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책키북키 의 독서 모임 후기입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2018년에 읽었던 책들 중 추천하고 싶은 책을 서로에게 추천하고 교환해 읽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1. <악의>- 히가시노 게이고
딱히 설명이 필요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작.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탄탄한 구조에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할 소설.
2. <회색 인간>- 김동식
SNS에서 처음 접하고 흥미가 생겨 읽은 책이다. 무엇보다 작가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사망 공동체> 편을 추천한다.
3. <거짓말이다>- 김탁환
세월호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이도 울었다. 내가 참 무관심했구나, 추모한다는 말을 참 가볍게도 써왔구나, 하는 후회와 부끄러움이 물밀었다. 더 이상 우둔하게 살고 싶지 않다면, 뉴스로만 접했기 때문에 세월호 사건이 멀게만 느껴진다면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4.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장석남
마리몬드 리커버 한정판의 표지에 혹해서 구매한 책이다. 사실 시는 내게 매력적이면서도 동시에 너무나 어려운 문학이어서 이 책 역시 초반에는 읽는 과정이 아주 즐겁진 않았다. 그러다 중간 즈음, 돌연 의미를 파악하려 분투하기보다 그 자체로서 분위기와 표현 등을 즐기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웬걸, 갑자기 시가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물론 그 작품이 지닌 깊은 뜻을 파악하며 읽는 것도 의미있지만, 이렇게 시가 불러주는 대로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속에 가만히 서 있어 보는 것도 그 나름대로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총 네 권의 도서가 추천되었고, 이후 약 한 시간 반 정도 서로 책을 교환하여 읽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여담. 한 분은 모임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곧바로 추천받은 책을 구매하기도 하셨습니다ㅎㅎ)
이번 모임도 즐거웠습니다!
#플라이북 #독서모임 #책키북키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장석남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고있어요
5
독서 모임 #책키북키 의 네 번째 모임 후기입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장 튈레의 <자살 가게>를 읽고 이야기 나눠 보았는데요, 몇 가지 질문을 만들어서 각자의 의견을 밝히고 그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바로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정리해 볼게요!
1. 책(혹은 영화) 속 가장 충격적이었던 자살 방법은?
- 독사과를 먹기 전에 각자의 방식대로 그 독사과를 그린 뒤, 그 그림을 자살 가게에 기부하는 것. 자신의 목숨을 파괴하기 직전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하나의 예술 작품을 완성하도록 만드는 가게 주인의 심리가 특이했다.
- 아무런 무늬가 없는 하얀 마스크의 코 부분에 아주 작게 거울을 붙여 두어서, 그 거울 속에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 너무 흉측하다며 폭소하다가 그대로 죽어 버렸던 장면. 자기자신에 대한 혐오가 어느 정도까지 생겨야 그런 자살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2. (책 속의) 알랑의 마지막 선택의 이유?
- 개인의 죽음이 스스로에게는 얼마나 타당할지 몰라도 타인에게는 한없이 허무하고 뜬금없어 보인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인 것 같다.
- 이건 알랑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선택인 것 같았다. 독자들에게 충격 요법을 주기 위해.
(전체적으로 알랑의 마지막 선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3. 개인의 자살은 존중받아야 하는가?
- 찬성: ‘생명은 소중하다’, ‘삶은 아름답다’, ‘의지만 있으면 어떻게든 살아진다’라는 말은, 하루하루가 고통뿐인 사람에게는 조금도 효과적이지 않다. 자살을 하는 사람의 심리를 우리가 이해할 수 없듯, 우리도 그 사람의 고통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삶에서 단 한 톨의 행복도 찾을 수 없다면, 일분일초가 고통의 연속일 뿐이라면, 나는 그 사람의 선택을 이해는 할 수 없어도 존중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러나 나는 자살을 할 생각이 없다).
- 반대: 어떠한 이유에서든 자살은 용납될 수 없다. 생명은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존귀한 것이므로 이 순간이 괴롭다고 해서 함부로 저버리거나 해서는 안 된다. / 이미 죽을 각오를 했다면 차라리 그 각오로 어떻게든 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기할 건 포기하고, 작은 행복이라도 찾으려는 노력을 한다면, 자살을 선택하게 했던 요인들이 오히려 작고 하찮게 보일 것이다. 그러한 노력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목숨을 버리는 것은 오만하고 어리석은 행동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질문과 답변들이 있었지만 후기에는 이정도만 적겠습니다.
아무래도 ‘자살’이라는 무겁고 조심스러운 주제를 다루다보니 다른 책들보다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만큼 진중하게 토론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진지하고 엄중한 분위기가 이어져서 왠지 재미있었네요ㅎㅎ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플라이북 #독서모임 #책키북키
6

플라이북 이벤트를 통해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소설과 에세이 둘 중 어떤 것도 아니고 어느것도 아닐 수 없는, 참 애매모호하다. 짧은 이야기들이 모이고 모여 하나의 세상을 보여주는 짜임새라고 표현하면 적절할까. 서로를 모르는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하나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 <숨>은 오묘하고도 적절하다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점은 작가의 끝없는 이야기 주머니였다.
세상에 그토록 많은 그와 그녀들을 작가는 어떻게 만났을까? 그리고 어떻게 그토록 세세하게 기억해냈을까, 어떻게 그만의 인물로 살아 숨쉬게 해 주었을까.
고백하자면 나도 이런 비슷한 프로젝트를 계획한 적이 있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 혹은 내게 인상이 깊게 남은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 비슷한 걸 써 보자는 것이었다. 사람은 너무나 다양하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더욱 방대하며, 그 모든 사정들을 내가 모두 보듬고 있을 수는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의 초라한 집중력은 금세 지쳐 버렸다.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지 않을까? 그 순간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을, 상황을, 감정을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보다 더 냉정하게 외면하고 마는 것. 이런 나와 달리 작가는 어떻게 그 많은 그와 그녀들을 마음 속에 담아둘 수 있었을까?
작가가 에필로그 대신 썼다는 마지막 이야기 <옥상에서>를 통해 들려준 것처럼, 홀로 옥상 난간에 누워 한없이 시간을 떠나보내야만 했을 때 그 남은 자리에 그와 그녀들을 차곡차곡 쌓아둔 것일까. 특별할 수도, 평범할 수도 없는 그들의 일상을 채워주기 위해, 우리가 일상이라 부르는 세상의 모서리에 아슬하게 발붙이고 있는 자들끼리 꼭꼭 뭉치기로 약속이라도 한 걸까.
먹먹하면서도 왠지 샘이 나는 느낌이다. 나의 평범한 일상도 언젠가 작가의 마음 안에 담겨질 날이 올까. 그보다 먼저, 정체를 모르는 작가를 대신하여 내가 그와 그녀들의 일상을 하나둘씩 담아내 보아야겠다.
#플라이북 #책키북키 #숨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