그 ‘신‘에게서 비롯하는 저주,부적,인형이 추가적으로 따라오기도 한다. 반면 한국 호러는 한 맺힌 ‘사람‘과 인과응보를 기본으로 한다.공포를 느끼는 지점이 다르면 몰입하기도 어렵다.
개인적인 감상이겠지만,도리이(신사 입구의 기둥문)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 호러에 섞여들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들만 노리는 귀신은 그냥 변태녀석같고. 어디가 무서운지 잘 모르겠고. 모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게 최대의 매력이라는데 도무지 몰입이 안 됐다. 이런 걸 영화로 만들 생각을 했단 말이지. 일단 빌렸으니까 끝까지 읽자 싶어서 절반을 읽었다.

그런데 어느 지점부터일까.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변방 오컬트 잡지 기자를 컨셉으로 하고 있다지만 너무 깊이가 없잖아-싶던 것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화자에게 손목을 붙잡혀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밖‘에서 보고 있던 독자를 순식간에 ‘안쪽‘으로 잡아끈다. 세계와 화자의 경계선이 지워지고 만다. 잡지와 인터뷰,SNS에서 오려낸 이야기의 조각들이 모여 전혀 다른 그림을 만들어낸다.

역시 한국말도 끝까지 들어봐야 하고 소설은 끝까지 읽어봐야 안다. 하지만 그게 엄청난 재미나 공포를 느낄 만한 이야기라는 뜻은 아니다. 이 소설의 진가는 소재 자체가 아니라 빌드업에 있다고 감히 말해본다. 책 한 권 자체가 잘 구축된 작품이다. 끈질기게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를 함께 추적해 나간 독자만이 완성된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반타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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