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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한 잔 (20만 명이 선택한, 20분 만에 완성하는 근사한 반주 라이프)의 표지 이미지

퇴근 후 한 잔

김지혜 지음
지콜론북 펴냄

<언제까지 서글프고 처량한 '혼술'을 할 것인가. 혼자여도 근사한 '퇴근 후 한 잔'을 위하여!>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온전히 나를 위한 한 그릇의 안주 요리와 술이 있는 시간을 누리고, 함께 행복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지었습니다(프롤로그)." 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따스한 마음이 담겨졌기 때문일까요, 이 책은 참 친절합니다.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른다거나, 요리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괜찮은 안주 하나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은 친절하고 간결합니다.

게다가 본격적인 요리법들을 소개하기에 앞서 계량 기준, 한식 안주에 어울리는 양념 만드는 법, 안주와 잘 어울리는 드레싱과 소스 만드는 법, 유용한 향신료, 양념과 오일, 그리고 허브와 치즈, 간단하게 칵테일 만드는 법 등도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요리 초보들에게 매우 친절합니다. 요리법들을 소개한 후에는 맥주잔, 그릇 등을 포함한 술테이블위한 소품들의 정보와, 식자재 구입하는 곳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안주를 총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합니다. 각각의 안주들은 기름진 안주, 화끈하게 매운 안주, 단짠단짠 안주, 시원한 안주, 그리고 고소한 안주로 분류되며, 각 카테고리에는 10개에서 20개 정도의 안주 요리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각각의 안주 요리법을 찾으면, 우선 푸드스타일리스트답게 저자가 예쁘게 스타일링한 사진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예쁘게 스타일링된 요리를 보면 한 시라도 빨리 나도 요리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제공되는 요리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요리법이 한 쪽을 넘지 않으며, 요리의 순서가 다섯 개를 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순서마다 저자가 해당되는 사진을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사진을 보며 따라하기도 쉽습니다. 각 요리법마다 저자가 전해주는 요리의 팁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요리책에서 다루는 요리들이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이라 해서 수준이 낮고, 종류가 한정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면 오산입니다. 우선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누어져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맛과 식감의 요리들을 다루고 있으며, 개중에는 식당에서나 먹던 이국적인 요리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혼술용 안주로도 좋지만, 대접하고 싶은 손님이 있을 때,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근사하게 대접할 수 있는 요리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식당에서 맛보던 음식들을, 약간의 노력을 통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위로해주는 혼술을 하기 위해서, 근사한 안주는 필수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혼술의 시간이 처량한 시간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혼자서 술은 마시고 싶지만, 식당에서 마시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퇴근 후 한 잔>에 나온 레시피를 하나 골라 수고한 자신에게 술 한 잔과 함게 맛있는 선물을 주는 것도 괜찮은 대안일 것 같습니다😀
2019년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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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회색빛 도시를 바쁘게 뛰어다니는 학생과 직장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무엇인가를 하느라 ‘바쁜 사람들’이 현대인의 전형적인 이미지로 굳어져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방금 개인적 호기심에 구글에 ‘현대인’을 검색해 기사들의 제목을 살펴보았는데, 하나 같이 현대인들의 ‘바쁨’이라는 특성과 관련된 제목들이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 우리와 ‘여유’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의식주’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줄여 일컫는 말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삶에서 의식주란 ‘꼭 필요한’ 요소이기 보다 오히려 기호에 따라 ‘선택해서 취하는’ 요소로 변질되어버린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 하고, 식사를 몇 끼씩 건너뛰더라도 직장 생활, 학교 과제, 자격증 시험 준비 등, 돈을 버는 일, 그리고 그것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취업 등에 성공해내기 위해 자신의 신체와 정신을 극한의 상태까지 밀어붙이며 살아간다. 그래서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사를 매일 챙기고, 예쁜 옷과 악세사리로 자신을 꾸미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을 쓸 데 없는 사치스러운 여유를 부리는 사람으로 여기며 이 바쁜 사회에서 도태될까 불안해하기도 한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보화 작가의 <계절의 맛>이라는 책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 아니면 누군가는 바빠서 요리는커녕 글자조차 읽을 시간이 없는 ‘나’에게는 필요 없는 책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작가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는 신경을 쓰면서 정작 자기 자신만은 챙기지 못 하는 현대인들이 잠시 멈춰서 꼭 자신의 마음에 새기고 지나가야할만한 것이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의 짧은 곁눈질로 무시당할지언정 이 책의 추천글을 써 보려 한다.

<계절의 맛>이라는 제목 옆에는 ‘고요하고 성실하게 일상을 깨우는 음식 이야기’라는 소개의 문구가 적혀 있다. 요리에 관련된 책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계절의 맛’이라는 제목과, 음식이 ‘고요하고’ ‘성실하게’ 일상을 깨운다는 소개가 표지를 넘기기 전부터 우리의 흥미를 끈다. 이 책은 다른 요리책들과 어떤 점이 다를까? 질문에 대한 답은 작가가 직접 쓴 프롤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급류에 휩쓸리듯 매일을 살아내다 보면 가끔 돌아볼 때를 잊은 적도 있다. 나를 살필 여력도 좀처럼 나지 않아 어쩐지 웅덩이에 푹 빠져 고인 채로 그대로 있던 날도 있었다. 이런 날은 퇴근 길에 시장으로 향한다. 좌판 위 푸성귀나 과일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내가 서 있는 계절을 실감할 수 있다. 그 길로 제철 식재료를 사 들고 와 혼자 먹을 밥을 마음으로 짓는다.. 예쁜 그릇에 담아 상차림도 단정히 한다. 텔레비전을 켜는 대신 먹고 있는 음식에 시선을 두고 맛에 집중해 한 끼를 챙기고 나면 희한하게 마음이 한풀 가라앉는다.



