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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오픈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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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널 응원하고 있단다. 운동회날, 출발을 알리는 총이 울렸어. 너희 반 아이들 모두 와아, 하고 쏟아져 나와 목표를 향해 달렸다. 엄마는 다른 엄마들 틈에 서서 ‘위녕, 위녕, 잘한다, 잘한다’ 소리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네가 멈추어 서더니 그 자리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어버리는 거야.늘 곁에 없었던 엄마가 널 두고 다시 가 버렸나 겁에 질렸던 거지. 그리고 엄마가 큰 소리로 너를 응원하고 있었지만 엄마의 목소리는 네게 가닿지 못했었던 거야.
위녕, 언젠가 어두운 모퉁이를 돌며, 앞날이 캄캄하다고 느낄 때, 세상의 모든 문들이 네 앞에서만 셔터를 내리고 있다고 느껴질 때, 모두 지정된 좌석표를 들고 있는데 너 혼자 임시 대기자 줄에 서 있다고 느껴질 때, 언뜻 네가 보았던 모든 희망과 믿음이 실은 환영이 아니었나 의심될 때, 너의 어린 시절의 운동회 날을 생각해. 그때 목이 터져라 너를 부르고 있었던 엄마의 목소리를. 네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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