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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몰라서 미안해
로즈 그린 지음
스몰빅에듀 펴냄
제목에서 절절하게 느껴지는 진심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정말 이런 마음이 들 것이다. 몰라서 미안했다고, 앞으로는 우리 같이 잘해보자는 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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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라고 칭해지는 아이들이 있다. 이야기 한 마디는커녕, 손도 댈 수 없는 아이들. 내 아이를 낳고 보니, 그 아이들 하나 하나가 안타까웠다. 그 어린 나이에 무슨 일을 어떻게 겪었길래, 저렇게 가시를 세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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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선인장이 되어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게 방어막을 치고, 자신도 찌르고 있는 가시를 키우게 되었을까 싶다. 이전 같았으면 그 가시가 무서워 나도 그저 빙빙 돌아 피해 다녔을 텐데, 그 가시가 나보다는 그 아이에게 더 큰 아픔이란 걸 알게 된 후로는, 마음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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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 책이지만 훈육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아이를 한 개인을 인정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음을 갖게, 그리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들어주고, 아픔이 있다면 아픔을, 불편함이 있다면 불편함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방안이다. 결코 혼내지도, 윽박지르지도, 체벌도 없다. 당연히 그런 것들은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도움은커녕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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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유독 마음에 들었던 건, 많은 부모들이 이 책까지는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지금 당장 떼 쓰는 아이와 같은 상황 대처 훈육법을 궁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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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방법은 그런 단순(?)한 문제에도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겠지만, 이는 더 곪아 버린, 심지어 곪을 대로 곪아 손을 쓸 수 없을 것 같은 아이들의 상처에도 효과가 있을 거라는 믿음이다. 천천히, 하지만 진정성 있게 아이에게 다가가 제대로 확실히 아이를 도와주는 방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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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모든 엄마들이 읽을 가치는 있지만, 이 방법을 쓰는 일이 많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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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에 보이는 문제 행동만 해결하면 모든 것이 해결 되었다고 생각하고 부모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아이는 그저 그 순간에만 참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폭탄의 째깍거리는 시계를 잠시 늦춰놨을 뿐 완벽하게 해결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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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부분에서 상세하게 그 아이들이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설명한다. 자꾸 반복해서 이야기함으로써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부모들에게 충분히 설득하는 기분이다. 그들은 그럴 수 밖에 없다. 그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해결 할 수 없는 폭탄 같은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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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부모들을 먼저 설득시키고 잘 받아들이게 만들어준다. 아이의 탓도, 당신 부모 탓도 아니다. 그 사실을 먼저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분이다.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원인은 이런 거니, 너무 어렵게 느끼지 말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당신이 잘못된 게 틀린 게 아니다, 힘내서 이렇게 한 번 해보자. 이런 상황들에서 이렇게나 힘들었지? 괜찮다. 글 사이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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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원인이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아이를 최대한 이해해주고, 그 밑바닥에 있는 원인부터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이나마 접근한다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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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의 위기만 모면하는 것은 해결이 아니다. 잠시 미뤄진 실타래가 점점 더 꼬이게 될 뿐이다. 하지만 늦은 시기란 없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순서를 잘 따라가다 보면, 결국 말끔하게 풀리는 실들을 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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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으로서 아이는 너무나 독보적으로 다르다.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문제가 깊어지는 아이들은 가끔 너무나 예민하거나, 내부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지도 모른다. 상황에 대처하기가 힘들다든지, 변화를 따라가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든지, 등의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부모인 우리가 그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러니 그런 그들의 기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사회에서 그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잘 도와주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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