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별이 떴을 때 그는 집을 나섰다.
공기를 들이마시자 폐 가장자리가 가볍게 어는 듯했다. 무릎을 들어 눈 위에 발을 얹고 무게를 얹었다. 발이 눈 속으로 깊이 묻혔다. 물기가 별로 없이 팍팍한 눈이라 걷기에 나쁘지 않았다. 발을 올리고 그다음 발을 내려놓았다. 다음 발. 그다음 발. 그는 머리를 감싼 모자 속으로 메아리치는 숨소리를 들었다. 하, 후, 하, 후.
그는 상상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텅 빈 납골당으로 들어서는 사람, 눈사람과도 같은 거인, 그의 등과 머리에 쌓인 눈, 체온의 냄새. 한발 한발 전진해갈 때마다 그는 그에 관한 꿈을 꾸었다. 그에 관한 꿈으로 완전에 가까워지고 있었으므로 그는 갈 수 있었고, 살 수 있었다.
하.
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