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쟁이, 아니 생각 대장이에요. 생각이 많으니 걱정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났어요. 지금도 나는 걱정 때문에 가슴이 졸아들고 머릿속이 온통 지옥 이었어요. (p.41)
샘터에서 출간된 신간 동화,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을 만났다.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은 샘터어린이문고 84권으로, 두 친구가 위기에 처한 아가새를 돌보며 돌봄에 대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공존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실 ‘아가새돌봄단’은 인간에 의해 희생되는 야생조류를 보호하고 구조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로, 단원들은 아가새를 집에서 돌보며 건강하게 키워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실제 에피소드라 더욱 현실적인 생태와의 교감, 생태보전의 중요성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 에피소드라 그런지 무척이나 생생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아이들이 아가새를 만나게 된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과 슬픔이었는데 “방음벽 옆 새들의 무덤”이라는 표현이 너무 가슴 아팠다. 어쩌면 이 표현은 우리가 만나게 될 “인간의 이기심”중 하나란 생각이 들어 버거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먹이를 주고, 몸을 닦아주고, 나을 때까지 바라보는 행위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감동적이었고,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양육받는 입장의 어린이들이 양육자가 되어 생명을 돌보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도 간접의 체험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 공존의 중요성 등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더불어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른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이나 무게도 꽤 묵직했다. 내 아이가 귀하듯, 모든 생명이 귀하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았음을 실감했고,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이기적인지를 또 한번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원래 황조롱이들은 돌봐 준 사람들을 알아본단다. 그래서 현준이를 찾아 다시 날아온 것 같다. 그만큼 현준이가 포롱이를 사랑으로 돌봐 주었다는 이야기야.(p.108)” 스스로를 돌봐준 인간에게 돌아와 인사를 남기는 황조롱이의 모습에서 과연 우리는, 다른 동물들보다 나은 존재인가 반성하기도 했고.
어느새 자연보다 기계가 더욱 친숙해진 우리 아이들지만, 그럼에도 감히 우리는 이 생태계를 지키고 함께 나누어 써야하지 않나. 아이와 만난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은 결코 새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생명의 소중함, 모든 자연의 귀함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
홍종의 지음
샘터사 펴냄
1
알 것 같아. 나도 그런 적 있거든. 다들 잘하는 게 있 고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 있잖아.
저마다 특별함을 갖고 있는데 나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기분.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지.(p.57)
이지북의 인기도서, 『진짜 이루다』의 2권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수많은 어린이가 유튜버를 꿈꾸게 된 요즘 세상에서 진짜 마음을 표현하고, 쓰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진짜 이루다』에 이어 『진짜 이루다2』에서도 진짜 가치, 진짜 내 모습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진짜 이루다2』에서는 루다튜브를 멈춘 루다를 만날 수 있었는데, 루다의 인기를 대체라도 하듯, 물빛초의 노스트라다무스 채널에 예언이 올라온다. 그 예언은 빠르게 인기를 얻고, 루다와 친구들은 노스트라다무스에 대해 미심쩍은 마음이 든다. 그런데 점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가짜예언이라도 믿음을 얻게 되고,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 앞에 외로운 아이 은오가 나타난다. 언제나 교실의 사각지대에 있던 은오는 우연히 쏟아진 관심에 기뻐하지만, 사실은 그 과정에서 진짜 내 모습, 진짜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어쩌면 은오의 모습은 책 속의 모슺ㅂ이 아닌 요즘, 우리 아이들의 교실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모습이었기에 아이와 책을 읽으며 내내 마음이 아팠다. 다행히도 은오 곁에는 유튜브에 열광하던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는 루다가 있어 은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만, 실제 많은 아이들은 그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그 아이들에게도 루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의 교실에는 분명 은오가 있다. 물론 루다같은 친구가 있는 반도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반도 있을 것이기에 『진짜 이루다2』를 더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싶다. 그래서 용기, 우정 등을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넉넉함을 가질 수 있기를 말이다.
