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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라 쿠트너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읽었어요

연애소설인줄 알고 집었던 책이었고, 7월의 뜨거운 태양아래서 내 마음 또한 들떠있을때 절반 정도 읽었던 책이다.
예상과는 달리, 글의 초반부터 헤어진 카로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녀는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
그리고 나는 친구에게 "독일에 내 영혼의 쌍둥이가 있나봐" 라고 말했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아픈 구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20대 초반이든 후반이던 간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쩔수 없는 불안과 우울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아니, 현대 사회가 아닐 지라도, 인간이니까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우울도 사람의 성향, 살아온 방식, 그 정도에 따라 다 다르게 나타난다.
작가는 이러한 우울을 정말 소름끼치리만큼 잘 표혔했다.
글을 못 쓰는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그 소소한 감정들 마저 다양한 비유로 잘 표현했다.
그리고 그러한 묘사에서 오는 공감성 수치, 흔히 뼈 때렸다고 말하는데, 나는 꽤 뼈를 많이 맞은 것 같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아프고, 또 부끄러운 그 얼굴들을.

중반 이전 파트를 내가 읽은지 오래되어서 이전에 언급한진 모르겠지만, 카로가 정신과 의사에게 자신의 검은 똥같은 덩어리들을 쏟아내버린다.
봐, 내가 이렇게 아플만한 이유가 있잖아 ! 라고 외치는 것같았다.
대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그 상처를 온전히 남의 탓이라 여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결국 작은 일에 신경쓰고 예민하게 구는 것은 내 마음의 문제라 생각하고 날 괴롭히고 있으니까.
카로가 막스와 함께 이 모든것에서 잠깐 신경을 꺼버리고, 자신의 행복을 현재 느끼고 있는데서 이 소설은 마무리된다.
내가 생각하는 내 문제의 해결도 이것이었다.
그냥, 신경을 안쓰면 된다. 가장 어려운 것이고 많은 제반조건을 필요로 하고 많은 치료와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결국 우리는 "문제의 해결" 이 아닌 "신경 안쓰기" 를 목표로 하고 이 삶을 살아낸다는 사실을
한국에서 뿐만이 아니라 독일에서도 똑같이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마음에 새겼고, 그것은 내 마음에 깊이 자리해서 내 마음의 방어막으로 쓰일것이다.

단지, 카로가 차분하고 나의 모든 우울과 성질을 받아줄 남자친구를 찾음으로서 문제의 해결이 진척된단는 사실은 조금 짜증났다.
그런 사람을 못찾으면? 그런 사람이 없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지겠지.

그래도 나에겐 또 다른 보완제가 존재하겠지, 라고 내버려두는거, 그게 나한테 이 책이 선물한 마음이다.

2018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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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wmyxxiuoyp

늘 즐겁고, 재밌고, 기분좋게 읽을 수 있는 정세랑 작가님의 책 🖤 캐릭터들 하나하나 너무 귀엽고 에피소드도 신박하다.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지음
민음사 펴냄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20년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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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날레스

@zawmyxxiuoyp

빠순이였고, 지금도 빠순이인 내가 10살은 족히 넘을 것 작가의 글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웃프다.
분명 세대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내가 느꼈고 경험했던 일은 다른 양상으로 대한민국의 곳곳에서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 흥미진진한 사건이 전개 되지 않았어도 충분히 나는 고개를 쓰덕이며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나도 그랬었다.

항구의 사랑

김세희 지음
민음사 펴냄

2020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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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날레스

@zawmyxxiuoyp



사랑. 가장 자극적이면서도, 가장 만연하며 또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로맨틱 영화를 주로 봐온 나에게는 로맨스는 그저 해리포터와 같은 판타지였다.
나의 짧은 인생동안 내가 교육받아아온 사랑이라는 관념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고, 그래서 나는 더욱더 회의적이었다.
다 허상일뿐인, 그저 누군가가 만들어냈고 인류가 답습해온 허상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더 의문스럽고 호기심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왜 다 사랑하고 싶어 마지 않고, 자신을 사랑을 전시하고 싶어 마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을 폄하할까?
그리고 모든 위대한 사상가들 또한 사랑에 대해 한마디씩 할까? 혹은 이성으로서 무장한 냉철한 그들도 어떤 열정적인 힘에 휩싸여서 무너져리고 슬퍼하고 정신을 잃을까?

그리고 이 책은 나름의 해답을 주었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덧없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의 원리 속에는 이미 사랑의 종말이 새겨져 있다. "

알다시피, 이 관념은 하나로 정의할수도 없으며, 다른 관념들과 촘촘하게 연관되어있다. 작가는 나름의 부류를 잘 나누어 이를 설명하려고 했다. 한편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핫핑크 색과 표지 일러스트와는 다르게 쏟아져나오는 방대한 철학자들, 과학자들, 심리학자들의 이름과 문학들은 나를 당황스러우면서도 지식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기쁨 또한 주었다.

기록할 것이 너무도 많았다. 흔한 요샛말로 "띵문"이라고 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인간들 간의 성애적 일들은 늘 흥미롭고,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내가 겪은 한정적인 상황과 관계들에도 적용되는 일들이 많았고, 친구의 이야기, 영화로부터의 간접 경험들 내가 간접적으로 체험한 모든 사랑과 관계된 일들에 접목할 수 있고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게 해서 절대 단번에 읽을 수 없는책이었다.

흥미로웠던 것은 거의 모든 장에서 나타나는 사랑에있어서의 여성과 남성의 권력 관계는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답습해왔던 가부장제에서 다른 세계를 향해 발버둥 치는 여성들이 많아진 현대에 살고있는 나에게 감사와 또 슬픔 또한 선사했다.

모든 부분에 대해서 완벽한 공감이 됐었던 것은 아니다. 엥, 이건 또 뭔소리래 싶은 부분도 있었으나 보지못하고 상상해보지 못한 세계들 또한 나에게 소개했고 놀랍기도 하였다.


이책을 읽고나면 철학자들에 대해 더 알아보거나 문학작품을 읽고싶어 몸이 근질거릴것이다.
나는 수없이도 많이 인용된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과 플라톤의 <향연>이 가장 궁금하고, 또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관계 또한 알아볼 예정이다.

번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읽으면서 걸리적 거리는 부분도 딱히 없었다. 늘 그렇듯이 철학이라는게 한번 읽는다고 한번에 머리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니까.
영어로 읽어보고싶은데 구글을 뒤져봐도 이책은 원서인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처음 번역된 듯 싶다.

빌리고 반납하고를 계속해서 뛰엄뛰엄 3개월만에 다 읽은 책이지만. 개인적 기호로서, 소장해서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고 나에게 앞으로 사랑과 혹은 그 유사 감정에 마주했을때 지침서로 작용할 예정이다. 완벽한 책은 아니지만 나에게 많은 아이디어와 답과 가능성을 주었다.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

올리비아 가잘레 지음
레디셋고 펴냄

2019년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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