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님의 프로필 이미지

@solevgl

+ 팔로우
암리타 (アムリタ)의 표지 이미지

암리타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민음사 펴냄

우선 이책을 다 읽었다는것에 대한 기쁨부터. 보통 한번 책을 읽으면 적어도 몇일 내에는 다 읽을정도의 집중력이지만 이책은 꽤나 오래걸렸다(그렇다고 많이 길진 않다 한 3주?) 내가 집중력이 좋지 않나하고 혹시나 다른분들의 감상평을 읽어보니 반년걸리신분도 일년이걸리신분도 대다수인걸 보면 이책은 이런책인것같다. 이점을 알고나니 이책이 더 좋아진걸 보면 어점 나는 살짝 변태적인 부분이 있다는걸 인정할수 밖에 없는것같다.

보통 하루걸러 다시 읽으면 기억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앞부분을 다시 훑는게 정석인데 이 책은 뜸뜸히 펼쳐도 내용이 이어졌다. 이건 작가의 힘이겠지

너무나 허황된 얘기들이 주였는데 그 허황됨이 거북스럽지 않았다. 이것또한 작가의 힘. 책을 덮을때 작가의 [태어날때부터 신비주의자였다고 자처하는 요시모토 바나나는 암리타를 씀으로써 비로소 신비주의자인 자신을 현실 속에 구현했는지도 모르겠다] 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였다. 97년도 작품주제에 상상력은 훨씬 그위를 엇돈다. 소설의 힘이고 작가의 힘이다.

외로움을 떼어낼수 없다라는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실을 받아들이는것과 알고만있는것은 엄연히 다르다. 주인공 사쿠미가 겪는 그 상황들에 그 무덤덤한 특유의 언어들, 안개처럼 곧 사그라질것마냥 하지만 어느순간 적셔져있는 그 문체들은 그자체로도 외로운것마냥 허무하고 허무한것마냥 다시 태어나는 이책을 읽고나니 감상평마저 이책을 문체들과 비슷해진다. 또다른 깨닮음이란 난 참 감응성이 좋은편이구나 라는것. 바나나씨의 책은 앞으로도 뜸뜸 읽어야지

마지막부분의 현실감있던 전개도 마음에 들었다. 신비주의자지만 결국 지금 현실에 있는 사람이 아닌가. 절충일지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드는 마무리였다. 꽤나 괜찮았던 책이다. 종이로 적다보면 이정도밖에 안되는 일이 펼쳐보면 그렇게도 진했던 나날들. 나도 그런 진한 날을 보내고있다. 그러니 외로움에 지지않기를
2018년 6월 6일
0

솔님의 다른 게시물

솔님의 프로필 이미지

@solevgl

작가가 구름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문장 하나하나마다 보여 그것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내가 좋아하는걸 알려주고싶어하는 그 안달복달한 마음.

그러나 이야기가 너무 왔다갔다하는 구성은 이해와 집중을 더디게 만들었다.

구름에 대한 과학적 지식도 좋았지만 그보단 좋아함을 넘어서 사랑하게 된 사람에 대한 경외가 느껴졌다. 나는 요즘 사랑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좋아함을 넘어선 사랑.
그걸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나는 좋아함만 많아선 왜 깊어지지가 않는지.

구름을 사랑한 사람의 책에서 구름보다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에게 몰입되는 요즘. 나도 무언가를 그렇게 사랑해 보고 싶다

구름 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
김영사 펴냄

4일 전
0
솔님의 프로필 이미지

@solevgl

안락사에 대해서 토론을 해본적이 있다.

저자는 2년동안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 죽음을 선택하기위해 벨기에로 망명하여 안락사를 맞이했다. 이 책에서 기억나는 문장은 하나다. “나는 욕망없이 살수없다.”

그렇다. 맞다. 나도 욕망없이 살수 없다.
밥을 먹을때 남들이 퍼준 숟가락을 힘없이 물어야하고, 걷고싶을때 걷지못하고, 머리카락을 쓰다듬지못하고, 눈을 비비지 못하고, 화장실은 수치스러운 공간이 될테며, 그럼에도 수치를 받아들여야하는 끔찍한 생애. 몸이 간지러워도 긁지못하고, 보는것 듣는것 만지는것 모든것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삶.
삶은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내야하는걸까.

나의 지인이, 나의 부모가 그 고통끝에 안락사를 말할때 그들의 빈자리를 슬퍼하는 내 모습에 무너져 그들의 고통보다 내 슬픔이 더 우선시되는거라고. 난처하게도 나는 그랬다.

죽음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의 마지막은, 여름

안 베르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3주 전
0
솔님의 프로필 이미지

@solevgl

나도 누군가 나를 이렇게 궁금해해줬으면 좋겠다.
나의 이야기들을 아주 사소하고 소소하고 수수한것들이라도 나이기에 궁금해해준다면. 잡문집을 누가 읽어, 근데 하루키의 잡문집이라면 말이 다른것처럼.

나는 하루키소설은 그럭저럭인데 잡문같은것에 오히려 더 빠져드는쪽. 참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비채 펴냄

3주 전
0

솔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