오늘 리뷰의 마무리는 작가님의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이 말을 많은 아이들이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다음 『진짜 이루다』에서 만나게 될 친구는 누구일지 알 수 없지만, 부디 그때에는 낯선 이야기라 느낄만큼, 세상이 포근하기를 바라본다.
누구보다 내가 나의 진짜 가치를 인정하는 일, 바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이 문장을 기억해 보아요.
“모두 각자가 자기만의 색채로 가치 있고 소중하다.”
자존감을 기르는 방법
첫번째, 평가의 기준을 다른사람이 아니라 내 안에 두기
두번째,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려 노력하기.
세번째, 생각만 하기보다 진짜로 실천해보기. (p.155)
1
“때로는 우리 몫의 신체 부위를 받기도 해.” 그가 말한다.
“이 직업의 좋은 점 중 하나지. 아무튼, 내가 네 마음에 한 조각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말이야. 네 눈이 웬 밑바닥 인생이 나 아무것도 아닌 인간한테 가지는 않으리라는 걸 알게될테 니까.”
다른 경비원이 히죽거린다. “마음 한 조각이라. 좋은데. 자, 갈시간이야.”
그들은 코너를 앞으로 끌어낸다. 코너는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지만, 이런 일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겠는가? 어쩌면 사람들 말이 맞을지도 몰라. 죽는 게 아닐지도 몰라. 그냥 새로운 형태의 삶으로 넘어가는 걸지도 몰라. 괜찮을 수도 있어. 아닌가? 그럴 수는 없나? (p.440)
『수확자』시리즈의 작가인 닐 셔스터먼의 sf화제작, 언와이드 디스톨로지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전작이 워닥 탄탄했기에, 『언와인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자체가 무척 기대가 컸는데, 작가는 그 기대이상으로 소름과 놀라움까지 꽉꽉 눌러담아 나를 책에 묶어두었다. 총 4권으로 이어질 언와인드디스톨로지 시리즈의 첫 권에서부터 등돌릴 수 없게 되다니! 정말 대단한 흡입력이 아닐 수 없다.
『언와인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는 “네 몸의 100퍼센트는 계속 살아갈거야. 다만, 낱낱이 분리된 상태로”라는 말로 소개되는데, 첫 권이라 그런지 4권 중 가장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생명, 장기이식 등을 두고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가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큰 기류없이 표현되는 문장들이 오히려 독자들에게는 긴장과 소름을 선사한다. 그래서 무덥고 끈적이는 여름밤을 기분이라도 서늘하게 만든달까.
『언와인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의 시작은 생명법이 통과되는 것. 임신중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13~18세의 아동에게 소급적으로 중절이 가능하며 이 조건은 “기술적으로” 생명이 끝나지 않는 것이다. 이 과정을 언와이드라고 불리는데, 이 아이들은 언와이드가 되기 전까지 최상의 관리를 받다가, 장기가 필요한 타인에게 이식되어 “기술적으로”살아가게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쯤 읽었을 때 책을 한번 덮었다. 끔찍한 상상들이 내 머리에 연이어 떠올랐기 때문. 장기이식이 슬프지만 선순환이라 생각했던 흔한 일반인의 마음과 장기가 사고팔리는 세상에서 왜 “공급”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리지 못했나 하는 마음 두가지가 마구 섞이며 혼란을 겪어야했다.
여러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할 때마다 생명에 대해, 우리가 “존엄성”이라 말해온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신체 상태에 다라 값이 다르게 매겨지고, 본인은 동의조차 하지 않은 언와이드가 “돈” 때문에 거래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현실 어느 조각에서는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나 싶어지기도 했다. 눈물이 날 것같은 현실을 마주하며 또 한번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어쩌면 현실이 가장 차갑다는 생각이 들어 한숨이 났다. 『언와이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의 다음이야기는 어떤 이야기가 될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막연히 알 것 같다.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지금, 우리가 꼭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이야기,
『언와이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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