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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어요
- 주요 대선 후보 책들을 다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의도가 뻔한 책들이지만 그래도 후보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퀄리티 있게 본인을 드러낼 줄 아는지, 혹여나 실제 행동들과 너무 차이가 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검증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집은 첫 책이 '콜라보네이션'이다.
- 편집이 상당히 잘 되었다. 기존에 대선 후보들이 급하게 들고 나오던 회고록과는 달리 현 시국에서 대한민국을 위한 아젠다 셋팅에 노력한 것이 좋았다. 물론 곳곳에 인간 안희정에 대한 홍보가 스며 들어있지만, 적어도 '신화는 없다'의 신화적 이명박씨 같은 모습은 아니다. 스리체어스의 직원분들의 뛰어난 안목인지 안희정 후보의 세심함인지 모르겠지만 책이라는 매체를 참 꼼꼼하게 사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민x안희정이라는 저자명에 알맞도록 빈칸을 두고 채워 읽어나가게 하거나, 곳곳에 안희정 후보의 필체를 넣어 투명성을 강조하는 정치 철학을 드러내는 식으로 책의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도록 했다.
- 최근 포탈에서 안희정씨와 관련된 글이 하나 올라온 것을 봤다. 반값 등록금에 대해 안희정씨가 한 발언이 그 내용이었다: "여러분, 미안합니다. 지금 내 형편으로 보면 반값 등록금까지 도저히 돈을 쓸 수가 없어요.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볼터인데, 당장에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얘기를 못하겠어요. 미안합니다." 20대 여성이 주축인 커뮤니티이기 때문인지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했다"는 식의 댓글들이 달렸다.
'콜라보네이션'에도 같은 발언이 소개되고 있으나, 저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절대적인 약자에는 노약자, 장애인, 어린아이, 여성이 있다. 노약자와 장애인, 어린아이는 물리적 요소를 인해 지원이 필요하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이 있고, 전쟁이 닥치면 남성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약자다. 그런 다음 사회적 약자가 있다." "절대적인 돌봄이 필요한 부문에도 국가 재정이 턱없이 부족하다. 복지의 근간부터 튼튼히 해야 한다. 그것은 공동체의 의무이자 모두의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타인의 불행 앞에서 우리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그래서 저자가 반값 등록금에 앞서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부분은 여성에 대해 가해지는 "시민 사회 내부에 잠재한 문화적 차별"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젠더 보다 경제적 위치가 훨씬 크게 삶을 위협하는 요소일 수 있겠고, 반대인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이 두 가지를 개별적으로 취급하지 않고, 한정적인 국가 자원과 복지라는 정책적 틀 안에서 둘을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설정하고, 나름의 논리를 적용하여 어떤 것을 우선시할지 설정하는 노력은 상당히 성숙한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고려대에서는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저소득층 장학금을 확대했다. 가장 이상적으로는 두 장학금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충분하게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고려대도 비슷한 맥락에서 "절대적"이라고 생각 되는 약자를 설정하고 과감하게 분산보다 집중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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