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수업만 듣고 넘쳐 흐르는 존경심에 교내신문에 교수님이 실릴 때면 스크랩을 할 정도로 김승섭 교수님은 일종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교수님 인기에는 지성뿐만 아니라 훈훈한 외모와 큰 키도 한 몫 했다.
사족은 이만하고, 학교 근처에 나름 핫플로 유명한 북카페에 들렀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사실 교수님을 존경하긴 했지만 같은 단과대라는 것 이외에 특별한 접점이 없던 나는 책이 나온 줄도 몰랐고.. 홀린듯 사버렸다. 간만에 보는 교수님 얼굴이 반가웠다.
책의 시작은 좋았다. 사실 교수님이 계신 보건정책관리학부는 문과 친구들이 가는 학부이기 때문에 막연하게나마 이런 통계보다는 정책적 분석 등의 연구가 주로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교수님의 데이터분석은 '사이언티스트'였다. 학위과정 중인 내게도 무척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과 참고문헌들이었다.
책의 요지는 '사회적 약자 -내 전공인 환경에서는 <민감계층군>이라 분류하기도 하는- 그런 집단에 대한 연구는 반드시 이루어져야하고 이에 대한 사회(또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로,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교수님 생각과 같다. 그런데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정치색이 너무 짙게 묻어나 다소 불편했다. 물론 전공책이 아닌 저서이기에 문제가 될 사항은 아니지만, 너무도 확고한 그의 신념이 낯설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다.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을 때는 함께 비를 맞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피하지 않고 함께 있을게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김승섭 교수님은 정말 멋진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교수라는 지위를 얻었을 때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러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의 성향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니까.. 또한, 그가 정치적 발언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책의 앞부분에 서술되어 있듯이 데이터는 모든 걸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많은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다.
4
검은 고양이
별 반개 할수 있는데요;;;
2020년 10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