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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펴냄

읽었어요
#. 사람의 몸이 창조되었을 때 모든 부위가 저마다 대장이 되려고 했다. 뇌가 말하길, 내가 모든 신경계를 관장하고 있으니 대장자리는 당연히 내 차지다.
발들이 말하길, 우리가 있기에 몸이 서 있을수 있으니 우리가 대장이 되어야 한다. 눈들이 말하길, 바깥세상에 관한 주요 정보들을 가져다 주는 것이 우리이므로 우리가 대장 노릇을 해야 한다. 입이 말하기를 다들 내 덕분에 먹고 사는 것이니 나야말로 대장감이지.
심장과 귀와 허파도 그런 식으로 대장자리를 욕심냈다. 마지막으로 똥구멍이 자기가 대장이 되겠다고 나섰다. 다른 신체부위들은 코웃음을 쳤다. 한낱 똥구멍주제에 우리를 다스리겠다고? 그러자 똥구멍이 성깔을 부렸다. 잔뜩 오므린채로 제구실을 안하기로 한 것이다.
이내 뇌는 열에 들뜨고, 눈은 흐릿해지고, 발은 걷기가 힘들 만큼 약해지고, 손은 힘없이 축 늘어지고, 심장과 허파는 생존하기 위해 버둥거렸다. 결국 모두가 뇌에게 간청했다. 대장 자리를 똥구멍에게 양보하라고. 그렇게 해서 똥구멍은 대장 자리에 올랐다. 신체 부위들은 비로소 각자의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반면에 우두머리 노릇을 자칭한 똥구멍은 모든 우두머리가 그렇듯이 주로 똥내 나는 골칫거리들을 해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교훈: 뇌 같은 존재라야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작 우두머리 자리에 오르는 자는 한낱
똥구멍 같은 사람인 경우가 훨씬 많다.
2019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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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 즐거운 일들을 하나씩 잃어 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말이다.

P22. 고요하고 어두운 방에 누워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끝이 없는 노동. 아무도 날 이런 고된
노동에서 구해 줄 수 없구나 하는 깨달음.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그러니까 내가 염려하는 건 언제나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어떤 식으로든 살아 있는 동안엔 끝나지 않는 이런 막막함을 견뎌 내야 한다.

딸에 대하여

김혜진 지음
민음사 펴냄

2019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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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 나는 송이가 엄마 품에 안겨 있는 것을 보거나 내 품에 안겨 잘 때 슬프면서도 행복하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슬프고 해줄 수 있는 게 있어서 행복하다. 그러니까 내가 송이를 바라볼 땐 언제나 슬픔이 먼저고 그다음이 행복인데 송이도 그랬으면 하는 것. 송이가 자신을 바라볼 때 처음엔 좀 슬프더라도 마지막은 좋았으면 하는 것....
그게 내 유일한 바람이다.

P25. 나는 남들처럼 괴롭지 않은 이유가
어쩌면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P38. 지난날들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밤. 그날들은 지나갔고 다른 날들이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사실에 잠시 안도했던 적이 있었으나 어쩌면 그 사실이 싫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언제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모든 날들을 비슷하게 만들며 살고 싶었다.
나 혼자 그런다고 되는 게 아닌 걸 알면서도.

P87.어떤 순간이 한 번뿐이라고 생각하면
어쩔 줄을 모르겠다.

P88. 자신 없으면 자신 없다고 말하고
가끔 넘어지면서 살고 싶다.
무리해서 뭔가를 하지 않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긴장하는 것이 싫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이주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19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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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2. "알아? 나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이야.
하루를 못 벌면 그다음 하루는 굶는 인생이라고.
죽는 건 하나도 안 가여워.
사는 게, 살아 있다는 게 지랄맞은 거지."

P164. 벨기에에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나 같은 아이들이 대개 그렇듯 나 역시 입양된 가정에서 늘 방황했고 합당한 애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성장하는 내내 내가 누구인지 몰라 혼란스러웠고,
사실은 지금도 종종 그렇습니다.
입양은 버려진 나를 구원해 주었지만,
동시에 나의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박탈해
가기도 했으니까요.

P241.나는 그 소란이 좋았다.

단순한 진심

조해진 지음
민음사 펴냄

2019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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