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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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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류

이립 지음
새움 펴냄

읽었어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어떻게 보면 신선하면서도 자극적인 소재.
'복제인간'

도덕적, 윤리적, 종교적인 문제를 넘어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음을
얘기하는 책이면서도 동시에
그 혼란 속에서
인간에 대한 정체성을 상실해버릴 수 있는
인간의 모순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닙니다. 오해가 크신 것 같군요.
그들은 전혀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약간 망설이면서 제게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다시 복제를 의뢰한다고 말입니다."

일주일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대통령의 죽음. 복제된 인간. 대통령의 기억. 그리고 또 일어나는 복제.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복제인간'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것.
'인간'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
이 책은 그 기초적인 물음에 대한 질문을 끝없이 하게 한다.

진짜라고 할 수도.. 그렇다고 가짜라고 할 수도 없는
그들의 존재를 과학적인 증거로 설명해버리니 (물론 책 속에서 존재하는 가설일테지만,)
그들을 죽이는게 '살인'인건지 '제거'인건지 부터
그들의 존재로 인해 벌어질 상황들..
어쩌면 이미 책 속에서 벌어진 상황들을 보며
약간의 소름이 돋았다.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아서...

인간의 욕심으로 부터 시작된 이야기.
그리고 그 욕심이
얼마나 커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지,
얼마나 참혹한 현실을 불러오는지,
알면서도 또 다시 욕심을 드러내는
인간의 존재를 한없이 까발린다.

금방 읽게 되지만, 금방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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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모두 다 같은 삶은 사는 건 아닐테지만,
누구나 제자리 걸음을 할 때가 있다.
나아가는 듯 하지만 힘만 빼고 있는 순간이 있다.
그 때 우리는 되돌아봐야 한다.
그 때 우리는 그 걸음을 멈춰야 한다.
그 때 우리는 잠시 가만히 있어야 한다.

놓친 것이 있을테니,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 있을테니,
차마 내 것이라 욕심내지 않았던 것이 있을테니,

어느 순간 그것들의 흔적이 눈 앞에 나타난다면
잠시 눈을 감고 흔적의 시작점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마음이 이끌었던가.
생각이 이끌었던가.
아니면 그냥 몸이 움직였던가.

그 끝을, 아니 시작을 찾아가보면
삶은 좀 더 내 것이 될 테니.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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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파과 : 흠집이 난 과실, 이미 이루어진 것을 깨뜨리거나 망가뜨림


평탄하지 않았던 인생.
그 무엇에도 기댈 곳이 없이, 기대본 적 없이 살았던 인생.
바랄 것도 없었고 바라지도 못했던 인생.
달콤함이라는 분홍빛깔이 끝내 미치지 못했던 인생.

그런 인생이 느닷없이 물들었다.
아주 작은 햇살로 인해
잠시나마 미소가 번지는 듯 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파괴했던, 혹은 파괴될 수 밖에 없었던 연약한 순간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한 번도 제대로 사랑받아 본 적 없기에,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또한 서툴고 투박하다.
일상의 행복은 그들에게 너무나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극히 평범했던 인생은 타인의 의해 삐끗했고, 결국 끝없이 부서져 내린다.
평생 받지 못했던 사랑과 주지 못했던 사랑이 한 번에 쏟아져 나올 때,
그것은 미숙한 투정이나 따스하게 보듬어주지 못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 어설픈 몸짓 속에서, 그들이 지나온 매몰찬 삶의 흔적들이 보인다.
단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 작은 바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두 인물이 마음 아프게 한다.

작가는 이처런 파편같이 부서진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고 절절하게 그려냈다.
글 속에 각 인물에게 쏟아부은 작가의 깊은 감정들이 오롯이 녹아들어,
두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그들의 아픔을 따라가다가 끝내 긴 여운을 가지고 책을 덮게 된다.

파과

구병모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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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 강혜리님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게시물 이미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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