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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강신주 외 1명 지음
시대의창 펴냄
꼬박 하루하고 반나절에 걸쳐 이 책을 다 읽었다. 지루하지 않았다. 지루했다면 600페이지나 되는 책을 끝까지 못 읽었을 것이다.
책의 형식이 이채로웠다. 전문인터뷰어와 작가의 대담을 책으로 만든 것이다. 거기다가 편집자 일러두기에 "저자가 자주 쓰는 비표준어와 비속어는 인터뷰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한글맞춤법에 따라 바로잡지 않았다"란 프롤로그 앞 장의 작은 글씨가 나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공감의 연속이었다. 특히, 아이들에 대한 나의 욕심을 느낀 부분은 정말 좋았다. 언제부턴가 어렴풋이 나의 잘못을 느끼고는 있었다. 그러나 항상 까마귀속에 있는 나는 나도 모르게 동급 까마귀로 변해 있는 것도 몰랐다. 그렇게 아이들을 까마귀로 만들려고 했었다. 참 다행이다. 아이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아서...그래서 아이들에게 톡을 보냈다. 사랑하니까 사과했다.
"아빠가 옛날에 내일을 위해 어쩌구 저쩌구 한거 다 개소리였다. 현재인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야 돼. 내일은 생각하지마."라고....
행복에 대한 느낌도 공감한다. "삶은 아프다. 가끔가다 아픔이 가실 때가 있는데 우린 이걸 행복이라고 한다. 그리고 행복의 상태는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난 이미 행복은 살면서 느끼는 아주 작은 일시적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진정한 행복은 소박한 것에서 온다고 믿고 있다.
그외에 주인과 노예, 자유와 사랑, 돈과 일, 경쟁과 자본주의, 자존심과 비겁 등 많은 화두에 공감한다. 그러면서 "옳게 사는 것은 상당히 힘든 것"이란 저자의 말에 깊은 위로를 받는다. 나의 경험때문이겠지...
그렇다. 난 힘들었다.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 힘들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병이 생긴거고...난 잡초처럼 살아야 했다. 그런데 질 좋은 까마귀로 살고자 했다. 그것이 가장으로서의 무게 때문이었을까? 그렇다면 저자의 말대로 강해지던가?!! 강하지도 못하면서 힘들게 살려고 했다. 그것이 문제다.
해법은 두가지다. 강해지던가. 아니면 힘들게 사는 것을 포기하던가다. 지금은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직장도 그만두고 소비도 안하면서 하루 종일 책만 보고 있다. 발버둥일지도 모른다.
저자도 내 마음을 이미 읽고 있는 듯이 마지막 화두를 던진다. "스스로 주인으로 사유하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신은 용기가 있는가? 당신은 주인으로서의 삶을 감당할 힘이 있는가?" 정직하게 말해 지금은 없다. 그래도 노력을 할테다. 숟가락 얹지 않고.
(저자 : 강신주 & 지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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