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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지음
물병자리 펴냄
나는 누구일까? 나는 살아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살아야 하는가? 등 많은 생각을 했다. 우울함에 몸부림치면서 굳이 살아 있을 필요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 깊이 깊이 생각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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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답이 없는, 바닥이 없는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느낌이었다. 곧 내가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정처 없이 떠도는 생각에 길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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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는 이 책을 읽고 번역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혼자 구원 받을까 하다가 혼자 받는 구원은 구원이 아니므로 번역을 하기로 했다고(8) 한다.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말 감사하다. 함께 구원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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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신지학회(1875년에 미국에서 신비주의적 종교관을 바탕으로 창설되어 주로 인도에서 활동하는 국제적 종교단체)에서 13세에 ‘세계의 스승’으로 선택되어 그렇게 길러진다. 많은 영적 스승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탐구하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정말 ‘스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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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에 32살이 되었을 때 돌연 스스로 모든 단체와 연을 끊고 개인으로서 깨달음을 추구하길 촉구한다. 그리고 그의 사상이 이 책에도 잘 드러나 있다. 단체에 소속되어 있을 때는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없다. 광적으로 잔인한 세계에 홀로 서 있어야(150)야만 가능하다. 그는 그것을 명백히 보았고, 알았다. 그리고 행동했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삶을 살아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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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혼자, 개인으로서 오롯이 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어디에서든 잘 살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행복하게 도란 도란 살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변화할 것이고, 세계는 바뀌어야만 한다. 이것이 진리이고,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게 단체든, 애초에 혼자였든 상관은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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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그 때가 자꾸 생각났다. 나 자신을 좀 더 추스르고, 어차피 명확한 답을 내진 못하더라도, 조금 더 함께 고민해 주는, 나보다 먼저 고민하고 길을 알려 주려고 한 사람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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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격성이 왜 생겼는지 알았다. 특히 누군가로부터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가 큰 편인 나는, 그것 때문에 항상 문제가 생겼다. 내가 한 일에 대해 꼭 칭찬 받고 싶어 하고 인정 받아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속상해하고, 내가 잘못 한 것인지 의구심이 생기고, 나를 비하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다른 이들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 돌아봤을 때 가장 후회하는 모습이다. 관계에 있어서 그렇게나 서툴렀던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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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님의 신조 중 하나가 모든 만남을 이벤트처럼 여기신다고 한다. 그 말이 너무 멋있었다. 그래, 지금 당신과 내가 이렇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이벤트인데, 그걸 제대로 보지 못해 헤매고 있었구나. 지금 이 순간도 못난 과거로 만들며 흑역사에 흑역사를 쌓고 있었다. 나도 저 신조를 항상 명심하고 싶다. 귀한 만남을 특별하게 여길 수 있도록, 좋은 순간 순간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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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을 하나 하나 논하고 싶다. 고전인 이유. 그리고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이유. 토론해보고 싶다. 생각을 나누고 싶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을 마구 마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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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넘으면 무엇이 있는가?(14) 라고 질문을 던지며 책을 시작한다. 본질적인 부분에서 시작하는 그의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답을 함께 찾아가자며 조용히 한 발 앞서 걷고 있다. 사실 한 발 앞서 걸어가는 그 보폭에 맞춰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책에 많은 물음표가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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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았지만, 나도 질문을 던져 보았지만, 그가 제시한 해결 방식이 낯설고 겁이 나기도 해서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나마 그의 뒷모습을 보며 함께 할 수 있었다. 재독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책이다. 읽을 때마다 조금씩 거리를 좁혀 걷고 싶다. 뒤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내 길을 만들면서 말이다. 어떻게 달라질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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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연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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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에2닦기
이런 철학적인 책이 고팠는데, 추천감사합니다^^
2018년 12월 6일
휘연
앗 그러시군요^^ 좋은 만남 되시길 바랍니다^^
2018년 1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