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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마음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의 표지 이미지

홀가분

정혜신 외 1명 지음
해냄 펴냄

공감하면서 읽을 글이 많아서 좋았다.

내가 이기적이고 나쁜 게 아니구나 잘 배우고 잘 행하면서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한 편으로는 내 감정과 내 생각이 옳다고 해도 그걸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타인을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배울 수 있었다. 내가 중요한 만큼 타인도 중요하다. 내 감정이 중요한만큼 타인의 감정도 중요하다. 

이것만 알고 시작해도 불필요한 감정소모나 상처를 입히거나 입지 않을 수 있다.


정혜신 님의 글은 정신과 전문의가 쓴 글처럼 안 느껴진다.

다른 정신과 전문의들이 쓴 글이나 책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의 글은 대부분 자신감이 차 있는 경우가 많다.

현상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약을 처방하는 그들의 진료처럼 글도 비슷했다.

읽을 때는 그런 글이 편하긴 하다. 명확하고 확실하니까.

하지만 읽고 나서 한참 시간이 지나면 그 내용 대부분은 잊혀진다.

내게 와닿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혜신 님의 글은 자신의 생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과 말을 먼저 보여주고, 그 뒤에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강요하지 않고 살짝 덧붙이는 느낌이다. 수필집이나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다. 편하다. 거부감이 없다.

근데 읽고 나면 생각할 것이 많아진다. 아내에게 떠들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진다.


정혜신님의 다른 책도 읽고 싶다. 
👍 외로울 때 추천!
2020년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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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하는 야초님의 쓰레기책 게시물 이미지
읽어서 즐거운 책이 있고
읽어서 불편한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다.
저자는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 딱 그 하나의 목표를 갖고 쓴 글이다.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꼈지만
복잡하지 않고 명쾌하게 풀어가는 글이다.

현대 자본주의 중심 세계에서는 필연적으로 쓰레기가 많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방향을 잡을라치면 자본주의에 대한 심도 깊은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겠으나 저자는 쓰레기를 덜 만드는 방식과 처리방식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기왕 쓰레기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
재활용률을 아주 높게 올려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쓰레기 양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 세계 여러 나라의 좋은 사례를 접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독일에서는 테이크아웃 커피컵 보증금이 1유로 (약 1300원)
이라 커피 컵을 버릴래야 아까워서 버릴 수 없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내가 좋아하는 대만이라는 나라는 재활용률이 여타 나라에 비해 아주 높아서 매립되는 쓰레기의 양이 아주 적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생각해본다.
나와 아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도 꽤 많아보인다.
재활용을 매주 1회씩 하는데 플라스틱 생수병과 종이박스 등이 상당히 많다. 그걸 줄여보자.

쓰레기책

이동학 지음
오도스(odos) 펴냄

2020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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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하는 야초님의 아무튼, 하루키 게시물 이미지
#아무튼하루키
#이지수작가

이 책의 저자만큼인지는 몰라도 나도 하류키의 글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읽게 된 상실의 시대 를 시작으로 그의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 등을 찾아서 읽어나갔다. 그의 글은 읽으면 똑같아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부 한모와 맥주 한병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를 보며 나는 두부 한모와 보리차를 마셨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그를 보며 나도 매일같이 달린 적도 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음악을 찾아듣고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상상한 적도 셀 수 없을만큼 많다.

지금은 더 이상 그의 글을 찾아읽거나 하진 않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에게 실망했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자연스레 멀어졌다.

그러다 아무튼 시리즈에서 이 책 제목이 보여 오랜만에 그를 추억하고 그를 동경했던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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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인 이지수 번역가&작가 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고 그게 계기가 되어 일본 유학을 2번이나 다녀오고 현재 번역가로 일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하루키 관련 원서만 80여권 꽂혀있는 걸 본 편집자가 저자에게 하루키를 다뤄보는 책을 쓰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루키의 책 한권을 간단히 소개하고, 그 책과 관련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부분은 많은 공감을 자아냈고, 또 어떤 부분은 조금 산으로 가는 느낌이 없지 않나 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다만, 정확히 용어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페미니즘과 PC에 대해서 애매모호하게 인용을 하는 부분이 잘 읽혀지지 않았다. 책 후반부에 하루키의 책을 읽은 여성 4명이서 하루키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나오는 글도 사람에 따라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이 종종 나왔다.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지음
제철소 펴냄

2020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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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하는 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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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하는 야초님의 철수 이야기 1 게시물 이미지
잠시 훑어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책을 다 읽어버렸다.

시골
강아지
할아버지
산과 들 그리고 바다와 하천

제목의 철수는 강아지를 뜻한다.
저자의 유년시절은 시골에서 철수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함께였다. 늘 함께 다니고 장난치고 놀고 자고 먹고..

나의 어린 시절과 나와 함께 했던 여러 강아지들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새삼 그리워지기도 했고 그들의 부재가 느껴지니 또 가슴 한켠이 아프다.

어느 시골에나 있을 법한 흔한 이야기 속 소년과 강아지 이야기라서 더 좋았다. 그만큼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

유독 외로움이 많이 타는 아이였던 내가 안쓰러웠는지 엄마는 강아지를 계속 키울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중에는 아파서 금방 우리를 떠난 친구도 있었고, 사고가 나서 떠난 친구도 있다. 애교가 넘치고 귀여웠지만 알 수 없는 피부병 때문에 아버지의 구박에 못이겨 엄마가 나 몰래 시장에 내다판 적도 있다. 그 뒤로 한참 강아지와 인연이 없다가 스무살이 되던 해에 친구녀석이 전해준 인표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10년을 함께 했다. 중간에 길에서 데려온 토토도 있었다. 토토가 3년 전 우리를 떠난 걸 마지막으로 더 이상 동물을 키우거나 하진 않는다.
마지막이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돌이켜보면 그들 덕에 참 많이 웃었다. 점점 서먹해지는 가족간의 관계에서 인표와 토토는 접착제 역할을 해줬다. 우리 가족이 붙어있을 이유를 만들어줬다.

우울과 무기력을 반복하던 20~30대의 내 곁에 그들이 다가오면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오랜만에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2권도 곧 읽어봐야지.

철수 이야기 1

상수탕 지음
돌베개 펴냄

2020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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