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하는 야초님의 프로필 이미지

마술하는 야초

@vlucvex6thkm

+ 팔로우
알츠하이머의 종말의 표지 이미지

알츠하이머의 종말

데일 브레드슨 지음
토네이도 펴냄

병에 걸리는 원인은 다양하다.
알츠하이머(치매질환의 일종인데, 우리가 흔히 아는 대부분의 치매는 알츠하이머에 가깝다고 한다)가 발병하는 원인도 아주 다양하다. 저자인 데일 브레드슨은 알츠하이머의 발병 원인을 설명하는데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다. 체감상 전체 페이지의 절반 이상이 원인 규명으로 채워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려운 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한번 읽어서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많았다.
알츠하이머에 대한 다양한 설명과 사례를 들어가며 저자는 '리코드' 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내가 읽으면서 이해한 '리코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쓰이는 '코딩' 이라는 말처럼
현재 잘못 짜여져있는 코드를 다시 코딩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전까지의 생활습관이나 먹는 것 운동 약 등에 대해서 돌아보고,
필요한 검사를 통해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한 후, 자신에게 맞춰 리코드를 실행한다.
꾸준히 리코드를 이어갈수 있다면, 불치병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치매)에 대해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만병통치약 따위는 없다.
간단히 약 하나를 먹어서 암을 치료하거나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는 없는 법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이유가 염증, 유전자, 호르몬, 독소(곰팡이) 등등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치료또한 단순하게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알츠하이머의 원인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 근거를 여러 논문에서 끌어온다.

---
아직까지는 다행히 내 주변에서 알츠하이머나 치매질환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에서 본 게 다다.
거기에서 그려지는 알츠하이머는 끔찍하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본인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끼고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가족은 환자의 고통을 함께 힘겹게 짊어지고 겨우겨우 버틴다.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참 좋았던 점은 알츠하이머라는 것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며, 설사 발병했다고 하더라도 넋놓고 있기보단 적극적으로 개선해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라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치매에 걸리면 요양병원에 입원시킨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치매환자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치매환자일수록 더욱 걷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요양병원 환경에서는 걷는 것이 여의치 않다.
걸어야 하는 환자를 걷지 않도록 하니 증상은 악화된다.
어쩔 수 없는 병이니 그저 언제 끝날지 모를 그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
의학, 치료, 약, 질병 등을 다룬 책을 읽을 때도 그것과 관련해 서평을 쓸 때도 늘 조심스럽다.
저자마다 주장하는 견해가 다르고, 때론 완전히 상반되기도 한다. 절대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여러 책을 읽어보면 그 안에서 중복되는 부분들이 보인다.
모든 사람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내용이라면 조금은 믿음을 갖고 실제로 행해보는 것도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알츠하이머의 종말 이라는 책을 읽을 때는 참 힘들었는데, 읽고 나니 생각할 거리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아진다.
2019년 8월 16일
0

마술하는 야초님의 다른 게시물

마술하는 야초님의 프로필 이미지

마술하는 야초

@vlucvex6thkm

  • 마술하는 야초님의 쓰레기책 게시물 이미지
읽어서 즐거운 책이 있고
읽어서 불편한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다.
저자는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 딱 그 하나의 목표를 갖고 쓴 글이다.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꼈지만
복잡하지 않고 명쾌하게 풀어가는 글이다.

현대 자본주의 중심 세계에서는 필연적으로 쓰레기가 많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방향을 잡을라치면 자본주의에 대한 심도 깊은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겠으나 저자는 쓰레기를 덜 만드는 방식과 처리방식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기왕 쓰레기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
재활용률을 아주 높게 올려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쓰레기 양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 세계 여러 나라의 좋은 사례를 접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독일에서는 테이크아웃 커피컵 보증금이 1유로 (약 1300원)
이라 커피 컵을 버릴래야 아까워서 버릴 수 없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내가 좋아하는 대만이라는 나라는 재활용률이 여타 나라에 비해 아주 높아서 매립되는 쓰레기의 양이 아주 적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생각해본다.
나와 아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도 꽤 많아보인다.
재활용을 매주 1회씩 하는데 플라스틱 생수병과 종이박스 등이 상당히 많다. 그걸 줄여보자.

