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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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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우리는 얼굴 없는 살인자였다)의 표지 이미지

터널

소재원 지음
작가와비평 펴냄

읽었어요
인간이 만든 재앙.
요즘 세대 혹은 앞으로 더 발전될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터널이라는 공간을 이용하여 잘 나타낸 것 같다.

그가 터널에 갇힌다.
처음엔 모두들 그를 걱정한다.
그녀는 사람들의 힘을 입어 그나마 살아간다.
그들은 점차 그가 죽었다고 한다.
그녀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 인정한다.
그는 싸늘하게 발견된다.
그들은 그녀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아니 터널 속에 가둬버린다.
그녀 또한 세상이라는 터널 속에서 버티지 못한 채 싸늘하게 발견된다.

현실과 너무 닮아버린 책 속 상황으로 인해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났다.
너무나 슬픈 둘의 사랑을 파괴시키는 건
단순히 터널 사고가 아닌 '사람들'이었다.

무책임한 건설회사와 인부들, 그리고 집에서 편히 쉬면서 악성댓글을 달고 있는 사람들.
그들 모두가 터널 사고보다 더 극심한 재앙을 주는 '사람들'이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쓰고 있는 글들과 생각하고 있는 생각들에 대해서
그 당사자가 아닌 나의 생각들이, 혹은 글들이
당사자에겐 상처와 아픔이 되지 않았을까...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동물이기에
나부터 돌아보게 된다.
그렇기에 조금은 이기적일 수 있고, 개인주의일 수도 있는데
그게 타인에게까지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로 나왔음 좋겠다. 책으로 읽어지는 것도 좋지만,
영화화 돼서 좀 더 많은 사람들, 많은 연령층이 보고 느꼈음 좋겠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무엇보다 내가 쓰고 있는 댓글에 대해..
혹은 마녀사냥으로 몰고 가는 요즘 세태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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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마치 살아있는 듯한 인물들.
그리고 있었을 법한(어쩌면 있었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
그러다보니 소설이 아닌 일기처럼 읽혀졌다.
각자의 일기를 통해 '심시선'​이라는 인물을 그려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성'이라는 자리 혹은 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험하고 모진 세월을 견뎠던 심시선.
그랬기에 누구보다 독창적이고 진취적이였던 그녀.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히 다 공감할 수 없을만큼 아픈 시간들.
지난 시간들이기에 아름다웠다 추억할 수도 있고
그 시간들을 통해 매력적인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어쩌면 심시선이 세상에서 돋보였던 건 세상이 그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은 더 따가워지고 있다.

소설 속 화수의 말처럼, 세상의 공기는 따갑다.
숨쉬는 것조차 때로는 버겁기까지 하다.
많은 세월이 흘러 수없이 변화했다고 하지만,
어떤 부분은 여전히 퀴퀴한 공기들로 가득차 숨막히게 만든다.

그런 세상에 대한, 어쩌면 여성으로서 그런 세상을 마주한,
특히 여성 예술가들이 겪어야 하는 수많은 현실들을
이렇게나마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각자의 방식으로 심시선을 추억하는 모습을 통해,
그리고 그녀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인물들을 통해,
따가운 공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들을 통해,
기분 좋게 책을 덮으며 살짝 생각에 잠겨보기도 했다.
그만큼 여운이 길게 남는 이야기였다.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문학동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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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우리는 살면서 '우리'가 먼저라고 배우고, 늘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데 익숙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생각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진짜 '우리'가 되려면,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이 먼저 튼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잘 알고 아낄 줄 알아야, 그 단단한 '나'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도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진정한 '우리'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엔 '우리' 안에 내가 사라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나'의 존재가 더 중요해진 시대이다.
특히 인공지능까지 함께하는 세상에서는, 오히려 AI를 통해 '나' 자신을, 또 '사람'이라는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빠른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면을 잘 들여다보고 '나'라는 사람을 확실히 아는 게 중요하다.
과거의 경험도 소중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지혜롭게 상황을 보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힘이 더 필요하다.
그래야 급변하는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내 마음의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혜롭게 살아가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기는 조급함이나 소외감 같은 감정들도 훨씬 덜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돈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제 그런 물질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과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아는 것이다.
진짜 '가치'는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진정한 공존은 서로가 같은 존재임을 인지하고 감싸 안을 때 가능하다.
내가 '나'답게 잘 살아갈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더욱 안전하고, 평화롭고, 다채로워질 수 있다.

시대예보

송길영 지음
교보문고(단행본) 펴냄

4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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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날마다 느낄 수 있는 행복.
그것으로도 충분히 하루가 가득 찬다.

많은 돈, 많은 시간이 생긴다고
그 행복감이 달라진다고 한다면
그것이 주어지지 않은 삶 속에서는
행복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굳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걸 채우기 보다는
이미 주어진 행복을 누리는 것이
더없이 행복한, 그리고 더 오래가는 행복인 듯 싶다.

셀마

유타 바우어 지음
키위북스(어린이)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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