내 삶은 내가 원해서 하는 일들보다 주변이 나에게 시키는 일들로 가득 채워진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지만, 이런 수동적인 나날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인식하고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나조차 세상의 편에서 내 자신을 학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언제나 불같이 화를 내며 맞설 수는 없을지언정, 적어도 나를 지켜낼 수는 있어야 한다. 인지하지 못 하는 새에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버릴 것이고, 끝에는 결과로 무거운 허무함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해버린 신체만이 남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이 시간에 머무른다는 것. 아무리 잠시일지라도. 그것은 나의 현 상태를 돌아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이며, 꼭 필요한 수순이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 이 시간에 잠시 머무르며, 나를 돌아볼 것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해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줄 것을 제시한다.



'계절마다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우물거리고 있으면 불현듯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다.' 그냥 식재료가 아닌, '제철' 식재료는 우리가 시간의 흐름을 인식할 수 있게 하며, 동시에 그 흐름 속에 머무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혼자 잠시 멈춰 과거의 추억을 즐기는 작은 사치를 부릴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각각의 요리와 관련된 작가의 계절별 추억을 엿보게 된다. 작가는 각각의 요리법을 전하는 것에 더불어 그 요리와 관련된 자신의 추억 속 이야기를 하나씩 꺼낸다.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읽으며 경험해보지 못 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따뜻함을 느껴보기도 하고, 잊어버리고 있던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요리를 하고, 음식을 먹는 행위는 단순히 먹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정신적 행위에도 영향을 미침을 작가는 잘 알고 있다. 매일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먹지도 못 하고 지나치지만, 요리를 하고 식탁에 앉아서 깔끔히 차려진 음식을 먹는 것을 포기함으로서 우리는 나를 돌아보고 다독여줄 여유마저 쉽게 잃고 만다. 스스로에게 건강한 요리를 한 끼 해 먹이는 것은 어찌보면 아주 사소한 부분이지만, 그런 작은 일들로부터 나를 대접한다는, 아주 크고 위대해 보이는 일이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어찌보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 표지에 쓰인 소개글이 조금 더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요리를 하고 음식을 먹는 것은, 아주 평범하고 고요한 행위이다. 그러나, 그 매일매일의 성실함은 일상에 대해 무뎌져버린 우리의 감각을 빠르게 깨워줄 것이다. 하루하루 살기 바쁘다고 그저 무시하고 지나기에는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깊고 강렬한 책이다

계절의 맛

정보화 지음
지콜론북 펴냄

2019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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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캐나다로 정했어요>는 작가의 캐나다 이민 정착기입니다. 갑작스럽게 결정한 이민 준비 과정부터, 캐나다에 도착해 이민을 완성해가는 과정, 그리고 이민자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만화입니다.

이 책의 특징이라 하면, 우선 캐나다에 한정하여 쓰여진 이민기이기 때문에 여러 나라들 중에서도 특히 캐나다 이민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읽기에 좋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캐나다에 관한 정보가 만화 사이사이에 많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자동차 사는 팁, 캐나다 맛집, 주별 최저 시급 등 현실적인 팁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만의 귀여운 그림체도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겠지요! 큼직큼직하고 귀여운 그림체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루어 놓았던 많은 것들을 한 순간에 포기하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지루하고 무겁게만 느껴지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 뒷 표지의 한 문장이 인상 깊게 마음 속에 남네요. '한국 사람이 꼭 한국에서만 살아야 하나요?' 그러게요, 요즘과 같은 시대에 굳이 한국에서만 살 필요도 없죠. 분명 더 좋은 점이 많은 나라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작가님은 정착하시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겠지만, 그의 이야기는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가서 세계에 한국을 녹여내는데, 또 세계를 한국에 녹여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우리 집은 캐나다로 정했어요

박태욱 지음
영진미디어 펴냄

2019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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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예술 작품으로 꽃 피워내고자 하는 그들의 이야기

영화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들의 고민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포스터 또한 창작자의 머리에서, 손에서 태어나는 하나의 작품이라 하지만 이 또한 광고주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광고라는 한계로 인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고민과 좌절,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 없이 포스터를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고자하는 끊임 없는 노력. 영화를 사랑하고 사랑해서 포스터를 만들게 된 이들의 치열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피그말리온를 비롯하여 세 개의 팀과 세 명의 개인 디자이너, 그리고 포스터 전시회를 기획하는 자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각각이 보여주는 포스터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고, 갖가지 색깔을 가진 생각들은 그들의 손에서 각기 다른 하나의 작품으로 구현된다. 상업과 예술은 어울릴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심오한 철학과 고민이 수반되지 않고 만들어진 포스터는 쏟아져 나오는 영화의 더미 속 관객의 눈을 사로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반짝이는 진주가 되지 못 한다. 결국, 작품으로서의 조건을 만족하는 포스터만이 상업 광고로서의 조건을 갖출 수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포스터란 원래 영화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부차 요소일 뿐이었는데. 이제 사람들은 영화를 보지 않고 포스터만을 사서 집을 장식하기도 한다. 다 이런 디자이너들의 부단한 성찰과 꾸준한 노력이 낳은 기발한 아이디어이자 설레는 결과인 것이다. 그들의 이런 노력과 집념 때문인가, 부지런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지루함과 권태에서 헤어나와 새로운 활력과 기대를 가지고 일상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

이원희 지음
지콜론북 펴냄

2019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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