쓰레기책

이동학 지음
오도스(odos) 펴냄

2020년 9월 6일
0
마술하는 야초님의 프로필 이미지

마술하는 야초

@vlucvex6thkm

  • 마술하는 야초님의 아무튼, 하루키 게시물 이미지
#아무튼하루키
#이지수작가

이 책의 저자만큼인지는 몰라도 나도 하류키의 글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읽게 된 상실의 시대 를 시작으로 그의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 등을 찾아서 읽어나갔다. 그의 글은 읽으면 똑같아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부 한모와 맥주 한병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를 보며 나는 두부 한모와 보리차를 마셨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그를 보며 나도 매일같이 달린 적도 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음악을 찾아듣고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상상한 적도 셀 수 없을만큼 많다.

지금은 더 이상 그의 글을 찾아읽거나 하진 않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에게 실망했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자연스레 멀어졌다.

그러다 아무튼 시리즈에서 이 책 제목이 보여 오랜만에 그를 추억하고 그를 동경했던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
이 책은 저자인 이지수 번역가&작가 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고 그게 계기가 되어 일본 유학을 2번이나 다녀오고 현재 번역가로 일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하루키 관련 원서만 80여권 꽂혀있는 걸 본 편집자가 저자에게 하루키를 다뤄보는 책을 쓰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루키의 책 한권을 간단히 소개하고, 그 책과 관련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부분은 많은 공감을 자아냈고, 또 어떤 부분은 조금 산으로 가는 느낌이 없지 않나 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다만, 정확히 용어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페미니즘과 PC에 대해서 애매모호하게 인용을 하는 부분이 잘 읽혀지지 않았다. 책 후반부에 하루키의 책을 읽은 여성 4명이서 하루키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나오는 글도 사람에 따라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이 종종 나왔다.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지음
제철소 펴냄

2020년 8월 26일
0
마술하는 야초님의 프로필 이미지

마술하는 야초

@vlucvex6thkm

  • 마술하는 야초님의 철수 이야기 1 게시물 이미지
잠시 훑어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책을 다 읽어버렸다.

시골
강아지
할아버지
산과 들 그리고 바다와 하천

제목의 철수는 강아지를 뜻한다.
저자의 유년시절은 시골에서 철수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함께였다. 늘 함께 다니고 장난치고 놀고 자고 먹고..

나의 어린 시절과 나와 함께 했던 여러 강아지들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새삼 그리워지기도 했고 그들의 부재가 느껴지니 또 가슴 한켠이 아프다.

어느 시골에나 있을 법한 흔한 이야기 속 소년과 강아지 이야기라서 더 좋았다. 그만큼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

유독 외로움이 많이 타는 아이였던 내가 안쓰러웠는지 엄마는 강아지를 계속 키울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중에는 아파서 금방 우리를 떠난 친구도 있었고, 사고가 나서 떠난 친구도 있다. 애교가 넘치고 귀여웠지만 알 수 없는 피부병 때문에 아버지의 구박에 못이겨 엄마가 나 몰래 시장에 내다판 적도 있다. 그 뒤로 한참 강아지와 인연이 없다가 스무살이 되던 해에 친구녀석이 전해준 인표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10년을 함께 했다. 중간에 길에서 데려온 토토도 있었다. 토토가 3년 전 우리를 떠난 걸 마지막으로 더 이상 동물을 키우거나 하진 않는다.
마지막이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돌이켜보면 그들 덕에 참 많이 웃었다. 점점 서먹해지는 가족간의 관계에서 인표와 토토는 접착제 역할을 해줬다. 우리 가족이 붙어있을 이유를 만들어줬다.

우울과 무기력을 반복하던 20~30대의 내 곁에 그들이 다가오면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오랜만에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2권도 곧 읽어봐야지.

철수 이야기 1

상수탕 지음
돌베개 펴냄

2020년 8월 25일
0

마술하는 야초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