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우
어느 독일인의 삶
브룬힐데 폼젤 지음
열린책들 펴냄
다소 충격적이다. 일단 106세까지 살았다는 게 놀랍고, 이사람이 단 5년의 포로 수용소에서 지낸걸 제외하고 아무런 벌을 받지 않은 것도 놀랍고, 무엇보다 시종일관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놀라웠다.
물론, 그녀에겐 정말 아무 책임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그녀의 주장대로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책임회피에는, 알았지만, 혹은 알 수 있었지만 애써 모른척 했던 “외면”의 의미가 담겨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폼젤의 인터뷰와 평론 같은게 함께 담겨있다. 다 좋았는데 인터뷰 부분이 끝나고 나온 본격적인 평설 부분에서 사실 지나치게 난민 관련 얘기와 트럼프를 씹는(?) 얘기가 많지 않았나 싶다. 그녀의 인터뷰를 통해 볼 수 있는 그 시절의 정치적 분위기를 현재에 대입시켜 거울로 삼고 주의하자는 논의는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난민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그쪽으로 좀 치우친 점이 아주 약간 거슬렸다. 그리고 확실히 이사람은 트럼프를 싫어한다는 것도 알겠고 ㅋㅋ (내가 좋아한다는 건 절대 아님)
이런 얘기들을 접하게 될때면 늘 하게 되는 질문이 있다.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나서 살았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라는 것. 일제시대 독립운동자나 친일파나, 그런 얘기들을 보고 들을 때 역시 하게 되는 질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다 ㅎㅎ 겪어보지 않았으니 모르는게 당연한 걸수도.
폼젤 그녀는 죽는 날까지 행복했을까? 아니면 말로는 자신은 책임이 없고 아무것도 몰랐다고, 그렇게 얘기하지만 마음 한켠에 괴로움과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기는 했을까? 불과 재작년에 죽었다니, 머나먼 시절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멀지 않은 과거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욕망과 생존본능, 그리고 휴머니즘. 어떤게 우선할 수 있는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책이었다.
2
HY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