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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가 정의하는 문사철의 인문학이 아닌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서 인문학을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인문학을 인간의 문제를 되짚어보고 성찰하는 학문이라고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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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 보니 의학이나 심리학 같은 것들도 인문학에 넣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문제를 본다면 육체와 정신도 함께 살펴야 하니 말이다. 개인적인 인문에서부터 그 개인이 모여 있는 사회와 관련된 인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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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문학을 조금씩 알아 간다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사고의 확장이나, 다각도로 문제를 볼 수 있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이다. 기존의 지식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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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법 중에 하나는 역시 인문학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자유자재의 생각은 과거와 현재의 나를 성찰하고 새로운 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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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성찰을 인문학적 반성이라고 명한다. 엄마인 내가 나 스스로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찾아 살아간다면, 아이에게 그대로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혁명은 엄마에게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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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는 나 자신에서 시작된 변화이겠지만, 이는 나비의 날개 짓 한 번처럼 점점 커지면서 나의 아이에게도, 그리고 주변 이들에게도, 우리의 ‘함께’가 다른 함께인 이들에게도 좀 더 나음을 전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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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깨달았다. 시험 공부하는 과목으로만 대하던 역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짚어 보았다.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자꾸 의식의 일각으로 끌고 오지 않으면 무의식에 묻혀 버리고 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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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무 어렵다. 본격적으로 역사에 대해 공부하지 않아서 더 감이 안 잡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역사를 역사 그대로의 객관적인 모습, 혹은 역사의 이면까지도 잘 살펴볼 수 있을까? 분명 지금 지나가는 순간 순간도 다 역사가 되고 있는데, 마냥 멀게만 느껴진다. 살아 숨쉬는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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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보지 않고, 세계사 배경 없이 사상가와 그의 사상만을 머리로 습득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저자가 예시로 들어준 이야기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세계사를 함께 공부해야 하고, 그 시기의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사상에 열광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그것이 ‘나’를 대입하는 방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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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가야 철학의 장점을 얻어 올 수 있다. 내가 포함되어 있는 이야기 속에서만 제대로 질문하고,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다. 철학이라는 것이 머리로만 하는 탁상공론이 되지 않게 하려면, 진정한 삶을 위한 방식을 위한 철학이 되게 해야 한다. 어쩌면 철학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쓰지 않고, 철학을 대하려고만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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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 또한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많은 이들이 육아서를 그저 이론은 이론일 뿐 실전은 다르다, 혹은 그건 이 사람의 이야기이고, 내 이야기는 다르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내 상황에 적절히 가져와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다. 항상 어떤 것이든 ‘나’를 넣어서 생각하는 버릇을 들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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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엄마가 초지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역사 공부도 해야 하고, 신문도 읽어야 하고, 한, 두 달에 한 번 시집도 읽어야 하고, 일년에 한 번 희곡도 읽어야 하고, 전시회도 다녀야 하고. 너무 할 일이 많다. 해야 할 숙제를 엄청나게 많이 받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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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고, 편하게, 그러면서 그 필요성을 정확히 명시해 놓아서 막연히 뒤로 물리기에는 아쉽다. 하긴 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겁은 조금 난다. 그래도 엄마니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으니까, 역사, 철학, 예술, 문학, 정치와 경제로 한 걸음씩 나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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